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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 골프는 남아공 전성시대…디 오픈 앞두고 몸풀기 시작한 우즈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이하 LIV 골프)로 전향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의 브랜던 그레이스가 56억원을 거머쥐었다. 샬 슈워츨에 이어 2회 연속 남아공 선수의 개인전 우승이다. ◆ LIV 골프 포틀랜드 주인공은 그레이스 그레이스는 LIV 골프 런던 개막전 당시 4지명을 받았다. 아마추어도 2~3지명을 받았던 터라 기대치가 크지 않았다. 그런 그가 개막전에서 개인전 3위, 팀전 우승을 일궜다. 두 번째 대회(LIV 골프 포틀랜드)에서는 개막전 성적을 뛰어넘었다. 3위의 아쉬움을 단박에 우승으로 씻었다. 그레이스는 7월 3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노스플레인스의 펌프킨 리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LIV 골프 포틀랜드 3라운드 결과 65타(7언더파)를 때렸다. 합계 203타(13언더파)로 개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205타(11언더파)로 준우승에 그친 멕시코의 카를로스 오르티스를 두 타 차로 눌렀다. 개인전 우승 상금으로 400만 달러(약 51억9000만원)를 받았다. 헨니 두 플레시, 루이 우스트히즌, 슈워츨과 한 팀이었던 그레이스는 팀전 결과 2위로 37만5000달러(약 4억8000만원)를 벌었다. 개인전과 팀전 상금을 합하면 437만5000달러(약 56억7000만원)다. 그레이스는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에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9승을 거뒀다. 212개 대회에 출전하며 누적한 상금은 1415만 유로(약 191억9000만원)다. 연평균 157만 유로(약 21억2000만원)를 벌어들인 셈이다. 한 대회 우승 상금이 DP 월드 투어 2년 반을 내리뛰며 번 상금과 맞먹는다. 개인전 3위(207타)는 최근 LIV 골프로 전향한 패트릭 리드에게 돌아갔다. 대신 리드는 팀전 우승컵을 받았다. 함께 호흡을 맞춘 테일러 구치, 팻 페레즈, 더스틴 존슨과 75만 달러(약 9억7000만원)씩 나눠 가졌다. 브라이슨 디섐보는 개인전 10위, 브룩스 켑카는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1차전 우승자인 슈워츨은 39위, 필 미컬슨은 42위에 머물렀다. 대회 중 잉글랜드의 폴 케이시가 LIV 골프 전향을 선언했다. 케이시는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26위다. 이로써 OWGR 30위 이내에 위치한 LIV 골프 선수는 존슨, 루이 우스트이즌, 브룩스 켑카, 아브라함 앤서 등 5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그레그 노먼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 최고경영자(CEO)이자 커미셔너는 "OWGR 상위 50위 이내 선수가 또 늘었다. 베드민스터에서 그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IV 골프 베드민스터는 오는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 베드민스터에서 개최된다. ◆ 아일랜드 프로암 대회서 몸풀기 시작하는 타이거 우즈 오는 7월 14일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개막하는 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하기로 한 타이거 우즈는 출전에 앞서 아일랜드 리머릭의 어데어 매너 골프 코스에 도착해 몸을 풀고 있다. JP 맥매너스 프로암 일정 소화를 위해서다. 이는 지난 5월 미국프로골프협회(PGA of America)가 주관하는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 3라운드 기권 이후 한 달 반 만의 등장이다. 정규 투어 대회는 아닌 관계로 복귀라 보기는 어렵다. JP 맥매너스 프로암에서 샷감을 점검하고 디 오픈 챔피언십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우즈 측 관계자는 "우즈가 JP 맥매너스 프로암과 디 오픈 챔피언십에 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2월 차량 전복 사고를 당한 우즈는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깜짝 복귀해 4라운드를 소화했다. 그러나 한 달 뒤에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는 레이스 도중 이탈하고 말았다. 3라운드 기권이다. 우즈는 6월 US 오픈에 출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리 통증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우즈는 사고로 흉진 다리를 공개했다. 다리는 일반인의 다리와는 달랐다. 우즈는 JP 맥매너스 프로암에서 LIV 골프로 전향한 존슨, 디섐보, 켑카를 비롯해 PGA 투어에 잔류한 욘 람, 저스틴 토머스, 로리 매킬로이, 스코티 셰플러, 콜린 모리카와 등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 존 디어 클래식 우승자는 J T 포스턴 '빅 네임'이 빠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에서는 미국의 J T 포스턴이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와이어 투 와이어(전 라운드 1위)로다. 포스턴은 7월 4일 미국 일리노이주 실비스의 TPC 디어런(파71)에서 종료된 PGA 투어 존 디어 클래식 4라운드 결과 69타(2언더파)를 때렸다. 합계 263타(21언더파)로 2위 그룹(266타)을 형성한 아르헨티나의 에밀리아노 그리요 등을 3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포스턴은 이 우승으로 PGA 투어 통산 2승을 쌓았다. 첫 승은 2019년 8월 윈덤 챔피언십이다. 2021년 바바솔 챔피언십에서는 연장 승부 끝에 아일랜드의 시무스 파워에게 무릎을 꿇은 바 있다. ◆ KPGA와 KLPGA 우승컵은 황중곤, 임진희의 손에 7월 3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파71)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선수는 황중곤이다. 사회복무요원 소집해제 7개월 만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아시아드CC 부산오픈에서 우승했다. 나흘 동안 쌓은 타수는 270타(14언더파). 동타를 쌓은 권오상과 연장 승부를 펼쳤다. 3차 연장 끝에 권오상의 버디 퍼트가 홀에 닿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 지었다. 코리안 투어 통산 3번째 우승이다. 마지막 우승은 2017년 KPGA 선수권대회로 5년 만이다. 일본골프투어(JGTO)에서는 4승을 쌓은 바 있다. 황중곤은 우승과 함께 좋은 소식도 전했다. 9월에 태어날 자신의 아이를 가진 여자 친구와 혼인 신고할 예정이라는 것. "사랑한다 잘할게"라고 예비 신부에게 먼저 인사한 황중곤은 "소집해제 후 우승이 간절했다. 생각보다 빨리 우승해 기쁘다. 한 시즌에 두 번 이상 우승한 적이 없어서 올해는 꼭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약 1억6000만원의 우승 상금을 거머쥔 황중곤은 하반기 JGTO 대회 출전과 PGA 투어 2부 격인 콘 페리 투어 퀄리파잉 스쿨 지원을 계획했다. 같은 날 강원 평창군 버치힐 골프클럽(파72)에서는 KLPGA 투어 맥콜·모나파크오픈 3라운드가 진행됐다. 대회 결과 임진희가 합계 205타(11언더파)로 우승했다. 19세 신인 윤이나를 두 타 차로 눌렀다. 1년 1개월 만에 하늘 높이 들어 올린 통산 두 번째 KLPGA 투어 우승컵이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 임진희는 "지난해 첫 승 때는 준비가 안 돼 있었지만, 이번 우승은 하나하나 쌓아 올린 느낌이다. 자신감도 함께 올라갈 것 같다. 목표인 상금 7억원과 시즌 2승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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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진행 중인 KPGA, 강원서 시작하는 KLPGA
본격적인 장마 시즌이지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멈출 줄 모른다. 이번 주 부산 기장군과 강원 평창군 용평면에서 대회가 개최된다. ◆ 4월 개막한 KPGA, 벌써 10번째 대회 코리안 투어는 지난 4월 제17회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으로 개막했다. 선수들은 시작부터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예년보다 대회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최다 대회 수인 22개를 꽉 채웠다. '어린이날' 개막해 '어버이날' 폐막한 제41회 GS칼텍스 매경오픈부터 7월 1일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드CC 부산오픈까지 9주 연속 대회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9개 대회에서는 단 한 명의 다승자가 나왔다. 제41회 GS칼텍스 매경오픈과 SK텔레콤 오픈 2022를 석권한 김비오다. 다른 선수들(박상현, 장희민, 박은신, 양지호, 신상훈, 이준석, 김민규)은 1승씩을 거뒀다. 1승을 한 선수 중에서는 생애 첫 승 선수가 대다수다. 장희민으로 시작해 박은신, 양지호, 신상훈, 김민규가 실타래처럼 꼬였던 무관의 한을 풀었다. ◆ 시작한 아시아드CC 부산오픈 아시아드CC 부산오픈은 신생 대회다. 아시아드CC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서 조성된 골프장이다. 올해로 개장 20주년을 맞았다. 최근까지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와 계약하면서 인터내셔널 부산으로 불렸다. 지난해 10월에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개최하기도 했다. 올해부터는 계약 기간 만료로 종전에 사용하던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을 다시 사용한다. 6월 30일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 밸리·레이크 코스(파71)에서 열린 아시아드CC 부산오픈(총상금 8억원) 1라운드 결과 박성국, 김태훈, 이태희가 67타(4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박성국과 이태희는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김태훈은 이글 1개와 버디 5개와 보기 3개를 스코어 카드(기록표)에 적었다. ◆ 출전 선수들 '말·말·말' 박성국은 2018년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우승 이후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서는 티샷 실수로 양지호에게 두 번째 우승을 헌납하고 말았다. 그런 박성국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약 4년 만에 쌓는 통산 2승이다. 2020년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을 휩쓸었던 김태훈은 2020년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약 2년 동안 우승컵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 우승 시 투어 통산 5승을 기록하게 된다. 경기 종료 후 김태훈은 "바람이 강하게 불고 더워 초반에 고전을 좀 했다. 운 좋게 14번 홀에서 샷 이글을 한 뒤 좋은 흐름을 타 이후에 버디 2개를 더 기록했다. 정신 차려보니 4타를 줄였다.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태훈은 "올해 초반에는 힘들었다. 티샷이 흔들렸다. 시즌 초 유난히 티샷이 잘 안됐다. 최근 몇 년을 통틀어 최악이었다. 오랜만에 아버지와 스윙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그런지 다시 안정세로 돌아왔다. 성적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흐름은 괜찮은 편이다. 티샷을 잘 컨트롤하고 있는 것만큼 반등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태희도 우승 시 투어 통산 5승이다. 이태희는 2015년 넵스 헤리티지에서 생애 첫 승을 기록했다. 두 번째 우승은 2018년 제네시스 챔피언십이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제38회와 제39회 GS칼텍스 매경오픈을 연달아 제패했다. 하지만, 이후 2년 동안 우승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라운드 종료 후 이태희는 "바람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전반에 스코어를 잃지 않았던 것이 후반에 타수를 줄일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버디 기회를 잘 살렸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태희는 "말레이시아 캐디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나이는 30세인데 캐디 경력이 15년이다. 아시안 투어에서 처음 만났다. 정말 잘한다. 눈치도 빠르다"며 "2라운드는 날씨가 변수다. 실수 없이 잘 플레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민규는 지난주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에서 조민규를 누르고 국내 대회 첫 승을 기록했다. 우승 상금 4억5000만원, 코리안 투어 5년, 아시안 투어 카드 2년, 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 출전 등을 거머쥐었다. 우승 당시 김민규는 "아직도 우승한 것이 꿈만 같다"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이번 대회 첫날 버디 3개, 보기 2개를 엮어 70타(1언더파) 공동 13위에 위치했다. 이제는 꿈에서 깬 모습이다. 김민규는 "초반에 샷이 좀 흔들렸다. 퍼트는 괜찮았다. 전반은 어려웠지만, 후반에 샷이 안정세를 찾았다. 코스는 바람이 강했고 까다로웠다. 고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규는 "(우승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잘하고 싶은 것은 항상 똑같다. 또 우승하고 싶을 뿐이다. 1차 목표는 컷 통과다. 통과한다면 우승을 목표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 2라운드로 이어지는 아시아드CC 부산오픈 2라운드도 선수들은 오전 6시 50분부터 오후 1시 20분까지 출발한다. 라운드 종료 예상 시간은 오후 6시 30분이다. 선두로 나선 김태훈은 장희민, 문경준과 함께 오전 8시 인 코스(10번 홀) 방향으로 출발한다. 방송 조로 편성된 김민규, 김비오, 이준석은 10분 뒤인 오전 8시 10분 같은 방향으로 티샷을 한다. 이태희는 오전 8시 40분 강경남, 한승수와, 박성국은 정오에 김영수, 주흥철과 2라운드를 출발한다. ◆ 용평에서 시작하는 KLPGA 나흘 일정인 코리안 투어 대회와는 다르게 이번 주 KLPGA 투어 대회(맥콜·모나파크 오픈 with SBS Golf)는 7월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강원 평창군 버치힐 컨트리클럽(파72)에서 펼쳐진다. 총상금은 아시아드CC 부산오픈과 마찬가지인 8억원이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이다. 올해는 132명이 출사표를 냈다. 이 대회는 2라운드 성적을 기반으로 커트라인(합격선)을 설정한다. 주요 참가 선수로는 디펜딩 챔피언 김해림, 2016년 우승자 이소영, 2018년 우승자 박채윤, 장수연, 박지영, 유해란, 조아연, 성유진, 장하나 등이 있다. 지난주 시즌 3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린 박민지는 이번 주 휴식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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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열전] 골프 선수와 희로애락 나누는 캐디들
6월 27일(한국시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 4라운드 18번 홀. 구름 갤러리가 전인지를 둘러쌌다. 전인지는 캐디(딘 허든)에게 건네받은 드라이버를 쥐고 페어웨이를 바라봤다. 힘껏 스윙을 했다. 날아간 공은 벙커를 피하며 좋은 라이에 멈췄다. 두 번째 샷 상황. 전인지의 공이 그린 둔덕을 맞고 해저드 쪽으로 굴러 내려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공은 그린 에지에서 멈췄다. 퍼팅을 시도할 수 있는 거리. 버디 퍼트가 아쉽게 홀을 외면했다. 갤러리는 멈추라며 소리 질렀다. 파 퍼트, 굴러간 공이 홀에 들어갔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우승이다. 3년 8개월 만의 우승이자, 3번째 메이저 우승을 기록하는 순간이다. 전인지는 허든을 찾았다.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허든의 품에 안겼다. 허든은 아빠 미소로 전인지를 축하했다. 허든은 30년 동안 선수들과 58승을 합작한 캐디다. 한국 선수들과는 14년 동안 32승을 달성했다. 32승 중 25승은 신지애와 함께다. 허든은 신지애와 2008년 여자 오픈 우승을 합작하기도 했다. 이후 서희경, 김효주, 고진영, 유소연 등의 백을 멨다. 한국을 사랑하게 된 58세 호주인 허든은 사실 지난해까지 인천에서 와인 바를 운영했다. "캐디를 그만하고 싶다"면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가 어려워지자, 직원을 정리하고 혼자 가게를 운영해야 했다. 당시 허든은 "내가 지금 정말 바빠서 조금 이따가 연락할 게 미안해"라는 말을 입에 붙이고 살았다. 가게를 정리할 계획을 세웠다. 장사도 안되고 다시 선수의 백을 메고 싶었기 때문이다. 김주형, 장하나 등과도 연락을 했지만, 가게가 정리되지 않아 선뜻 선택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전인지의 백을 메게 됐다. 허든은 지난해 10월 부산 기장군의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전인지와 호흡을 맞췄다. 당시에도 이번 대회처럼 퍼팅감이 좋았다. 두 사람은 물 흐르듯 코스를 공략했다. 허든은 전인지를 위해 필요할 때는 조언을, 조용해야 할 때는 침묵을 지켰다. 이번 대회 우승 직후 전인지는 "허든이 날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다. 코스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고 말했다. 허든은 선수에게 영향을 줄까 입을 무겁게 했다. 대회 출전을 위해 투숙한 호텔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졌지만, 의연하게 행동했다. "호텔엔 두 대의 경찰차가 있었다. 그만큼 안전한 곳이었다." 그런 허든이 의외의 이야기를 꺼냈다. 아주경제신문사와의 통화에서 "기분이 좋지 않다.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표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전인지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17억5000만원을 획득했다. 우승을 도운 허든에게는 1억7500만원을 준다. 이처럼 선수와 캐디는 희로애락을 함께한다. 함께 웃고, 울고, 큰돈을 벌기도, 벌지 못하기도 한다. 희로애락을 함께 했어도 마음이나 성격이 맞지 않으면 헤어지기도 한다. 전인지와 허든은 삐걱거리는 상태지만, 오랫동안 흔들림 없는 캐디도 있다. ◆ 짐 퓨릭과 22년 동고동락한 '플러프' 짐 퓨릭은 1999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플러프'라 불리는 캐디 마이크 코완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코완은 타이거 우즈의 백을 멘 캐디로 유명했다. 퓨릭과 코완은 2003년 US오픈에서 우승했다. 그렇게 1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함께 호흡을 맞춘 지는 22년째. 퓨릭은 코완과 함께 US 시니어 오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메이저와 시니어 메이저를 모두 석권한 셈이다. 우승 직후 퓨릭은 코완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코완은 나의 백을 22년 동안 멨다. 참 많은 것을 함께 공유했다. 그는 올해로 73세다. 이 언덕들을 함께 넘었다. 그는 괴물이다." PGA 투어 챔피언스는 퓨릭의 인터뷰를 인용해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과 글을 게재했다. 글 마지막에는 이러한 글귀가 적혀 있었다. '코완과 함께 우승한 짐 퓨릭.' ◆ 전설을 만든 10세 캐디 1913년 US 오픈에 20세 선수와 10세 캐디가 출전했다. 사람들은 다들 비웃었다. 선수도 캐디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웃음은 줄고, 응원의 목소리가 커졌다. 주인공은 바로 위대한 아마추어 프란시스 위멧과 캐디 에디 로리다. 두 사람은 당시 전성기를 누리고 있던 40세의 해리 바든을 누르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0세 캐디는 영화와 실제에서 모두 주목받았다. 곤경에 빠진 위멧을 보고 나이에 걸맞지 않은 조언을 했다.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한 번에 하나씩만 하면 돼. 읽고, 굴리고, 넣는 거야." 이후 로리는 위멧의 우승을 이끌었던 정신을 바탕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동차 사업을 시작했다. '조언가'는 탁월한 '사업가'이기도 했다. 순식간에 백만장자로 거듭났다. 위멧과는 1984년 사망할 때까지 친구 관계를 이어갔다. 영국 출신 엔터테이너이자, 골프를 사랑했던 아마추어인 봅 호프와도 친분을 맺고 브리티시 아마추어 골프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백만장자는 아마추어 선수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64년 US 오픈 우승자 켄 벤추리, 디 오픈 챔피언십 우승자 토니 레마, 1955·1956년 US 아마추어 우승자 하비 워드 등이 지원을 받았다. ◆ 30년 만에 메이저 우승 일군 빌리 포스터 빌리 포스터는 골프계에서 유명한 캐디다. 스티브 윌리엄스, 조 라카바, 브루스 에드워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허든처럼 경력은 30년 이상이다. 그런 그에게는 콤플렉스가 있었다. 바로 메이저 우승을 돕지 못했다는 것. 세베 바예스테로스, 토마스 비욘, 리 웨스트우드 같은 걸출한 선수들의 백을 멨지만, 단 한 번도 메이저 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그 사이 라이더컵(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 대항전)에 9회나 출전했다. 그런 그가 지난 6월 20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의 더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제122회 US 오픈(총상금 1750만 달러)에서 매슈 피츠패트릭과 함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선수도 캐디도 모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다. 포스터는 우승이 확정된 순간 고개를 떨구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 그를 토닥인 것은 우승자인 피츠패트릭이다. 서로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포스터는 우승 직후 18번 홀 깃대에 걸린 깃발에 입을 맞췄다. 생애 첫 메이저 우승 깃발에 대한 경의다. 포스터도 포스터지만, 피츠패트릭에게도 의미가 깊은 우승이었다. 피츠패트릭은 2013년 이 대회장에서 US 아마추어 우승컵을 들었다. 9년 만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US 오픈을 우승했다. 두 대회를 모두 우승한 몇 안 되는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피츠패트릭은 우승 소감에서 포스터를 빼놓지 않았다. "18번 홀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들어갔다. 최근 페어웨이 벙커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캐디의 도움으로 좋은 샷을 할 수 있었고, 우승으로 이어졌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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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 맺은 PGA·DP 월드 투어, 벌금 내고 돌아오는 선수들
PGA 투어와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하 LIV 골프) 포틀랜드를 앞두고 동맹을 맺었다. ◆ PGA 투어 손 들어준 DP 월드 투어 LIV 골프 런던 개막전 당시만 해도 DP 월드 투어가 LIV 골프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대회장인 센추리온 클럽이 DP 월드 투어 본사와 40분 거리에 위치해 있었으며, 키스 페리 DP 월드 투어 최고경영자(CEO)가 그레그 노먼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 CEO를 만났다는 뜬소문이 돌면서다. 그러나, DP 월드 투어는 최근 허락 없이 LIV 골프에 출전한 소속 선수에 대한 징계를 내렸다.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5000만원)와 PGA 투어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3개 대회(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바바솔 챔피언십, 바라쿠다 챔피언십) 출전 금지 조치다. DP 월드 투어가 LIV 골프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예상을 180도 뒤집은 결과였다. 이어 6월 29일(한국시간)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내용은 2020년 11월 맺은 전략적 제휴 관계의 확장이다. 계약 기간도 13년으로 늘렸다. 확고한 동맹인 셈이다. LIV 골프의 제안처럼 하위 투어 개념이 아닌 PGA 투어가 DP 월드 투어를 돕는 구조다. 상금 규모를 키우고, 글로벌 후원사를 더 소개하고, 서로 왕래할 수 있는 길을 만든다. 이러한 구조라면 DP 월드 투어가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PGA 투어가 보유한 유러피언 투어 프로덕션의 지분을 15%에서 40%로 늘린다. 투어 일정도 DP 월드 투어와 발맞춘다. PGA 투어 진출도 공식화된다. 2023년부터는 DP 월드 투어 시즌 종료 결과 상위 10위는 PGA 투어 출전권을 얻는다. 선샤인 투어와 ISPA 한다 호주 PGA 투어는 DP 월드 투어로 향하고, DP 월드 투어는 PGA 투어로 향하는 구조다. PGA 투어는 최근 시즌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8개 대회의 총상금을 2000만 달러 이상으로 올리고, 국제 대회 3개를 증설한다고 발표했다. DP 월드 투어 선수들도 신설되는 3개의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키스 페리 DP 월드 투어 CEO는 "PGA 투어와 협력 관계를 맺었다. 대서양을 양분하는 두 투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이다. 이번 변화는 지난 몇 년 동안 추진해온 변화의 연장선상이다. 이는 DP 월드 투어 소속 선수와 PGA 투어, 골프 팬과 골프 경기를 위한 옳은 변화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이번 전략적 제휴는 양측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강력한 협상이다. 이러한 내용을 발표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우리는 전 세계 골프 팬에게 가장 재밌고, 매력적인 골프 대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 벌금 내고 돌아가는 DP 월드 투어 선수들 LIV 골프 런던 개막전과 LIV 골프 포틀랜드의 출전 명단이 변경됐다. 다수의 PGA 투어 선수들이 사우디 석유 자본을 배경으로 하는 LIV 골프와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48명에 포함되지 못한 선수는 버림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태국의 TK 같은 아마추어들은 앞으로도 LIV 골프에 출전했다는 꼬리표가 붙어 다닐 것으로 보인다. DP 월드 투어를 주 무대로 뛰는 파블로 라라자발과 올리버 베커도 마찬가지다. 두 선수는 DP 월드 투어를 무시하고 LIV 골프 런던 개막전을 뛰었다. 베커는 DP 월드 투어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런 그가 LIV 골프 런던 개막전에서 7위에 오르며 67만5000 달러를 획득했다. 라라자발은 DP 월드 투어에서 7승을 거둔 선수다. 그는 LIV 골프 런던 개막전 13위로 36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이는 올해 초 스페인에서 열린 ISPS 한다 챔피언십과 마이골프라이프 오픈 우승 상금(33만3330 달러, 25만 달러)을 웃돈다. 두 선수 모두 LIV 골프에서 오랫동안 뛰길 고대했겠지만, 노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DP 월드 투어가 평생 출전 금지 징계를 내렸다면 LIV 골프와 한 배를 탄 아시안 투어에서 뛰는 방법밖에 없었다. ◆ 계약금 받고 간 선수들은 파티, 나머지는 지옥 계약금을 받고 간 선수들에게는 LIV 골프가 파티나 다름없다. 지금 당장 골프를 그만둬도 이미 거머쥔 큰돈으로 남은 여생을 편하게 살면 되기 때문이다. 명예는 이미 뒷전이다. 여기에 포함된 선수는 아브라함 앤서, 브라이슨 디섐보, 세르히오 가르시아, 테일러 구치, 더스틴 존슨, 브랜던 그레이스, 마틴 카이머, 브룩스 켑카, 체이스 켑카, 그레이엄 맥도월, 필 미컬슨, 케빈 나, 루이 우스트이즌, 팻 페레즈, 이언 폴터, 패트릭 리드, 찰 슈워젤, 리 웨스트우드, 매슈 울프다. 19명을 제외한 나머지 29명은 언제든 명단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의 동맹 이후 처벌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소속 선수가 아닌, 2부 투어(콘 페리 투어 혹은 챌린지 투어)로 진입하려던 젊은 선수에 대한 징계가 따를 경우 큰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 OWGR에 이어 고민 시작한 WGC LIV 골프는 최근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반영을 위해 참가 신청을 넣었다. 한 배를 탄 아시안 투어의 손으로다. LIV 골프 참가는 OWGR 이사 8명(피터 도슨 OWGR 회장,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 키스 페리 DP 월드 투어 CEO, 마이크 완 USGA CEO, 마틴 슬럼버스 R&A CEO, 세스 와 PGA of America CEO, 윌 존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이사, 키스 월터스 DP 월드 투어 COO)이 결정한다.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가 손을 잡은 상황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아군인 아시안 투어도 이사진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디섐보는 LIV 골프 포틀랜드를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타이거 우즈가 호스트인 대회를 건드렸다. "(타이거 우즈가 호스트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 같은 대회도 OWGR에 반영되는데 왜 LIV 골프가 반영이 안 되는지 모르겠다. 아시안 투어에서라도 세계 순위를 쌓겠다." 이러한 일이 계속되자, 월드골프챔피언십(WGC)도 고민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WGC에는 6대 투어가 포함돼 있다. PGA 투어, DP 월드 투어, 아시안 투어, 일본골프투어, 선샤인 투어, 오스트랄라시아 PGA 투어다. WGC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WGC에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향후 WGC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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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미래다" 젊은 피 수혈 중인 LIV 골프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 석유 자본을 배경으로 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이하 LIV 골프)이 젊은 선수 영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이목 집중된 런던 개막전 LIV 골프의 개막전은 영국 런던 근교의 센추리온 클럽에서 6월 10일(한국시간)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진행됐다. LIV 골프를 주최·주관하는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의 최고경영자(CEO)이자 '백상아리'라는 별명을 가진 전직 프로골퍼 그레그 노먼은 메이저 2승(디 오픈 챔피언십)을 거둔 영국을 '기회의 땅'으로 선택했다. 호주 선수인 노먼은 매번 미국 선수들에게 무릎을 꿇었지만, 영국에서는 우승 등으로 환대받았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는 소속 선수의 LIV 골프 출전 징계를 예고했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LIV 골프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으로 큰 돈을 받았다. 더스틴 존슨의 경우 타이거 우즈가 82승을 거두는 동안 모은 상금 총액을 웃돌았다. 첫 대회에 출전한 PGA·DP 월드 투어 유명 선수는 존슨, 필 미컬슨, 케빈 나, 이언 폴터, 리 웨스트우드, 루이 우스트이즌, 찰 슈워젤, 세르히오 가르시아, 그레이엄 맥도월 등이다. 개막전 결과 개인전과 팀전을 휩쓴 슈워젤이 61억원을 거머쥐었다. 이 모습을 본 브룩스 켑카, 브라이슨 디섐보, 팻 페레즈, 아브라함 앤서, 패트릭 리드에 이어 매슈 울프가 LIV 골프 전향을 선언했다. 이제 남자골프 세계 순위 상위 50위 중 8명이 LIV 골프에 소속됐다. 최고 순위는 더스틴 존슨으로 17위(6월 28일 기준)다. ◆ "이제는 미래다"···젊은 피로 눈 돌리는 LIV 골프 6월 28일 LIV 골프는 선수 영입을 발표했다. 앞서 언급한 울프, 카를로스 오르티즈 등이다. 최근 발표와 다른 점은 젊은 피라는 것이다. 시니어에 돈 벌러 가기 좋은 곳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울프는 올해 23세다. 울프와 함께 영입된 유제니오 차카라는 올해 22세다. 두 선수 모두 20대 초반이다. 학연도 연결돼 있다. 울프와 차카라 모두 오클라호마 주립대학교 출신이다. 울프는 올 아메리칸에 전미대학체육협회(NCAA) 디비전 1 개인 챔피언십 우승 기록이 있다. 프로로 전향한 것은 지난 2019년으로 한 달 만에 PGA 투어 첫 승(3M 오픈)을 거뒀다. 울프는 최근 우울증 증세가 있다고 고백했다. 젊은 나이에 명예보다는 돈을 선택했다. 아마추어 세계 순위 2위인 차카라는 두 차례 올 아메리칸을 수상했다. NCAA 최고의 대학 골퍼로 벤 호건 어워드와 하스킨스 어워드를 휩쓴 인재다. 이에 대해 노먼 CEO는 "LIV 골프는 젊은 재능으로 성장하고 있다. 울프와 차카라는 어린 나이에 인상적인 성공을 거두며 골프에서 가장 유망한 두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LIV 골프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경쟁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주 미국 오리건주 노스 릿지에서 열리는 LIV 골프 포틀랜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미국에서 처음 열리는 LIV 골프, 시작부터 '삐꺽' LIV 골프는 영국 이어 미국에 깃발을 꽂게 됐다. 골프 양강 구도에 대한 선전포고다. LIV 골프의 두 번째 대회인 LIV 골프 포틀랜드가 7월 1일부터 7월 3일까지 사흘간 미국 오리건주 노스 릿지의 펌프킨 릿지 골프클럽(파70)에서 개최된다. 대회 방식은 개막전과 동일하다. 총 48명 출전에 3인 1팀이다. 커트라인(합격선)은 없고, 샷건(각 홀 출발)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흘(54홀) 결과 개인전 우승자와 팀전 우승팀을 가린다. LIV 골프는 6월 28일 일부 출전 명단을 공개했다. 앤서, 리차드 블랜드, 차카라, 디섐보, 가르시아, 존슨, 켑카, 미컬슨, 케빈 나, 우스트이즌, 페레즈, 리드, 웨스트우드, 슈워젤, 울프 등이다. 그러나, LIV 골프가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것이 있다. 2016년 포틀랜드에서 벌어진 살해 사건이다. 사우디 국적을 가진 압둘라만 사미르 누라가 15세인 팰런 스마트를 살해했다. 문제는 피의자인 누라가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을 통해 달아났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누라가 추적 장치를 제거하고 위조 여권을 통해 전용기에 탑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론 와이든 상원 의원은 "(미국) 오리건주는 아직도 사건을 잊지 않고 있다. 사우디인에게 살해당한 15세 피해자는 우리 집 근처에서 살았다"며 "이는 명백한 스포츠 워싱(세탁)이다. 스포츠 대회 개최를 통해 이러한 문제를 은폐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대회장 주위 10개 시의 시장들도 "인권 침해가 명백한 사우디 정부의 후원을 받는 행사다. 독재자가 후원하는 행사의 개최를 반대한다. 사우디가 배후에 있는 조직이 개최하도록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 신입 전면에 내세운 LIV 골프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LIV 골프는 축제를 이어간다. 6월 29일 오전 10시에는 앤서, 디섐보, 울프가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세 선수 모두 이번이 첫 대회다. 정오 기자회견도 마찬가지다. 켑카, 페레즈, 리드가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다. 6월 30일은 각 팀 주장들의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가르시아, 카이머, 웨스트우드가 각각 파이어볼스, 크릭스, 마제스틱스 팀을 대표해 기자회견장에 착석한다. LIV 골프는 공격적이지만, 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는 말을 아끼고 있다. 최근 DP 월드 투어는 LIV 골프에 출전한 선수들에 대한 중징계를 내렸다.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5000만원)와 PGA 투어와 공동으로 주관하는 3개 대회(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바바솔 챔피언십, 배러쿠다 챔피언십) 출전 금지다. DP 월드 투어 키스 페리 CEO는 "LIV 골프는 DP 월드 투어를 무시했다. 골프 생태계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LIV 골프) 출전자들은 투어를 훼손했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했다. 대다수 회원에게 공정하지 않다. 지속해서 출전할 경우 다른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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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 한국 메이저 무관 18개월 한 풀었다
전인지가 18개월 만에 한국 메이저 무관의 설움을 씻었다. ◆ 첫날부터 64타, 3번째 메이저 우승으로 향한 전인지 여자 5대 메이저 중 하나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900만 달러) 4라운드가 6월 26일(한국시간)부터 6월 27일까지 진행됐다. 올해 28세인 전인지는 이 대회 전까지 LPGA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했다. 첫 번째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은 모두 메이저 대회였다. 첫 승은 2015년 7월 US 위민스 오픈에서 거머쥐었다. 당시 양희영을 1타 차로 제치고 272타(8언더파)로 생애 첫 우승컵을 메이저로 장식했다. 두 번째 우승은 2016년 9월 에비앙 챔피언십이다. 당시 전인지는 유소연과 박성현을 4타 차로 누르고 우승했다. 합계는 263타(21언더파). 5대 메이저 대회 중 2개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까지 남은 대회는 이제 3개(세브런 챔피언십,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AIG 위민스 오픈). 그러나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공동 7위부터 커트라인(합격선) 탈락까지 다양했다. 3번째 우승은 2018년 10월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추가했다. 국내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그런 전인지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향해 한 발 내디뎠다. 전인지는 이번 대회(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첫날부터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 홀(1번 홀) 보기가 유일한 오점이었다. 이후 2~4번 홀 3홀 연속 버디에 이어 7번 홀 버디를 추가했다. 전반 9홀 3타를 줄인 전인지는 11번 홀 버디에 이어 15~18번 홀 거푸 버디를 낚았다. 1라운드 결과 64타(8언더파)로 독주를 시작했다. 후발 주자는 태국의 포나농 파트넘과 최혜진으로 69타(3언더파)다. 전인지와는 5타 차였다. 메이저 대회에서의 5타 차는 일반 대회보다 큰 격차다. 전인지는 첫날 대회 종료 후 "골프는 과정이 중요한 스포츠다. 지난 몇 주 동안 성적이 내 생각만큼 따라와 주지 않았다. 심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부담감을 느꼈다. 과정에 집중해보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다. 골프에 대한 의욕이 살아나고 있다. 좋은 성적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보답해드리고 싶다. 남은 사흘 동안 최대한 많은 버디와 보기 없는 라운드를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5타 뒤에서 전인지를 쫓는 최혜진은 "보기 없는 좋은 플레이를 했다. 그 와중에 전반에만 버디 3개 한 게 오늘 전부인 것 같은 느낌이다. 첫 버디 당시에도 샷이 잘 됐다. 어려운 파 세이브 이후에 버디를 낚을 수 있었다"며 "처음이라 기대된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 남은 라운드도 즐겁게 경기하겠다"고 이야기했다. ◆ 흔들림 없었던 2라운드, 흔들렸던 3라운드 전인지는 2라운드에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버디 5개(2·4·5·10·18번 홀)와 보기 2개(7·8번 홀)를 스코어 카드(기록표)에 적었다. 전날 64타에 이어 이날 69타(3언더파)를 기록했다. 이틀 합계 11언더파다. 전날은 5타 차였지만, 이날은 6타 차로 한 타를 더 벌렸다. 전날 2위 그룹(최혜진, 파트넘)은 상위권에서 밀려났다. 그 자리를 차지한 선수는 뉴질랜드의 리디아 고와 미국의 제니퍼 쿱초다. 두 선수는 2라운드에서만 각각 5타와 4타를 줄였다. 2라운드 종료 후 전인지는 "18번 홀 버디로 하루를 마칠 수 있었다. 행복했다. 출발하기 전에 부담감이 있었다. 1라운드에서 너무 잘 쳤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5타 차인데 어떻게 했냐고 이야기했다. 좋은 위치에 있으므로 모든 사람의 기대가 굉장히 높았다. 그래서 집중하기 어려웠다. 어쨌든 그런 것도 내 인생의 한 과정이라고 믿는다. 큰 그림을 보고 싶다. 남은 이틀도 즐기겠다"고 말했다. 전인지가 이야기한 큰 그림은 자신의 골프 인생 중 평범한 한 주일뿐이라는 뜻이다. 평범했던 한 주의 3라운드는 평범하지 않았다. 전반 9홀은 버디 1개(2번 홀), 보기 2개(1·7번 홀)로 한 타를 잃었다. 11번 홀 보기, 12번 홀 버디, 14번 홀 버디, 15번 홀 보기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았다. 문제는 16번 홀. 파5 홀에서 7번째 만에 홀에 공을 밀어 넣었다. 더블 보기. 결국 전인지는 75타(3오버파)를 기록했다. 합계 208타(8언더파)로 내려오는 순간. 전인지를 쫓던 선수들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첫날 2위였던 최혜진이 두 타를 줄이며 제자리로 돌아왔다. 211타(5언더파)로다. 최혜진은 3라운드에서 1타를 줄인 김세영과 2타를 줄인 렉시 톰프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인지와는 3타 차다. 1라운드 5타 차, 2라운드 6타 차가 3라운드 3타 차까지 좁혀졌다. 전인지의 인터뷰는 짧았다. "기복이 있어서 힘들었다. 하지만 지나간 일이다. 오늘 있었던 일을 잊고 좋은 느낌만으로 4라운드를 준비해보고 싶다"며 "첫날 좋은 성적을 냈다. 자꾸 비교하면 부담감이 커진다. 4라운드는 철저하게 코스와 나의 게임을 펼쳐보고 싶다. 내 모든 집중력을 발휘해서 내가 하고자 하는 게임을 하겠다." 추격하는 최혜진은 만족하는 눈치다. "안전한 방향으로 하려고 했던 게 마무리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더워서 힘들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만족스러운 하루가 된 것 같다. (전인지) 언니가 잘 챙겨준다. 연습 라운드도 최근 같이했다. 잘 지내고 있다. 언니는 정확한 공략을 한다. 남은 라운드도 굉장히 잘하고 있다. 4라운드도 언니와 함께라면 즐거운 라운드가 될 것 같다. 누구와 같이 치더라도 즐겁게 경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 ◆ 엎치락뒤치락 4라운드···흔들림 버틴 전인지 이날(6월 28일) 종료된 4라운드는 시작부터 엎치락뒤치락했다. 모든 선수는 아웃 코스(1번 홀)로 출발했다. 선두인 전인지는 2번 홀 보기를 범했다. 7언더파로 한 타 더 내려왔다. 그 모습을 본 김세영과 톰프슨이 각각 3번 홀과 1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1타 차로 다가섰다. 최혜진은 1번 홀과 2번 홀 파로 잠시 쉬어갔다. 전인지는 이후 4·6·9번 홀에서 보기를 추가했다. 순식간에 4언더파까지 내려왔다. 톰프슨이 1위에 올랐다. 전인지는 전반 9홀을 마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전인지는 11번 홀 버디로 힘을 내기 시작했다. 12번 홀 보기를 범했지만, 16번 홀 버디를 더했다. 기세가 등등했던 톰프슨은 11번 홀 버디, 12번 홀 보기, 14번 홀 보기, 15번 홀 버디에 이어 16·17번 홀 거푸 보기를 적었다. 전인지는 5언더파, 톰프슨은 4언더파로 내려가는 순간이다. ◆ 3년 8개월 만에 날아오른 '덤보'···한국 낭자 메이저 우승은 1년 6개월 만에 전인지는 마지막 퍼트를 앞두고 차분하게 라인을 읽었다. 부드러운 퍼트. 홀에 들어간 공을 집어 들고 자신의 캐디(딘 허든)와 포옹했다. 김세영과 최혜진의 물세례도 받았다. 4라운드 결과 75타(3오버파), 합계 283타(5언더파) 우승이다. 4라운드도 흔들렸지만, 끝까지 버텼다. 284타(4언더파)로 2위 그룹을 형성한 호주 동포 이민지와 톰프슨을 1타 차로 눌렀다. 전인지의 별명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 '덤보'다. 큰 귀를 펄럭이며 하늘을 나는 새끼 코끼리다. 덤보가 3년 8개월 만에 날아올랐다. LPGA 투어 통산 4승이다. 메이저 대회 우승은 3번째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위해서는 이제 두 개의 메이저가 남았다. 2020년 12월 김아림의 US 위민스 오픈 우승 이후 1년 6개월 만의 우승이다. 한국 낭자 메이저 한을 풀게 됐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이 두 배 늘었다. 450만 달러에서 900만 달러로 증액됐다. 우승 상금 역시 마찬가지다. 전인지는 135만 달러(우승 상금·약 17억5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직후 전인지는 "이 우승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3년 8개월 만의 우승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위는 285타(3언더파)를 때린 태국의 아타야 티띠꾼이다. 김효주, 최혜진, 김세영은 287타(1언더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 선수는 각각 27만4165달러를 나눠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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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주인공은 김민규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총상금 13억5000만원) 4라운드가 6월 26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렸다. 이날 날씨는 지난 사흘과 달랐다. 해가 구름 뒤로 숨으며 선선했다. ◆ 4억5000만원으로 향하는 선수들, 따르는 구름 갤러리 2라운드 결과 3·4라운드 진출자는 68명이다. 4라운드 역시 3인 1조 원 웨이 방식이다. 조별 간격은 11분이다. 첫 조(정태양, 주흥철)는 오전 7시, 챔피언 조(조민규, 옥태훈, 사릿 수완나룻)는 오전 11시 17분 1번 홀 티잉 구역에서 티샷을 했다. 선수들은 우승 상금 4억5000만원이 걸린 18번 홀로 향했다. 구름 갤러리가 선수들을 쫓았다. 챔피언 조에 포함된 조민규와 옥태훈은 전날 밤 "하던 대로 하면 우승이 따라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 선수를 상대하게 된 수완나룻은 전날 12번 홀에서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티샷한 공에 한 마샬이 맞았다. 공은 그린 근처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 수완나룻은 "공이 마샬을 맞고 그린 근처에 떨어졌다. 덕분에 칩 인 이글에 성공했다. 마샬 덕분이다. 미안함에 사인한 공과 장갑을 선물했다"고 말했다. ◆ 어린 갤러리는 허밍 스쿨에 대회 조직위원회는 어린 갤러리를 대상으로 허밍 스쿨을 진행했다. 허밍 스쿨은 코오롱 스포렉스가 2014년부터 시작한 재능(체육 교육) 기부 프로그램이다. 5~6명의 아이가 한 조를 이뤘다. 강사의 지도하에 원목 탑 쌓기, 슬로프를 연결하며 공 옮기기 등을 진행했다. 부모는 선수를 따라 갤러리를, 아이들은 허밍 스쿨에서 노는 구조다. 6월 24일은 천안 지역 초등학생을 초청했다. 허밍 스쿨에 참가한 김지유(천안서당초) 학생은 "다 같이 하니까 실수해도 재밌다. 친구들과 함께 그물을 잡고 원목을 옮기는 게 가장 재밌었다. 대회장에 와보니 신기했다"고 말했다. 6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간은 방문하는 모든 어린이 갤러리를 대상으로 했다. 황동희 코오롱 스포렉스 대리는 "아이들이 대회장에 오면 지루해할 수 있다. 허밍 스쿨을 통해 협동심과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다. 골프에 관한 관심은 덤"이라고 설명했다. ◆ 3라운드보다 나아진 깃대 위치, 여전히 어려운 9번 홀과 16번 홀 깃대 위치는 전날보다 까다롭지 않았다. 좌와 우에서 최대 7야드인데 7야드(이상 6.4m)인 홀이 5개다. 최저는 4야드(3.6m)로 6개 홀로 설정됐다. 깊이는 대체로 중앙 아니면 뒤쪽이다. 파4 홀인 9번 홀과 파3 홀인 16번 홀은 지난 사흘과 마찬가지로 어려웠다. 9번 홀은 전날 단 4개의 버디가 나왔다. 파는 32개, 보기는 27개, 더블 보기 3개, 트리플 보기 2개다. 16번 홀은 버디 5개, 파 40개, 보기 21개, 더블 보기 2개였다. 이날 우승을 위해서도 반드시 넘어야 하는 난관이었다. ◆ 요동치는 4라운드 순위표 전반 9홀 챔피언 조로 출발한 세 선수(옥태훈, 조민규 수완나룻) 중에서는 옥태훈이 지키는 플레이에 성공했다. 첫 홀(1번 홀) 보기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버디 1개(5번 홀)로 만회했다. 수완나룻은 버디 1개, 보기 2개로 한 타를 잃었고, 조민규는 버디 3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로 두 타를 잃었다. 챔피언 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세 선수(저린 토드, 이형준, 김민규)가 순위표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전반 9홀 토드와 이형준은 이글 1개, 버디 1개, 보기 1개를 엮어, 김민규는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묶어 두 타를 줄였다. 요동은 후반 9홀로 이어졌다. 초반에 돋보였던 것은 김민규다. 후반 첫 홀(10번 홀)은 보기를 범했지만, 12번 홀과 15번 홀 버디를 기록했다. 18번 홀에서는 아쉬운 보기를 적었다. 이날 69타(2언더파), 합계 280타(4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옥태훈은 14번 홀에 이어 18번 홀 점수를 잃었다. 생애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넘겨야 했다. 조용히 올라오던 조민규에게 기회가 왔다. 18번 홀 버디면 우승, 파면 연장이다. 7m 거리 오르막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이날 72타(1오버파), 합계 280타(4언더파). 김민규와의 연장전. ◆ 연장 혈투 끝 우승자는 김민규 2017년 장이근 우승 이후 5년 만의 연장전이다. 한국오픈의 연장전은 세 홀(16·17·18번 홀)로 결정된다. 파3·4·5 홀로 구성된 세 홀 결과 최저타를 때린 선수가 우승한다. 세 홀에서 가리지 못하면 18번 홀에서 연장 승부를 이어간다. 16번 홀은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했다. 17번 홀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김민규가 어프로치 실수로 보기를, 조민규는 파를 기록했다. 조민규가 한 타 앞섰다. 연장 마지막 18번 홀, 두 선수 모두 티샷이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다. 좌측과 우측 러프로 갔다. 조민규는 레이업을, 한 타를 지고 있는 김민규는 깃대를 노렸으나, 그린을 빗나가고 말았다. 어프로치에서는 또다시 희비가 엇갈렸다. 김민규는 깃대와 3m 거리에 공을 붙였다. 조민규는 어프로치 실수에 이어 파 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김민규가 퍼트를 들고 공을 굴렸다. 버디. 하늘을 향해 포효했다. 김민규의 생애 첫 정규 투어 우승이다. 37개 대회만이다. 김민규는 준비된 푸른색 한복 정장(리을)을 입었다. 맵시가 났다. 4억5000만원(우승 상금)의 주인이 순회배를 하늘 위로 뻗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카드 5년, 아시안 투어 카드 2년을 받았다. 김민규는 2015년 15세 나이로 국가대표가 됐다. 최연소 기록이다. 2017년에는 챌린지(DP 월드 2부) 투어 D+D 리얼 체코 챌린지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17세 64일 나이로다. DP 월드 투어와 챌린지 투어 통합 최연소 우승 기록도 세웠다. ◆ 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으로 나란히 향하는 두 민규 지난해 한국오픈 상위 1·2위는 디 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받지 못했다. 올해는 카테고리가 다시 추가됐다. 그 결과 연장 승부를 펼친 조민규와 김민규가 150주년을 맞이한 디 오픈 챔피언십으로 향한다. 지난 사흘간 상위권에 있었던 토드는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리는 디 오픈 챔피언십은 선수들의 버킷리스트"라고 설명했다. 토드는 281타(3언더파) 3위로 아쉽게 출전권을 얻지 못했다. 먼저 방문한 2위 조민규는 "(우승은) 어려운 숙제다. 좋은 날이 있을 거로 생각하고, 나아가겠다. 내공이 쌓이고 있다. 우승만 남았다. 처음 유럽에 간다. 많이 배우고 오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 방문한 1위 김민규는 "최고 권위 대회에서 우승했다.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항상 준우승을 해왔다. 왜 안 되는 걸까 생각했다. 이겨내자고 생각했다. 운 좋게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규는 "연장 마지막 홀 두 번째 우드 샷은 내 선택이었다. 라이가 좋지 않았지만, 보내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우승 직후 아버지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감사하다. 유럽 대회는 많이 나가봤지만, 디 오픈 챔피언십은 다른 느낌이라 생각된다. 세인트앤드루스도 어릴 때 많이 듣던 코스다. 빨리 가보고 싶다. 내 골프는 이제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발달 장애 골퍼 이승민의 어머니는 '장한 어머니상'을 받았다. 최고 순위를 기록한 아마추어에게 주는 '베스트 아마추어' 상은 290타(6오버파)를 기록한 국가대표 장유빈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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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시작하는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
6월 24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한골프협회(KGA)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총상금 13억5000만원) 2라운드. 이른 오전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선수들이 출발했다. 궂은 날씨 때문인지 전날 기권자(윤상필, 박은신)에 최민철, 신상훈, 허니 바이소야가 기권을 선언했다. 최민철은 허리 부상, 신상훈은 발 부상이다. 바이소야는 기권 사유가 밝혀지지 않았다. ◆ 반등과 함께 3승으로 향하는 김비오 김비오는 6월 23일 진행된 1라운드에서 72타(1오버파)를 때렸다. 최근 상승세에 비하면 아쉬움이 묻어나는 성적이다. 2라운드 오전 조로 출발한 김비오는 18홀을 소화하고 기자회견장에 방문했다. 2라운드 성적은 언더파(69타). 합계도 141타(1언더파)를 기록했지만, 1라운드보다 표정에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페어웨이 안착률이 14%였다. 페어웨이를 지키려 14번 시도해 단 2번만을 성공했다. 내리는 비로 어려워진 러프에서 깃대를 노려야 했다. 러프에서 기나긴 싸움을 했다고 할 법하다. 김비오는 "이 대회는 언제나 러프와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드라이버가 좋지 않다. 그 부분을 고치려 노력하면서도 차라리 가진 강점을 보완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와 퍼팅으로 커버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비오는 "언더파로 마쳤다. 좋은 경기였다. 18번 홀 보기가 아쉽다. 연습할 생각이다. 스윙 템포(박자)가 안 맞는다. 스윙에서 급한 느낌이 있다. 타이밍을 보완할 계획이다. 키는 파5 홀이다. 18번 홀 버디를 따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9번 홀과 13번 홀은 난도가 높은 홀이다. 김비오는 이틀 연속 두 홀에서 보기를 범했다. 이에 대해 김비오는 "9번 홀은 2008년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오늘도 샷 실수가 나왔다. 아쉬웠다. 13번 홀도 마찬가지다. 디테일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 생애 첫 승 노리는 옥태훈 지난 이틀 옥태훈은 꾸준하게 점수를 줄여왔다. 1라운드와 2라운드 모두 69타(2언더파)로 138타(4언더파)를 쌓았다. 1라운드에 비해 2라운드 페어웨이 안착률은 43%에서 21%로 절반가량 줄었지만, 그린 적중률은 78%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그러나 성적은 흔들림이 있었다. 전반 9홀에서는 버디 3개(10·14·18번 홀)와 보기 1개(16번 홀)를, 후반 9홀에서는 버디 3개(3·5·8번 홀), 보기 1개(2번 홀), 더블 보기 1개(4번 홀)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 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옥태훈은 "날씨가 좋지 않아서 티샷에 신경을 썼다. 투온 투 퍼트로 파를 지키는 전략을 세웠다"며 "더블 보기가 아쉽지만, 이틀이 남은 만큼 열심히 하면 좋을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어렵기 때문에 내일도 오늘처럼 페어웨이를 지키면서 버디를 노리는 전략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 오후에 떠오르기 시작한 저린 토드 미국의 저린 토드는 수년간 아시안 투어에 몸담고 있는 선수다. 종종 우승 경쟁을 해왔지만, 우승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가장 최근에 놓친 우승은 2020년 반다르 말레이시아 오픈이다. 트레버 심스비에게 다잡은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18홀을 소화하고 스코어링에 도착한 토드는 좋은 성적에 환한 미소를 짓는다. 이틀 연속 69타(2언더파), 합계 138타(4언더파)를 기록했다. 야외 취재 구역에서 만난 토드는 "최근 샷감이 좋다. 영국에서도 10위 안에 안착했다.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은) 깃대 위치가 항상 까다롭다. 퍼팅 덕분에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 18번 홀에서는 돌풍이 불어서 보기를 범했다. 전반적으로 좋은 하루"라고 말했다. 이어 토드는 "내일도 마찬가지다. 루틴을 지킬 계획이다. 코로나19 기간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돼 기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여기서 우승한다면 정말 기쁠 것 같다. 우승도 좋지만, 제150회 디오픈챔피언십 출전권이 탐난다. 세인트앤드루스는 모든 선수의 버킷리스트"라고 덧붙였다. ◆ 난도 높은 대회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는 이상희 2라운드 오후. 군 제대 후 이번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에 복귀한 이상희가 순위표를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점수를 툭툭 줄이더니 어느새 순위표 맨 윗줄에 이름을 올렸다. 2라운드 결과 68타(4언더파), 합계 137타(5언더파)로다. 이상희는 투어 통산 4승을 쌓았다. 역사와 전통을 보유한 대회(KPGA 선수권대회, SK텔레콤 오픈,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컵을 거푸 들었다. 숙성되고, 난도 높은 대회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인다. 이에 대해 이상희는 "난도 높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나는 이유는 플레이 스타일 때문으로 보인다. 보기를 하지 않으려 생각한다. 버디를 하려고 노력한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대회와 잘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희는 "투어에서 4승을 했다. 한국오픈은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다. 매년 도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군대에서 코리안 투어 경기를 보면서 자주 생각했다. 운동을 할 수는 없었지만, 끈을 놓지 않았다"며 "2라운드 어려운 깃대 위치에도 좋은 성적을 냈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잘 지켰다. 퍼팅이 좋지 않았다. 아쉬웠다. 남은 이틀 잘 준비해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 재밌게 경기하겠다"고 덧붙였다. ◆ 본선에 진출한 68명 2라운드 결과 커트라인(합격선)은 146타(4오버파)로 설정됐다. 합격선을 넘은 선수는 총 68명이다. 1라운드 티오프 시간 30분 전에 한국인 캐디를 구한 스웨덴의 비욘 헬그렌이 턱걸이로 합격선을 통과했다. 출전한 아마추어 중에서는 장유빈, 안해천, 조우영이 합격선을 넘었다. 본선 첫날인 3라운드는 3인 1조 원 웨이(1번 홀 출발) 방식이다. 조별 간격은 11분이다. 첫 조는 7시 50분, 마지막 조는 11시 52분에 티샷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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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vs LIV, 뜬소문부터 박탈까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이하 LIV 골프) 2차전이 6월 30일(현지시간)부터 7월 2일까지 사흘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펌프킨 릿지 골프클럽(파70)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LIV 골프 런던 개막전 이후 2주 만이다. 영국이 아닌 미국 땅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다. 골프 양강 구도인 유럽과 미국에 차례로 LIV 골프의 깃발을 꽂겠다는 심산이다. 런던 개막전은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 본사와 40분 거리에 위치한 센추리온 클럽에서 개최됐다.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 최고경영자(CEO)인 그레그 노먼은 메이저 2승(디 오픈 챔피언십) 등 기회의 땅으로 생각하는 영국을 개막전 장소로 선택했다. DP 월드 투어와의 협의도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한 매체는 "키스 페리 DP 월드 투어 CEO가 LIV 골프 런던 개막전에서 노먼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에 DP 월드 투어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DP 월드 투어의 미온적인 태도와 행보를 보면 만남까지는 아니더라도 협의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DP 월드 투어 BMW 인터내셔널 오픈은 LIV 골프 출전자를 허용했다.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디 오픈 챔피언십을 주관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도 "출전 자격을 보유한 선수는 출전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오픈' 대회의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반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은 LIV 골프에 출전한 선수에 대한 자격을 박탈했다. LIV 골프 출전 선수들에 대한 징계를 예고하고 실천에 옮기고 있는 PGA 투어는 2023년 투어 운영 개편안을 내놨다. 8개 대회의 총상금을 2000만 달러 이상으로 올리고, 시즌제가 아닌 1년제로 바꾼다. 페덱스컵 1차전, 2차전 출전 선수도 줄인다. 각각 70명과 50명이다.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출전 인원(30명)은 그대로다. 최종전 결과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50위는 3개의 커트라인(합격선)없는 국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LIV 골프에 대한 대응이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LIV 골프가 골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발표에도 PGA 투어 선수 이탈은 가속화될 조짐을 보인다. LIV 골프 런던 개막전 당시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20위 이내 선수는 16위 더스틴 존슨이 유일했으나, 대회 이후 19위 브룩스 켑카와 20위 아브라함 앤서가 참여하며 3명으로 늘었다. ◆ PGA 투어 대회 기권하면 뒤따르는 LIV 골프 전향 루머 미국의 저스틴 토머스와 임성재는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의 TPC 리버 하이랜즈(파70)에서 6월 23일 개막한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었다. 6월 20일 명단까지 있었으나, 대회 시작 직전 이름이 빠졌다. 토머스의 자리에는 고다이라 사토시가, 임성재의 자리에는 라이언 아머가 들어갔다. 이를 본 미국 매체들은 LIV 골프로 전향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했다. 토머스는 대응이 빨랐다. LIV 전향설을 일축하기 위해서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소문이 커지기 전에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이번 주 등 부상으로 치료와 휴식을 하기 위해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계획대로 남은 PGA 투어 시즌을 잘 마무리할 것이다. 가장 좋아하는 대회를 놓치게 돼 아쉽다'는 글을 게재했다. 반면, 임성재는 정확한 사유를 밝히기 않았다. 이에 대해 한 미국 골프 전문 매체는 "임성재가 LIV 골프로 갈 것이라는 뜬소문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해당 매체는 "한국 선수인 임성재는 군 복무를 마치지 못했다. 모든 한국 남성은 국가를 위해 복무해야 한다. 단, 유학·취업 등 사유가 있으면 지연할 수 있다. 현재 PGA 투어 2승을 기록 중"이라고 덧붙였다. ◆ LIV 골프 제안 거절한 피어스손 쿠디 피어스손 쿠디는 1971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챔피언 찰스 쿠디의 손자다. PGA 유니버시티 시리즈에서 1위에 오르며 콘 페리(PGA 2부) 투어 회원 자격을 획득한 차세대 스타다. 그런 그에게도 LIV 골프가 제안을 했다. 피어스손 쿠디는 "(LIV 골프의 제안을 받았다면) 수백만 달러를 은행 계좌에 넣고 친구들이 PGA 투어에서 경기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고 설명했다. 피어스손 쿠디가 수백만 달러를 거절한 이유는 자신의 꿈 때문이다. "수백만 달러를 받으면 재정적인 안정은 얻을 수 있지만, 동시에 PGA 투어에서 뛰고자 하는 평생의 꿈은 사라지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제안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LIV 골프 대변인은 "차세대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피어스손 쿠디가 밝힌 LIV 골프 제안 기간은 2년이다. 계약금 수백만 달러와 대회 출전 경비, 보장 상금 등이 명시돼 있었다. ◆ 겉과 속이 다른 선수에 대해 비난한 로리 매킬로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하루 전. PGA 투어를 대변하는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가 취재 구역에서 기자들을 만났다. 매킬로이는 "겉과 속이 다른 선수에 놀랐다. 많은 사람에게 놀라고 있다. 앞과 뒤가 다른 사람들이 많다. 법적인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들이 이중적이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매킬로이의 비난 대상은 가장 최근 LIV 골프를 선택한 브룩스 켑카다. 브룩스 켑카는 US오픈 당시 "이곳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US오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회 중 하나다. 왜 계속 언급되는지 모르겠다. 언급할수록 더 많이 이슈가 된다"고 말했다. 발언 11일 뒤인 6월 22일. LIV 골프는 브룩스 켑카 영입을 공식 선언했다. 노먼은 "브룩스 켑카는 전 세계에서 인정하는 엘리트 선수 중 한 명"이라며 "런던 개막전에서 받은 피드백으로 포틀랜드 대회를 보완할 예정이다. LIV 골프는 스포츠를 성장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사우디 석유 자본을 배경으로 한 LIV 골프는 첫 미국 대회(LIV 골프 포틀랜드)를 앞두고 특별 티켓을 공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군인 및 재향 군인 무료입장, 의료 전문가 25% 할인, 최초 구조원 25% 할인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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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영입 몰두하는 LIV 골프, 반격 나선 PGA 투어
지난해 10월 '백상아리' 그레그 노먼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한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가 지난 6월 종료된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이하 LIV 골프) 런던 개막전 이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 영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첫 번째 돈 잔치에 전향서 넣은 PGA 투어 선수들 LIV 골프 런던 개막전에서는 리처드 블랜드, 테일러 구치, 세르히오 가르시아, 브랜던 그레이스, 더스틴 존슨, 마틴 카이머, 체이스 켑카, 그레이엄 맥도월, 케빈 나, 필 미컬슨, 루이 우스트이즌, 이언 폴터, 리 웨스트우드 등이 PGA 투어와 등을 지고 출전했다. PGA 투어가 징계를 논했으나, 아랑곳하지 않았다. 개막전 결과 남아공의 찰 슈워젤이 개인전 우승 상금 400만 달러와 팀 우승 상금 300만 달러 중 75만 달러를 획득해 총 475만 달러를 호주머니에 넣었다. 한화로는 61억8450만원이다. 슈워젤이 큰돈을 거머쥐는 모습을 본 브라이슨 디섐보, 팻 페레즈, 패트릭 리드, 아브라함 앤서가 LIV 골프로 전향했다. 이어 동생(체이스 켑카)을 따라 브룩스 켑카가 신청서를 넣었다. 브룩스 켑카의 별명은 '메이저 사냥꾼'이다. PGA 투어에서 거둔 8승 중 4승이 메이저 대회 우승이기 때문이다. 2017년과 2018년 US오픈, 2018년과 2019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마지막 우승은 2020~2021시즌 웨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으로 1년 4개월 전이다.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는 19위(6월 22일 기준)에 위치해 있다. 지난주 US오픈에서 한 "이곳에서 LIV 골프 이야기를 하는 것은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는 말을 10일 만에 뒤집는 결과다. 브룩스 켑카는 오는 6월 30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개막하는 LIV 골프 포틀랜드에 모습을 비출 것으로 예상된다. 브룩스 켑카가 출전할 경우 OWGR 50위 이내 선수 중에서는 8명이 LIV 골프에 뛰게 된다. 20위 이내에서는 3명(16위 더스틴 존슨, 19위 브룩스 켑카, 20위 아브라함 앤서)이다. 브룩스 켑카는 이번 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에서 개최되는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명단에서 제외됐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6월 21일 "브룩스 켑카가 LIV 골프 전향 발표 이후 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출전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 PGA 투어 잔류 선언한 콜린 모리카와와 잰더 쇼플리 OWGR 19위 브룩스 켑카와 20위 아브라함 앤서가 전향한 날. 4위 콜린 모리카와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미디어는 드라마틱한 것을 좋아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모두 틀렸다. 지난 2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부터 지금까지 달라진 것은 없다.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다. PGA 투어에 남을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떠다니는 루머에 대한 대응이다. LIV 골프의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모리카와의 이름이 꾸준히 언급됐다. 25세인 모리카와는 타이거 우즈를 이을 선수 중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PGA 투어에서 통산 5승을 기록했다. 이 중 2승이 메이저 대회(2020년 PGA 챔피언십, 2021년 디 오픈 챔피언십)다. 최근 기록으로 보면 브룩스 켑카와 아브라함 앤서를 뛰어넘는다. 모리카와와 함께 루머에 시달리고 있는 잰더 쇼플리도 단호한 입장을 내놨다. 쇼플리는 "나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기하고 싶고, 세계 최고의 선수들은 PGA 투어에 참가하고 있다. 떠난 선수들로 인해 내가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 반격에 나선 PGA 투어, 2023년부터 페덱스컵 변경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을 앞두고 PGA 투어의 회의가 열렸다. 회의는 90분 동안 진행됐다. 회의의 주요 안건은 2023년 가을에 시작하는 PGA 투어 일정과 페덱스컵 변경 사항이다. 종전에는 정규 시즌 결과 125명이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을 뛰었다. 1차전 결과 70명이 BMW 챔피언십을, BMW 챔피언십 결과 30명이 투어 챔피언십에서 '별들의 전쟁'을 펼쳤다. 투어 챔피언십 결과 페덱스컵 순위에 따라 돈이 지급됐다. 1위부터 150위까지 7500만 달러(현금 4325만5000 달러, 유예 3174만5000 달러)를 나눠 가졌다. 이날 PGA 투어는 2023년 가을부터 변경되는 사항을 발표했다. 1차전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은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70명이, 2차전 BMW 챔피언십은 상위 50명이,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은 상위 30명이 출전할 수 있다. 1차전을 통과한 상위 70명은 PGA 투어의 모든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이 중 상위 50위는 3개의 국제 이벤트에 출전할 수 있다. 커트라인이 없고, 제한된 인원으로 운영된다. 현재 선수 자문위원회에서 검토 중이며, 추후 발표된다. 상위 50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나머지 20명은 대체 대회에서 페덱스컵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또한, PGA 투어는 2023년 8개 대회(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 플레이, 메모리얼 토너먼트, 페덱스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의 총상금을 2000만 달러 이상으로 증액했다.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는 "PGA 투어가 공격받고 있다. 우리 모두 단결할 때다. 오랫동안 기업 파트너와 강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자신했다. ◆ LIV 골프 성공 열쇠는 여전히 'OWGR'과 '메이저' 손에 노먼은 최근 OWGR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모나한 커미셔너 역시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LIV 골프가 OWGR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8인(피터 도슨 OWGR 회장, 제이 모나한 PGA 투어 커미셔너, 키스 페리 DP 월드 투어 CEO, 마이크 완 USGA CEO, 마틴 슬럼버스 R&A CEO, 세스 와 PGA of America CEO, 윌 존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이사)의 승인이 필요하다. 문제는 시간과 조건이다. 승인까지는 1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조건도 75명 출전 이상인데 현재는 48명으로 한정돼 있다. 만약 OWGR이 LIV 골프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LIV 골프에서 뛰는 선수들이 OWGR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메이저 대회가 된다. 포인트를 얻지 못한다면 LIV 골프를 뛰는 선수들이 PGA 투어와 법정 싸움을 벌일 것으로 예측된다. OWGR에서 받아주지 않는다면 메이저 대회 출전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LIV 골프는 최근 DP 월드(전 유러피언) 투어와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LIV 골프와 DP 월드 투어의 병행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미지수다. 이번 주 독일에서 개최되는 BMW 인터내셔널 오픈은 LIV 골프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했지만, 7월 7일부터 시작하는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은 출전을 허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 한 주 뒤인 7월 14일 개막하는 제150회 디 오픈 챔피언십은 출전을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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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5000만원 묻고 디오픈 더블로 가"…한국오픈, 23일 개막
무지개 언덕(레인보우 힐스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은 임희정이 우승컵에 입을 맞추며 끝이 났다. 이제 여자 오픈의 배턴은 남자 오픈이 받는다.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코오롱 제64회 한국오픈이 6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간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개최된다. ◆ 우승 상금 4억5000만원, 준우승까지 디오픈 출전권 총상금은 13억원에서 13억5000만원으로 5000만원 증액됐다. 5000만원은 배분이 아닌 우승자를 위함이다. 올해 우승자는 4억5000만원을 받는다. 명승부를 만들어 보자는 대회 조직위원회의 숨은 뜻이다. 지난해 우승자인 이준석 등 2인은 디오픈 출전권을 받지 못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영국왕립골프협회(R&A)에서 해당 카테고리를 삭제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집 나간 카테고리가 돌아왔다. 이번 대회 결과 출전권이 없는 상위 1위와 2위는 150주년을 맞이한 디오픈에서 타이거 우즈와 함께 호흡할 수 있다. 갤러리도 돌아왔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3년 만이다. 2020년은 대회 개최를 포기했고, 2021년은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전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인 7326야드(6698m)다.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의 시그니처 홀인 13번 홀과 그랜드스탠드가 있는 18번 홀은 여전히 선수들에게 위협적이다. ◆ 우정힐스 전장으로 뛰어드는 144명 국내 남자 최고 권위 대회이자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 걸맞게 144명의 선수가 전장으로 뛰어든다. 디펜딩 챔피언 이준석이 타이틀 방어와 150회 디오픈 출전권을 노린다. 지난주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2주 연속 우승이기도 하다. 샷감은 더운 날씨처럼 무르익었다. 함정우와 박상현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18년 차인 박상현은 2018년 준우승이 가장 높은 순위다. 우승을 목전에 두고 미끄러졌다. 올해 다시 한번 첫 내셔널 타이틀에 도전한다. GS칼텍스 매경오픈과 SK텔레콤 오픈 우승으로 2012년을 재현한 김비오에게는 전성기를 뛰어넘을 순간이 왔다. 이 대회 우승 시 시즌 3승으로 연말 시상식을 휩쓸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장희민은 우승 이후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1승만 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될 것인지, 꾸준히 우승하는 선수가 될 것인지의 기로다. 김민규는 올해 여러 차례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그런 그가 다시 한번 생애 첫 승에 도전한다. 이외에도 역대 우승자인 장이근, 최민철, 김승혁을 비롯해 최호성, 최진호, 허인회, 황중곤, 주흥철, 강경남, 김한별, 이형준, 이재경, 이상희, 이태희, 문경준, 문도엽, 옥태훈, 서요섭, 신상훈 등이 출전 명단에 포함됐다. ◆ 아시안 투어 재합류, 예선 통과자들 '말·말·말' 아시안 투어가 다시 공동 주관으로 들어왔다. 대만의 찬신창, 태국의 파차라 콩왓마이와 니티똔 티뽕, 미국 교포 김시환 등이 2019년 재즈 제인와타나논 우승 명맥을 이으려 하고 있다. 조 민 탄트 아시안 투어 커미셔너 겸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오픈은 아시안 투어의 주요 대회 중 하나이자, 하이라이트"라고 말할 정도다. 한국오픈은 2006년 예선을 도입했다. 열려 있는 대회임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올해 예선은 505명이 도전했다. 이 중 143명이 최종 예선에 진출했다. 최종 예선은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이틀간 2라운드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석의 영광은 29세 황도연에게 돌아갔다. 합계 137타(5언더파)로 예선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렸다. 황도연은 스릭슨(KPGA 2부) 투어 상위 자격으로 이번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 카드를 받았다. 지난 7개 대회에서는 11위부터 103위까지 오르고 내리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시즌 최고 순위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11위다. 2016년 코리안 투어 퀄리파잉(Q) 스쿨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중 수석으로 합격한 황도연은 무릎과 발목 부상으로 이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소집해제 뒤 복귀한 2018년에도 마찬가지다. 그런 황도연에게 한국오픈 예선 수석 통과는 또다시 찾아온 기회다. 황도연은 "바람이 부는 와중에 운이 좋아서 좋은 성적이 따라온 것 같다. 실수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해서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138타(4언더파)를 때린 홍순상과 임예택은 황도연과 함께 본 대회에 진출했다. 코리안 투어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홍순상은 올해 예선을 거쳐서 한국오픈 출전권을 얻었다. 2021년 공동 11위가 바닥까지 추락했다가 상승한 셈이다. 4라운드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예선 통과자의 우승이 된다. 배용준, 백주엽, 이상엽은 지역 예선을 통해 본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배용준은 "초반 성적이 안 좋았는데 KPGA 선수권대회를 치르며 감이 올라왔다. 한국오픈에서도 상위 5위에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아마추어 중에서는 조우영, 장유빈, 송민혁 등이 후원사의 추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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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파크 골프 인구, 산업도 동반 상승
골프와 비슷한 스포츠가 인기다. 이름하여 파크 골프다. 공원(Park)과 골프(Golf)의 합성어다. 도시공원이나 체육공원 등에 위치해 인접성이 뛰어나다. 골프와 비슷한 점이 많다. 4인 1조 방식이다. 9홀(파3 4개, 파4 4개, 파5 1개)이 기반이지만, 18홀과 36홀 이상을 돌기도 한다. 티잉 구역부터 홀까지 모두 같다. 입을 벌린 벙커도 마찬가지다. 일반 골프와의 차이점은 일단 저렴하다는 것이다. 골프는 '그린피(골프장 이용료)'가 평균 18만~25만원 선이지만, 파크 골프는 2000원~1만5000원 선이다. 클럽도 14개를 쓰는 골프와 다르게 한 개의 나무 클럽을 사용한다. 나무 클럽은 로프트가 없다. 0도다. 공이 뜨면 다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규격은 중량 600g 이하, 길이 86㎝ 이하다. 공의 크기도 골프공 규격인 42.67㎜가 아닌 60㎜다. 내부도 다르다. 파크 골프공은 합성수지로 속을 꽉 채운다. 딤플의 모양도 일반 골프공과는 다르게 생겼다. 시간도 절약된다. 골프는 골프장에 가서 기본 5시간을 허비하지만, 파크 골프는 1시간 30분~2시간이면 넉넉히 18홀을 돈다. 그래서인지 두 바퀴 이상 도는 파크 골퍼가 많다. 뛰어난 접근성이 남녀노소를 파크 골프로 불러들이고 있다. ◆ 폭증하는 파크 골프 인구 파크 골프를 하는 파크 골퍼 중에 대다수는 60~70대다. 노령 인구가 전체적으로 증가한 것도 한몫했다. 최근 대한파크골프협회는 회원등록 현황을 공개했다. 2017년 1만6728명이던 인구수는 2018년 2만6462명, 2019년 3만7630명, 2020년 4만5478명, 2021년 6만4001명까지 늘었다. 2021년(6만4001명)은 2017년(1만6728명)에 비해 약 282% 증가했다. 대한파크골프협회는 올해 10만명이 돌파할 것으로 예측했다. 주로 수도권보다는 지방에서 인구가 북적인다. 대구가 1만458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남 9502명, 충남 4375명 순이다. 대구시는 파크 골프 인구가 몰리면서 2부제를 도입했다. 짝수일에는 생년월일의 일이 짝수인 사람이 오전에 치고, 홀인 사람이 오후에 친다. 홀수일에는 짝수일의 반대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어려워지자 온라인 사전 예약 시스템을 준비하는 중이다. ◆ 따라가지 못하는 파크 골프장 파크 골프 인구가 몰리자, 자연스럽게 파크 골프장이 늘어났다. 파크 골프장은 2017년 137개에서 2020년 254개, 2021년에는 308개가 됐다. 2017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약 124% 증가했다. 124%는 파크 골프 인구 증가율(약 282%)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수요는 많은 데 공급이 적다. 이는 지난 1월 지방선거 당시 표심 몰이용으로도 사용됐다. 박완수 경남지사 당선인과 홍남표 창원시장 당선인이 파크 골프장 확충 및 시설 개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창원시는 2026년까지 신규 6곳(144홀) 조성을 예고했다. 창원시 파크골프협회는 낙동강 변에 108홀 규모의 파크 골프장을 조성했다. 첫 허가는 36홀이다. 나머지 72개 홀은 불법 확장이다. 창원시는 원상복구를 명령했다. 이에 창원시 파크골프협회 관계자는 "회원이 빠르게 증가해 라운드가 밀려서 증설했다"며 "불법이지만, 원상복구보다는 양성화 방안을 찾아 달라고 창원시에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 정신없는 대한파크골프협회 인구가 늘어나자, 대회도 큰 폭으로 늘었다. 개막전(2022 시즌 오픈 전국파크골프대회)을 시작으로 이번 일요일(6월 26일) 개최되는 제9회 충청남도협회장기 파크골프대회까지 17개 대회 이상이 열리고 있다. 대한파크골프협회 한 관계자는 "6월 30일까지 대회가 이어진다. 그래서 대회에 치중해야 한다. 다른 요청 사항이 들어와도 바로 처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회 말고도 업무는 무궁무진하다. 자격증도 발급한다. 동호회원으로 시작해 2급 지도자, 1급 지도자, 3급 심판, 2급 심판, 일반 강사, 전문 강사 등을 취득할 수 있다. 파크 골프채 제조 업체와 파크 골프장에 대한 인증서비스도 진행한다. 대한파크골프협회는 업체 31곳을 인증했다. 공인 파크 골프장은 전국에 137곳이 있다. 브라마는 거의 초기에 가입한 공식인증업체다. 반면, 기가골프코리아는 채를 만들고 나서 공식 인증을 받아야 한다. ◆ 용품사는 신바람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하나산업사(대표 김길선)는 골프 브랜드인 브라마골프를 파크 골프 전문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골프채 만들던 시설을 모두 파크 골프채 전용으로 변경했다. 쇠를 두들겨 만들던 공장이 이제는 나무를 깎고 있는 셈이다. 모든 골프채의 중량을 정확하게 맞춘다. 브라마의 파크 골프채 가격은 50만원부터 135만원까지 다양하다. 특징은 크라운에 있는 자개 무늬다. 자개 무늬는 일본인들의 마음을 훔쳤다. 파크 골프의 본산에 채를 역수출하는 중이다. 김길선 브라마 대표이사는 "파크 골프는 골프와 비슷한 만큼 어려운 운동이다. 페이스는 0도이지만, 띄울 때는 띄워야 한다"며 "파크 골프채에 전념한 지 4년째다. 브라마는 밸런스 개념으로 만든다. 샤프트(50g, 6축, 카본)와 그립(52g)의 중량을 줄이고, 헤드 중량(398g)은 높였다. 덕분에 거리가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4년 전부터 파크 골프에 관심을 보였던 기가골프코리아(대표 오영근)는 올해 가을 파크 골프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출시 예정인 파크 골프채는 패키지로 판매된다. 5종, 7종 등 다양하게 구성될 예정이다. 가격대는 부담 없는 50만원대. 색상은 한 모델에 3가지다. 오영근 기가골프코리아 대표이사는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파크 골프채를 만들고 있다. 기가골프코리아만의 화려한 색상이 기반이 된다. 젊은 사람은 화려해서 좋고, 나이 든 사람은 젊어 보여서 좋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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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패트릭, 베테랑 캐디와 메이저 무관 탈출
6월 2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의 더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제122회 US오픈(총상금 1750만 달러) 4라운드 18번 홀(파4). 한 타 뒤지던 윌 잴러토리스의 4.2m 퍼트가 홀을 외면하고 만다. 274타(6언더파)를 때린 잉글랜드의 매슈 피츠패트릭의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피츠패트릭의 캐디인 빌리 포스터는 고개를 떨군다. 라이더컵 9회 등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세베 바예스테로스, 토마스 비욘, 리 웨스트우드 등 걸출한 스타들의 백을 메왔지만, 메이저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개를 떨군 채 뜨거운 눈물을 흘리던 포스터를 피츠패트릭이 다가가 안아줬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다. 포스터는 눈물을 훔치고 깃대로 다가섰다. 그리고는 '18'이라는 숫자가 적힌 붉은색 US오픈 깃발에 입을 맞췄다. 조심스럽게 깃대에서 깃발을 제거했다. 처음으로 손에 쥔 메이저 깃발이다. 캐디만큼 피츠패트릭에게도 이번 우승은 극적이다. 피츠패트릭은 2015~2016시즌부터 이번(2021~2022) 시즌까지 꾸준하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현 유러피언) 투어를 병행했다. DP 월드 투어에서는 7승을 거뒀지만, PGA 투어는 무관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였다. 이 대회 전까지 14개 대회에 출전해 컷 통과 11회를 기반으로 상위 25위 9회, 상위 10위 7회 안착했다. 최고 순위는 웰스 파고 챔피언십 공동 2위였다. PGA 투어 우승에 대한 갈망은 쌓여만 갔다. 그러던 중 US오픈에 출전한다. 대회장(더 컨트리클럽)은 친숙했다. 2013년 US 아마추어를 우승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9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신분은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바뀌었다. ◆ 9년 만에 찾은 코스, 무난했던 1·2라운드 US오픈 1라운드, 아웃 코스(1번 홀) 방향으로 출발한 피츠패트릭은 5·8·9번 홀에서 거푸 버디를 잡았다. 후반에는 좀 허우적거렸다. 11번 홀 보기, 12번 홀 버디, 15번 홀 보기, 17번 홀 버디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았다. 마지막 홀인 18번 홀에서는 보기를 적었다. 68타(2언더파). 비거리는 300야드(274m). 페어웨이 안착률 71%, 그린 적중률 50%를 기록했다. 홀당 퍼트 수는 1.39개로 양호했다. 2라운드는 인 코스(10번 홀) 방향으로 출발했다. 11번 홀 또다시 보기가 나왔다. 12번 홀은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만회했다. 전날 보기를 했던 15번 홀은 버디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했다. 그러나, 아웃 코스가 피츠패트릭을 외면했다. 2~4번 홀 거푸 보기가 나왔다. 5·8번 홀 간신히 버디로 막았다. 70타(이븐파). 하루를 마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비거리(289m)와 그린 적중률(78%)은 높았지만, 페어웨이 안착률(57%)과 홀당 퍼트 수(1.83개)는 낮았다. ◆ 통과자들 흔들릴 때 중심 잡고 버틴 피츠패트릭 2라운드 결과 64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3라운드와 4라운드는 아웃 코스로 출발했다. 3라운드는 깃대 위치 등 코스 세팅이 까다로웠다. 64명 중 7명 만이 언더파를 기록했고, 3명이 이븐파를 기록했다. 나머지 54명은 모두 오버파다. 피츠패트릭은 1번 홀 보기를 범했지만, 5·8번 홀 버디로 만회했다. 10번 홀 또다시 보기로 스코어 카드(기록표)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14·15·17번 홀 버디로 힘을 냈다. 18번 홀은 또다시 보기다. 사흘 동안 18번 홀에서 기록한 두 번째 보기. 벙커가 입을 벌리고 지독하게 피츠패트릭을 괴롭혔다. 68타(2언더파). 통계치는 1라운드와 2라운드 사이였다. 비거리는 318야드(290m), 페어웨이 안착률 71%, 그린 적중률 67%, 홀당 평균 퍼트 수는 1.61개다. 사흘 합계 206타(4언더파)를 쌓았다. 우승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 4라운드는 3파전, 결국 마지막 미소는 피츠패트릭의 것 지난 4월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 등으로 이번 시즌 대세라 불리는 스코티 셰플러가 추격을 시작했다. 1·2·4·6번 홀 불같이 점수를 줄였다. 순식간에 순위표를 뛰어올라 선두권에 눌러앉았다. 잴러토리스와 피츠패트릭의 싸움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셰플러가 참전한 것이다. 피츠패트릭은 3·5번 홀 버디를 기록했으나, 6번 홀 보기를 범했다. 만회한 것은 8번 홀이다. 피츠패트릭은 나흘 내내 5번 홀과 8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했다. 70타 이하를 유지한 기반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잴러토리스는 흔들리다가 중심을 잡았다. 2·3번 홀 보기를 6·7·9번 홀 버디로 막았다. 후반 9홀은 종잡을 수 없었다. 피츠패트릭과 셰플러가 10·11번 홀 보기로 추락했다. 잴러토리스는 11번 홀 버디로 상승했다. 이렇게 잴러토리스가 우승하나 싶었다. 12번 홀부터 상황은 순식간에 역전됐다. 잴러토리스는 12·15번 홀 보기를 범했다. 반대로 피츠패트릭은 13·15번 홀 버디를 기록했다. 셰플러는 12~16번 홀 내내 파로 답답했다. 추격의 불씨는 너무 늦게 나왔다. 17번 홀 버디, 18번 홀 파로 추격을 마쳐야 했다. 18번 홀 티잉 구역에 피츠패트릭과 잴러토리스가 올랐다. 피츠패트릭이 티샷한 공이 좌측 페어웨이 벙커에 빠졌다. 대회 내내 끝없이 괴롭히던 벙커다. 캐디와 상의했다.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압박을 버티고 직접 깃대를 노렸다. 높이 날아간 공은 깃대와 5.4m 거리에 안착했다.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파. 잴러토리스의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했다. 피츠패트릭의 우승이다. ◆ 생애 첫 우승을 메이저로 장식 생애 첫 PGA 투어 우승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US오픈에서 달성했다. PGA 투어 1승, DP 월드 투어 7승으로 커리어 통산 8승을 쌓았다. 우승 상금으로는 315만 달러(약 40억7000만원)를 받았다. 같은 코스에서 열린 두 가지(2013 US 아마추어, 2022 US 오픈) 미국골프협회(USGA) 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피츠패트릭은 함께 메이저 무관을 탈출한 캐디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첫 승을 메이저로 해서 기분이 좋다. 그린을 100% 적중하면 우승할 것 같다고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다. 비슷하게 끝난 것 같다. 18번 홀 티샷이 페어웨이 벙커에 들어갔다. 올 시즌 페어웨이 벙커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캐디의 도움으로 좋은 샷을 할 수 있었고, 우승으로 이어졌다." 피츠패트릭의 말대로 그는 이날 그린 적중률 94%를 기록했다. 비거리 300야드(274m), 페어웨이 안착률 79% 등으로 안정적이었다. ◆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순위 기록한 김주형 2라운드 결과 컷을 통과한 한국 선수는 두 명(김주형, 이경훈)이다. 김주형은 올해로 20세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와 아시안 투어를 정복하고 '아메리칸드림'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김주형은 1라운드 72타(2오버파), 2라운드 68타(2언더파), 3라운드 73타(3오버파), 4라운드 70타(이븐파)로 합계 283타(3오버파) 단독 2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인상 깊은 순간은 3라운드 5번 홀 칩인 이글이다. 티잉 구역에서 264야드(241m)를 날려 보냈고, 53야드(48m) 어프로치를 단박에 홀에 넣었다. 김주형은 현지 매체 등의 관심을 받았다. 골프 채널과의 야외 인터뷰에서 김주형은 "엄청난 팬들이 이곳에 있다. 정말 큰 스포츠 도시다. 타이거 우즈를 보고 자랐다. 많은 메이저 대회 등에서 우승한 선수다. 지난해 PGA 챔피언십에서 처음 만났을 때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함께 컷을 넘은 이경훈은 287타(7오버파) 공동 37위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