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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관리자 계정으로 해킹...개인정보위, 관리 미흡한 발란에 과징금 5억원 부과
해킹을 통해 소비자 개인정보가 유출된 온라인 명품 쇼핑 플랫폼 '발란'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가 과징금 5억1259만원과 과태료 1440만원을 부과했다. 10일 개인정보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발란은 해커의 공격으로 지난 3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약 162만건의 고객 이름, 주소, 휴대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또한 소셜 미디어 계정으로 로그인하는 기능에 오류가 발생해 다른 이용자에게 일부 회원의 개인정보가 노출되는 사고도 발생했다. 조사 결과, 발란은 사용하지 않는 관리자 계정을 삭제하지 않고 방치했으며, 개인정보처리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인터넷주소(IP)를 관리자 PC로 제한하지 않는 등 보호조치에 미흡했다. 해커가 미사용 관리자 계정을 도용해 해킹을 시도했으며,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용자에게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통지하는 과정에서도 유출된 항목과 유출 시점을 누락해 통지하는 등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한 사실도 확인됐다.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르면 △개인정보처리자가 개인정보 침해피해를 막기 위한 보호조치를 취해야 하며 △침해피해 발생 시 대상이 된 개인정보 항목 및 시점 등을 포함한 정보를 24시간 안에 피해자들에게 통지해야 한다. 양청삼 개인정보위 조사조정국장은 "온라인 쇼핑몰, 특히 웹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는 쇼핑몰을 겨냥한 해킹 공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쇼핑몰 창업 초기에는 이용자 수 확보, 투자 유치 등 규모 확장에 집중하기 쉽지만, 이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에도 관심을 갖고 보안 취약점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보호조치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란은 공식 입장을 통해 "올해 초 발생한 개인정보 침해 사안과 관련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고, 개인정보위의 결정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며 "발란은 사고 발생 직후 유출 의심 경로를 차단하고 취약점 점검을 포함한 보완조치를 완료했으며, SK쉴더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비스 전반에 걸친 보안 컨설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발란은 업계 최고 수준의 보안 전문 인력을 구성하는 등 고객 정보보호를 위한 투자를 대폭 늘렸으며, 믿고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고객 정보보호를 최우선에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개인정보위는 전체회의를 통해 개인정보보호 법규를 위반한 7개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과태료 등 제재를 내렸다. 우선 국민대학교는 데이터베이스 이관 작업 시 업무상 과실로 이관 항목이 정상 지정되지 않아 개인정보가 타인에게 유출됐다. 한국조폐공사는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 변경 시 일부 설정 변경 조치를 누락해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안전성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민대학교와 한국조폐공사에 과태료 300만원을 각각 부과하기로 의결했다. 한동대학교는 해킹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며, 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비밀번호 함호화 등 조치를 위반해 과태료 360만원을 부과했다. 대한체육회,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연수구청, 한국철도공사 4개 공공기관은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대한 명시적인 동의를 받지 않거나 외부에서 개인정보처리시스템 접속 시 2단계 인증 등 안전한 접속 수단을 적용하지 않았다. 이 밖에도 개인정보취급자의 권한 부여·변경·말소 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접속기록을 점검하지 않는 등 관리 소홀이 드러나 과태료 부과 및 시정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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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노동자 쥐어짜서 이윤 챙길 것"...카카오 노조, 카모 매각철회 거듭 촉구
카카오 노조(크루유니언)와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이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철회와 성실한 단체교섭을 촉구했다. 크루유니언은 지난 6월 20일 카카오모빌리티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되는 것에 대해 반대 성명을 냈다.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에 매각될 경우 투자자의 이익 극대화를 위해 서비스 품질이 하락하고, 서비스의 주축이 되는 플랫폼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서승욱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지회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그간 성장을 위해 후순위로 미뤄온 노동권을 개선해야 한다. '성장과 상장'만을 추구하는 모습을 버리고 노동자 및 사회와 상생하는 성장 방향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며 "핵심은 이번 단체교섭에 플랫폼 노동자의 입장도 반영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사회적 책임"이라고 밝혔다. 김주환 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이익을 추구하는 거대 투자자본이 공공성이 강한 플랫폼 사업에 진출할 경우 단순한 이익 추구의 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사들을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으며, 이러한 배경에는 2대 주주인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모펀드가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수익 수단을 만들었고, MBK 파트너스가 1대 주주가 되면 홈플러스 폐점매각 사태 처럼 노동자를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위원장은 "카카오는 대리운전 시장에 진입할 당시 기사들의 권익, 시민 편익을 증진하는 사회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카카오는 기사들을 대상으로 유료 멤버십을 도입했다"며 "단체교섭을 통해 플랫폼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판단했으며, 카카오의 입장을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어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카오에는 수많은 플랫폼 노동자가 있다. 때문에 진정성 있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교섭에 임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대리운전기사에서 시작한 논의를 플랫폼 노동자 전체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는 카카오뿐만 아니라 배달, 운수, 가사노동, 콘텐츠, 전문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 연결되는 플랫폼 노동자가 있다. 하신아 웹툰작가노동조합 사무국장은 "플랫폼에서 고생한 사람들을 외면하고, 자본가 몇 명의 이익만 실현하는 모습이 현재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크루유니언과 대리운전노조는 이번 주까지 카카오의 입장을 기다리고, 단체교섭 진전이 없으면 오는 16일부터 단체행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16일 판교역 인근에서 농성투쟁을 시작하고, 17일에는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해 고용노동부를 대상으로 플랫폼 노동자의 요구안을 발표한다. 오는 8월 31일에도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웹툰작가, 택시기사, 대리운전기사, 라이더 등이 참여하는 플랫폼 노동자 대회를 열고 새 정부에게 노동자의 목소리를 전한다는 계획이다. 교섭이 결렬될 경우 파업 등 단체행동도 가능하다. 특히 플랫폼 노동이라는 특성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쟁의를 논의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는 근무 방식 특성상 쟁의가 쉽지 않다. 대부분의 파업에서 쟁의행위로 중단된 업무에 대해 기업이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파업은 헌법으로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이며, 기업이 대체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이 권리를 와해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플랫폼 노동자는 플랫폼과 직접적인 고용 관계가 아니며, 개방된 플랫폼 특성상 파업을 하더라도 쉽게 다른 인력이 투입될 수 있는 구조다. 김 위원장은 "우리 노조는 이미 부산 지역에서 기업을 대상으로 파업을 시도한 적이 있다. 대리운전기사 호출에는 특정 소프트웨어가 사용되고 이를 통해 배차를 받는데, 단체행동을 통해 해당 업체의 소프트웨어를 끄는 식으로 파업을 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요구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중요한 플랫폼이기 때문에 사회적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단체행동에 대해서도 여러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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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K-디지털 플랫폼 구축...디지털 인재 연간 100명 키운다
SK텔레콤(이하 SKT)이 서울 보라매 사옥에 디지털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전시·학습 공간을 마련하고, 디지털 분야 실무형 인재 양성에 나선다. SKT는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함께 보라매 사옥에 디지털 분야 실무형 인재 양성을 위한 'K-디지털 플랫폼'을 조성하고, 개소식을 가졌다고 10일 밝혔다. K-디지털 플랫폼은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디지털 융합 훈련 인프라 구축' 사업의 일환이다. 지역 내 중소기업과 훈련기관 등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보라매 사옥에 조성되는 K-디지털 플랫폼은 크게 두 가지로, 전시·체험 공간인 'AI Tech Lab'과 AI 교육과정 'K-디지털 트레이닝 FLY AI' 등으로 구성된다. 전시공간인 AI Tech Lab에서는 SKT가 선도하고 있는 테크(Tech.) 기반 디지털 기기와 솔루션을 체험할 수 있다. SKT는 이곳에 △AI 반도체 사피온(Sapeon) △저해상도 사진·음성·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를 고품질로 업스케일링하는 '슈퍼노바(Supernova)' △AI를 기반으로 행동유형을 판단해 고객에게 상황을 안내해 주는 비전 AI(Vision AI) △결함제품을 검출하는 AI 기반 머신 비전(Machine Vision) 등을 전시한다. SKT는 또 이곳에서 청년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분야의 프로젝트형 교육과정도 운영하면서 디지털 인재 육성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6월 말부터 1기수 50여명을 선발해 총 400시간의 교육을 진행 중이다. 교육과정은 △클라우드 서비스 개발 △기계학습(머신러닝) 프레임워크 △딥러닝 모델 등의 교과목과 프로그래밍 실습 △SKT 실무부서에서 발제한 과제를 기반으로 한 해커톤 형태의 프로젝트 수행 등으로 구성돼 있다. SKT는 연간 2개 기수를 운영해 창의적이고 기술역량을 가진 전문인재 100여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SKT는 K-디지털플랫폼 공간을 활용해 각종 강연 및 토론회 등도 개최한다 이를 통해 AI, 디지털 전환, 블록체인, 메타버스, 양자컴퓨터 등 최신 기술 동향도 공유할 계획이다. 전시·체험 공간은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하고 이용할 수 있으며, AI 교육과정은 일반 공고를 통해 교육생을 선발한다. 강연 및 토론회 일정도 수시로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에서 공개한다. 이준호 SKT ESG추진 담당은 "SK텔레콤이 가진 인프라와 기술을 지역사회에 개방 및 공유하고, 실무 맞춤형 교육을 통해 우수 인력의 선순환과 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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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전원 공급 장애로 마비된 증권사...클라우드였다면?
높은 수준의 안정성이 요구되는 핵심 업무를 '미션 크리티컬(Mission Critical)'이라고 부른다. 크고 작은 실수로 인해 미션 크리티컬 업무가 중단되면 기업이나 기관의 시스템은 마비된다. 때문에 이러한 시스템은 24시간 가동돼야 하며, 재부팅 등으로 서버가 가동을 멈추는 시간(다운타임)도 최소화해야 한다. 미션 크리티컬에 다운타임이 발생하는 요인은 많다. 서버 설정 오류일 수도 있고, 지나치게 많은 사용자가 갑자기 몰려 과부하가 걸리는 상황도 있다. 간혹 랜섬웨어 등 해커의 공격으로 인한 서비스 중단도 발생한다. 이러한 형태의 오류나 사이버 공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고 시스템적으로 예방하거나 장애 발생 시 복구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물리적인 요소로 인한 다운타임은 흔히 발생하지 않아 예측이 어렵고, 발생 시 복구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9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쯤 전산 시스템 전원공급 문제로 정규장 마감 이후 시간외 주문과 해외주식거래 등이 중단됐다. 해당 문제는 9일 오전 7시 15분께 해결돼 정상복구됐지만, 12시간 이상 거래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피해를 입은 소비자도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수도권에 역대급 폭우가 내리면서 건물에 누수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전력 공급과 관련된 설비가 침수됐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특히 무중단 전원공급(UPS) 시스템이 갖춰져 있더라도 이는 임시방편이다. 제때 전력 공급을 정상화하지 못하면 시스템은 결국 중단된다. 만약 모든 인프라가 클라우드로 전환돼 있었다면 이 같은 사고는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는 내진설계를 통해 지진에 대응하는 것은 물론, 홍수나 해일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높은 위치에 지어진다. 특히 예기치 않은 전원 중단 시에도 전원 공급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자체 발전 설비를 갖춘다. 경우에 따라서 모든 데이터를 예비 데이터센터로 백업 및 마이그레이션하고 데이터를 보호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간 디지털 전환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왔던 금융권도 최근 핵심 업무 시스템에 대해 클라우드화를 시도하고 있다. 일례로 최근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가 큰 인기를 끌면서 공모주 청약자가 몰리고, 증권사 시스템이 마비되기도 했다. 여기에 클라우드를 적용한다면 늘어나는 트래픽에 대응해 서버 자원을 늘리고 노드를 분산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 클라우드 전환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인 '보안'도 차츰 해결되고 있다. 금융보안원은 금융 업계의 특수성을 반영해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라인을 개발했으며, NHN, 네이버클라우드 등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는 안전성 평가를 통과하면서 보안 기준도 충족했다. 재해 대응이 클라우드 전환의 주요 목적은 아니다. 하지만 금융권의 클라우드 전환은 많은 이점이 있다. 견고한 서비스 안정성 구현, 유연한 시스템 자원 활용, 신기술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기술을 중심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하는 테크핀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 금융권의 클라우드 도입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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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우주 이벤트'로 민간 과학적 호기심 고조...기초과학 '소통' 중요성도 커진다
우주는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다. 그리고 팽창 속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빨라진다. 1992년 헝가리 천체물리학자 조지 펄이 초신성 빛의 파장 변화를 관찰해 우주가 가속팽창하고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후 1998년 브라이언 슈미트, 솔 펄머터, 애덤 리스는 이를 실험적으로 밝혀냈다. 이러한 공로로 이들은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9일 미국의 천체물리학자 브라이언 슈미트 박사는 한국을 방문해 강연을 펼쳤다. 현재 호주 국립대학교 교수로 있는 그는 우주의 가속팽창을 밝혀내면서 우주 진화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번 강연회 구성은 브라이언 슈미트 교수의 현대 우주론과 그 전망에 대한 주제 강연, 패널 토론, 참가자의 질의와 답변으로 구성됐다. 패널로는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 이론 및 관측우주론 센터 소장인 정동희 교수가 참석했다. 정 교수는 2016년 한국을 빛낼 30인의 과학자상을 수상한 바 있고, 현재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강연회 진행은 천체물리학을 전공하고 과학커뮤니케이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국립과천과학관의 강성주 연구사가 맡아 연사와 청중 사이의 교량 역할을 했다. 강연회 참가자는 한국천문학회 주관 과학 인재양성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전국의 중고생과 천문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과 성인들 약 250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노벨상 수상자와 패널 전문가에게 묻는 사전 온라인 질문과 현장 질문을 통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국민의 과학적 호기심 날로 커져...관심 이어지도록 기초과학 소통 강화해야 최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가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130억년 이상 된 태초 우주의 빛을 포착하며 탄성을 자아냈다. 또 한국은 달 궤도 탐사선을 발사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임무에 들어간다. 이는 가장 최근에 제작된 달 궤도선으로, 이번 임무를 통해 역사상 가장 선명한 달 표면 모습을 만들어낼 계획이다. 이러한 임무는 아르테미스 계획을 비롯한 유인 달 탐사 계획에 이정표로 쓰일 전망이다. 이처럼 대형 우주 이벤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도 날로 커져가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술의 기반이 되는 기초과학 연구에 대한 중요성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올해 7월 발표한 '기초연구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명 중 7명은 기초연구가 국민의 삶에 필요하고(70.9%),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 성장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75.4%)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기초연구 역량 수준은 선진국보다 낮다고 평가한 응답자는 전체 응답자의 64.4%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일반인 응답자 1500명 중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존재를 모르는 응답자는 65.1%로 나타났으며, 이들의 연구성과를 모른다는 응답자도 69.9%로 나타났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국가 종합 연구기관이다. 현생 인류의 탄생과 이주에 대해 기후변화 모델을 통해 연구하고, 우주 암흑물질의 미스터리에 대한 가설을 검증하는 등 국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가 확산한 초기에는 바이러스의 유전자 지도를 만들어 발표하기도 했다. 기초과학연구 분야는 IT 등 응용과학과 비교해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놓기 어려운 반면, 연구 기간은 더 길어 성과를 알리거나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하지만 기초과학은 응용과학의 기초가 되며, 기초과학연구 성과는 국가의 전반적인 과학기술 발전에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필수적인 분야다. 때문에 학계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기초연구 정책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기정통부 국민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102명 중 대국민 소통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8.6%에 불과하다. 이창윤 과기정통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기초연구는 장기적으로 국가경제의 성장을 견인하고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과기정통부는 첨단기술 확보와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국가 간 기술패권 경쟁에 대비해서 기초연구의 목표성과 전략성을 보완·강화하고, 기초연구의 필요성과 지원에 대한 국민 공감대 형성, 기초연구 성과 홍보 등 대국민 홍보와 소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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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제주도에서 지역사회 중심 자율주행 서비스 실증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율주행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와 손잡고, 민·관·연 파트너와 함께 여객·물류 통합 자율주행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양사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특별자치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 등과 함께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자율주행 서비스 실증 사업 및 자율주행자동차 시범운행지구 지정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번 업무 협약 체결에는 윤형석 제주도 미래전략 국장, 곽진규 JDC 과기단지 운영단장, 장기태 KAIST 친환경스마트자동차연구센터장,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역사회 이용자 중심의 지속 가능한 자율주행 서비스 실증을 위해 시범운행지구 지정 등 제주에서 미래 모빌리티 환경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지역사회 생활 편의를 높일 수 있는 '서비스 중심 실증'에 중점을 뒀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과 플랫폼의 결합으로 실생활 이동 수요에 특화한 여객·물류 통합 서비스를 구현 및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기술검증과 신기술 체험 위주의 기존 실증 사업을 벗어나 자율주행 기술을 실제 대고객 서비스로 고도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협약에 참여한 5개 기관 및 기관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서 여객·물류 통합 자율주행 서비스 'JDC NEMO ride' 실증 사업을 추진한다. JDC NEMO ride는 라이드플럭스의 자율주행차량과 소프트웨어에 카카오모빌리티의 플랫폼 기술력과 서비스 운영 역량을 더해, 지역에서 사람과 사물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모빌리티 서비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세종시와 판교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하며 운영 노하우와 관제 역량을 갖췄으며, 라이드플럭스는 복잡한 도심환경과 악천후에도 운행이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와 제주대학교 구성원을 대상으로 사전 등록을 받고,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용자는 서비스 구간 내에서 직접 출발·도착지나 물품 상하차 지점을 설정할 수 있는 '수요응답형(DRT)' 서비스로 운영되며, 카카오 T 앱 내 'JDC NEMO ride' 서비스를 통해 자율주행 차량을 호출할 수 있다. 장성욱 카카오모빌리티 미래이동연구소장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와 제주대학교 인근에서 선보일 서비스를 통해 많은 시민이 자율주행 서비스의 다양한 가능성을 직접 경험하길 바란다"며 "카카오모빌리티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자율주행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자율주행 기술이 실생활의 편의를 높이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중희 라이드플럭스 대표는 "라이드플럭스는 제주에서 오랜 시간 자율주행 기술과 서비스 역량을 쌓아왔다. 이번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구성원과 사물 모두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율주행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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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접목한 스크린 골프, 메타보라 '샷 투 언' 모델 내년 선보인다
올해 하반기부터 메타보라(전 프렌즈게임즈)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한 게임 및 서비스 출시가 본격화된다. 카카오프렌즈 등 탄탄한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돈 버는 게임(P2E)은 물론, 대체불가능토큰(NFT) 기반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사업까지 펼칠 계획이다. 8일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 플랫폼 운영사 보라네트워크가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22'에서 보라(BORA) 간담회를 개최하고 향후 로드맵을 발표했다. 메타보라는 카카오게임즈의 게임 개발 자회사인 프렌즈게임즈가 사명을 변경하고 출범한 기업이다. 메타보라는 지난해 5월 블록체인 기업 웨이투빗을 흡수합병하면서, 웨이투빗의 자회사 보라네트워크의 블록체인 플랫폼 보라에 대해 구축과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향후 메타보라는 인기 IP를 기반으로 하는 P2E 게임 및 NFT를 선보이며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우선 엑스엘게임즈와 협력한 첫 번째 게임 아키월드를 올해 3분기 안에 선보인다. 아키월드는 인기 온라인 게임 '아키에이지'의 IP를 활용한 P2E 게임이다. 기존 작품의 기본적인 구조는 계승하되, 토큰경제에 어울리는 방식을 새롭게 도입해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 테스트 중이다.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캐주얼 골프 게임 버디샷도 올해 3분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버디샷은 '프렌즈샷: 누구나골프' 블록체인 버전으로, 사용자가 자신만의 골프팀을 만들고 세계 각지 골프코스에서 경쟁하는 캐주얼 골프 게임이다. 사용자 간 대결에서 승리하면 게임 재화 '콘(CON)'을 획득할 수 있고, 이를 다른 토큰으로 교환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게임 내 골프장 회원권 NFT를 선보이면서, 이를 보유한 사용자에게 추가적인 혜택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라이징윙스가 개발한 컴피츠도 올해 4분기 보라 플랫폼에서 선보인다. 크래프톤의 자회사 라이징윙스는 모바일 캐주얼게임 개발사로, 현재 개발 중인 컴피츠는 당구, 미니골프, 솔리테어 등 경쟁요소를 갖춘 다양한 미니게임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보라 플랫폼을 이용한 수익화는 물론, 경쟁요소를 살려 블록체인 e스포츠 시장 역시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내년까지 NFT 기반 스포츠 시뮬레이션, 캐주얼 게임 대전 등 여러 장르의 블록체인 게임을 선보인다. 특히 카카오VX가 갖춘 스크린 골프 인프라를 NFT와 접목해,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골프는 젊은 세대도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 잡았으며, 스크린골프 확산이 큰 역할을 했다. 카카오는 여기에 NFT를 접목하고 '샷 투 언'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NFT 신발을 구매해 일정 거리를 걸으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무브 투 언' 모델처럼 NFT 골프채를 구매해 스크린 골프와 연동하고, 홀인원 등 업적을 달성하면 보상을 제공하는 방식을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은 우선 한국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지향하고 펼칠 계획이다. 국내 규제에 대해 게임 개발사가 직접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으며, 특히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갖추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 금지됐다 하더라도 악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 자리에서 우상준 메타보라 공동대표는 보라의 글로벌 생태계를 확장하고 유동성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크로스체인' 환경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폴리곤과 협업한다. 크로스체인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자산과 콘텐츠를 서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보라는 클레이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작동하고 있으며, 이미 블록체인 생태계에는 다양한 네트워크 및 암호화폐 지갑 보유자도 많다. 이러한 크로스체인 전략을 통해 기존 생태계 참여자가 보라 생태계로 진입하는 것은 물론, 보라 생태계가 갖춘 IP와 콘텐츠도 다른 플랫폼으로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보라 플랫폼은 폴리곤과 협업을 위해 보라 포탈 내 NFT 거래소에서 폴리곤 NFT를 선보이는 등 사업을 확장한다. 폴리곤은 보라에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보라의 파트너사와 IP 기반 NFT를 폴리곤 생태계에 온보딩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메타보라 우상준 공동대표는 "전 세계 이용자들이 쉽게 보라의 웰 메이드 게임과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현재 메인넷인 클레이튼과 더불어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과의 크로스체인 구축을 고민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보라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으로, 여러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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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 Trend] 개인정보 침해 우려 줄이는 AI 알고리즘, 연합학습
최근 메타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대해 사용자 동의를 사실상 강제해 논란이 일었다. 메타는 마케팅 등에 개인정보를 활용한다는 방침을 안내하고,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으면 오는 9일부터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고 공지해 왔다. 많은 사용자가 이러한 강제적 동의 방식에 반발했으며, 자신의 개인정보가 마케팅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메타는 지난달 말 이러한 강제 방식을 철회했지만, 동의를 누르든 누르지 않았든 기존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메타는 개인정보 활용에 있어서 '사후 거부' 방식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명시적인 거부 의사가 없으면 이전과 동일하게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 및 활용한다. 개인정보 보호 위험과 활용 이익은 상충 관계에 있다. 개인정보 활용을 통해 사용자가 개인 맞춤형 서비스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사용자 정보가 기업 및 제휴사 등에 제공되면 개인정보 오남용이나 해킹을 통한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다. 정보주체인 사용자는 자신의 정보를 제공해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효율적인 금융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 기술에 개인정보를 활용하면 쇼핑, 교통, 여가 등 일상 곳곳에서 자신에게 최적화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업 역시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과도한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개인 맞춤형 특화 서비스를 신규 개발해 사업을 펼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 분야에서 도입된 마이데이터 사업이다. 한편으로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노출 우려 역시 커졌다. 실제로 지난해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특정 개인의 정보가 타인에게 노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설정 오류로 인해 웹 사이트에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 역시 흔히 발생한다.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가 확산하면 이러한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더욱 커진다. 인공지능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와 광고를 자동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통한 학습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어떤 정보가 수집돼 쓰였는지 확인하기 어려우며, 특히 인공지능에 의해 특정 인물의 사상이나 성향이 낙인처럼 찍혀 편견을 만들 가능성도 있다. ◆인공지능 모델이 개최하는 학술대회, 연합학습 이러한 상황에서 구글이 제안한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은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인공지능의 성능을 강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개인정보의 유출 없이 사용자 기기에 있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해, 의료 인공지능 기술 등 새로운 인공지능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으로 대표되는 기존 인공지능 기술은 방대한 데이터를 통한 학습이 필수적이다. 대규모 데이터를 인공지능 서버에 모아 두고, 서버의 고성능 컴퓨팅 성능으로 데이터를 학습한다. 여기에는 인터넷에서 수집한 문서나 데이터베이스는 물론, 개인 사용자가 검색한 키워드, 클릭한 검색 결과, 스마트폰 사용 패턴 등도 활용될 수 있다. 잘 학습된 인공지능은 향후 더 나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상품 등을 추천할 수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특정 목적의 데이터를 학습해야 한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맞춤형 서비스에 특화한 기업은 개인정보가 목적 달성을 위한 데이터에 해당한다. 구글에 따르면 연합학습은 사용자 데이터가 아닌, 데이터를 처리하는 모델을 개선해 성능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우선 데이터 처리가 가장 먼저 이뤄지는 곳은 사용자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공통 인공지능 모델은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쓰면서 검색한 결과나 사용 패턴 등을 바탕으로 데이터 처리 모델을 개선한다. 이후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개선된 모델을 서버로 전송한다. 서버에서는 모델을 취합한 뒤 개선된 공통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고, 스마트폰으로 배포한다. 이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인공지능 모델 성능은 점차 강화된다. 이때 서버에는 사용자의 실제 개인정보가 아닌, 개인정보를 처리했던 방법만 전송되기 때문에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다. 구글은 이러한 방식을 '인공지능이 개최하는 학술대회'에 비유한다. 의사가 각자 자신의 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학회에서 공유하면 다른 의사들이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질병과 증상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 이에 처음 보는 질병의 치료법을 알게 되는 것은 물론, 서로 의논해 더 나은 치료법을 개발할 수도 있다. 이때 의사가 공유하는 정보는 질병과 치료법에 대한 정보일 뿐, 환자의 개인정보가 아니다. 연합학습 역시 마찬가지다. 의사와 마찬가지로 공통 인공지능 모델이 사용자를 학습한 뒤 서버에 모여 새로운 데이터 처리 방식이나 사용 패턴을 공유한다. 개인정보를 직접 외부로 전송하지 않기 때문에 활용과 보호라는 가치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셈이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더 가까운 곳에서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간 인공지능 서비스는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서버로 데이터를 전송하기 때문에 인터넷 연결 없이 쓸 수 없고 인터넷 품질에 따라 데이터 전송 지연시간 문제도 있었다. 높은 정확도가 필요한 서비스의 경우 서버 인프라를 통한 데이터 처리가 필수지만, 일상의 간단한 서비스는 연합학습을 통해 손에 있는 스마트폰만으로도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이용한 모델 구동으로 '과부하' 우려...국내 연구진, 해결 방안 개발 연합학습은 서버 등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대규모 인프라 운영 부담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기계학습의 경우 수많은 데이터를 활용하면서 이를 보관하고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 자원도 필수적이다. 이와 달리 스마트폰 등 개인용 기기를 통해 각자 학습하는 연합학습은 일종의 분산 컴퓨팅 개념이 된다. 기업 입장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인프라로도 최적화한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할 수 있다.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나 프로세서를 사용자 개인 스마트폰으로 분산해 시스템 자원을 아낄 수 있다. 또 개선된 모델만을 사용자에게 배포하는 만큼 네트워크 부하에 대한 부담도 적다. 이 때문에 구글을 비롯해 애플, 타오바오 등 세계적 빅테크 기업들이 널리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 스마트폰의 자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과부하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공지능 모델 학습이 사용자의 스마트폰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기기 과부하를 일으켜 배터리 소모, 성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러한 우려에 대응해 기존 연합학습 기술의 학습 속도를 가속화하고, 결과적으로 스마트폰 부하를 줄일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성주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팀은 '학회'에 참여하는 인공지능 모델의 학습 기여도를 평가해 최적의 모델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또한 샘플 선택으로 줄어든 학습 시간에 대응해, 학습 기간을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모델 정확도를 개선했다. 이성주 교수는 "연합학습은 많은 세계적 기업들이 사용하는 중요한 기술이다ˮ며 "이번 연구 결과는 연합학습의 학습 속도를 향상하고 활용도를 높여 의미가 있으며,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모바일 센서 데이터 등 다양한 응용에서 모두 좋은 성능을 보여, 빠른 파급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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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 무대 넓혀가는 버추얼 휴먼...유튜브·인스타 벗어나 생방송으로 소통
버추얼 휴먼(가상인간)의 활동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동영상에서 만날 수 있었던 버추얼 휴먼은 이제 실시간 방송은 물론, 키오스크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사전에 제작된 영상만 보여주던 것을 넘어, 실시간으로 팬과 소통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버추얼 휴먼으로 이뤄진 아이돌 그룹 '이터니티'의 멤버 '제인'은 최근 뉴스 채널 생방송에 출연해 아나운서와 함께 글로벌 버추얼 휴먼 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또한 세 번째 싱글 앨범인 '파라다이스'의 주요 안무를 선보이며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이터니티는 딥페이크 기술을 통해 제작된 버추얼 휴먼이다. 제작사인 펄스나인은 사람의 얼굴, 몸, 배경 등 다양한 가상 이미지를 인공지능으로 생성하는 '딥리얼' 기술을 바탕으로 이터니티를 만들었다. 지난해 3월 첫 번째 곡 '아임리얼'로 데뷔한 이터니티는 같은 해 8월 '노필터', 올해 4월 '파라다이스' 등의 디지털 싱글을 선보여왔다. 그간 활동 무대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플랫폼이었다. 유튜브를 통해 신곡과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는 한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실제 인물처럼 버추얼 셀럽으로 활동해왔다. 펄스나인은 이번 실시간 생방송에 '딥리얼 Live'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초당 30프레임 수준으로 실시간으로 얼굴을 덧입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아나운서와 함께 방송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카메라 연출에도 안정적인 영상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펄스나인은 보이는 라디오, 유튜브 실시간 방송 등에도 이 기술을 적용해 팬과 실시간으로 소통한 바 있다. 특히 녹화된 영상이나 사진 등에 적용하던 딥페이크 기술을 실시간 방송에 적용하면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 역시 가능해진 셈이다. 펄스나인에 따르면 이러한 인공지능 역량을 내년에 더 확장해, 현재 실제 사람의 목소리를 사용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음성까지 인공지능으로 합성하는 기술도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실제 연예인의 활동을 보조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장소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방송하는 등 인간증강 관련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네이버는 올해 5월 자사의 온라인 커머스 서비스인 쇼핑라이브를 통해 버추얼 휴먼 '이솔'을 소개했다. 특히 딥페이크를 이용해 얼굴을 합성한 방식이 아닌, 실시간 3D 엔진을 이용해 완전한 가상인간을 생성한 방식이다. 쇼핑라이브에 등장한 이솔은 화장품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인간 쇼호스트와 함께 방송하며 소통했다. 네이버는 향후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더욱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성우나 시연자 없이 완전히 새로운 목소리와 외형으로 사람과 실시간 소통하는 자동화된 가상인간을 선보이는 것이 목표다. 딥페이크의 경우 실시간으로 외모를 그려낸다고 하더라도 이를 연기하는 인물이 필요하다. 반면 실시간 생성 방식은 사람의 개입 없이도 활동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챗봇 기술에 음성합성 기술이 더해지면 인간 외형을 가진 인공지능 비서처럼 활동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활동할 수 있는 무대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앞서 제20대 대통령선거 기간 중에는 후보의 모습을 버추얼 휴먼으로 제작해 각종 선거운동에 사용하기도 했다. 유세차량은 물론, 각종 토론회나 콘퍼런스 등에도 후보가 직접 참여하는 대신 버추얼 휴먼으로 제작한 후보가 축사를 보내는 등 전국에서 활동한 바 있다. 펄스나인의 경우 올해 4월 열린 월드 IT 쇼에서 나인커뮤니케이션과 협업해 버추얼 휴먼을 홀로그램 형태로 선보였다. 나인커뮤니케이션이 국내에 선보인 '프로토 홀로그램'은 부스 형태의 독립형 홀로그램 통신 플랫폼으로, 상대방의 모습을 홀로그램으로 실시간 전송하면서 양방향 소통을 지원한다. 이러한 장비를 이용하면 버추얼 휴먼이 방송이 아닌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팬과 만나 직접 소통하는 것도 가능하다. 증강현실(AR)이나 메타버스 역시 향후 버추얼 휴먼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꼽힌다. 향후 AR 글라스 등의 제품이 대중화되면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버추얼 휴먼의 모습을 보면서 대화할 수 있으며, 박물관 등 현실 공간에서도 버추얼 휴먼 큐레이터나 도슨트의 안내를 받을 수 있다. 특히 대화형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구현된 버추얼 휴먼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서비스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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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궤도선 다누리, BLT 궤적 진입 성공...135일 여정에 돌입
달 궤도선 다누리가 탄도형 달 전이(BLT) 궤적에 진입하면서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한다. 한국은 지난 6월 누리호 발사를 통해 우주로 향하는 길을 연 데 이어, 우주 탐사를 위한 첫걸음을 내딛으면서 우주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달 궤도선 다누리가 오후 2시(한국시간)를 기준으로 BLT 궤적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누리는 이날 오전 8시 48분께 고도 약 703㎞ 지점에서 팰컨9 발사체와 완전히 분리했으며, 9시 40분께 호주 캔버라에 있는 미국 항공우주국 심우주 안테나와 첫 교신에 성공했다. 당초 9시 10분 정도에 교신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으나, 지상에서 한국과 호주의 통신이 매끄럽지 못해 자료 수신이 지연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수신한 위성 정보를 분석한 결과, 다누리는 정상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태양전지판을 완전히 전개해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탑재 컴퓨터를 포함한 장치 간 통신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각 장치의 온도 역시 정상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다누리가 올라탄 BLT 궤적은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찾아낸 길이다. 지구를 벗어나 태양 등 다른 천체의 중력을 이용해 최소한의 연료로 이동할 수 있다. 발사 후 달에 가기까지 약 4개월 반이나 걸리지만, 달 궤도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진다. 지구에서 약 38만㎞ 떨어진 달을 향해 직접 탐사선을 발사하면 2~3일 만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연료 소모가 크다. 가속도를 높이는 데는 물론, 달 궤도 안착을 위한 역추진에도 연료를 소모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BLT 방식은 155만㎞라는 먼 거리를 중력에 이끌려 유영하듯 달로 날아간다. 정해진 시기에 최대 9번까지 궤도수정을 위해 추력기를 작동할 계획이다 다누리는 이틀 뒤인 7일 오전 10시경 추력기를 사용해 방향을 일부 조정할 전망이다. 이후 연로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태양 방면으로 태양과 지구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L1 포인트로 이동한다. 이후 9월 2일 다시 추력기를 작동해 지구 방면으로 방향을 전환한다. 다누리는 약 4개월 반 동안 항행 기간을 거쳐 올해 12월 중순 달 궤도에 도착하고, 12월 말까지 달 임무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임무 궤도에 안착하면 2023년 1월부터 달 상공 100㎞의 원형 궤도를 돌며 약 1년간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한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앞으로 남은 주요 고비에 대해 "우선 이틀 뒤 처음 추력기를 통해 방향을 맞추는 작업을 진행하고 9월 2일에도 방향을 전환한다. 이 작업을 마쳐야 이후 세밀한 추가조정이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달 궤도 진입 및 임무 궤도 안착 과정에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관제해야 한다. (다누리 임무에서) 모든 순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누리에는 현재 6개의 탑재체가 실려있다. 이 중 고해상도 카메라는 오는 2031년 추진될 달 착륙 후보지를 찾는 임무를 맡았다. 특히 주요 후보지에 대해서는 두 개의 카메라를 조금씩 다른 각도로 조정해 촬영하고, 고도 정보도 수집할 계획이다. 다누리에는 우주 인터넷을 위한 장비 역시 탑재돼 있다. 지구에서 달까지 무선 인터넷으로 파일을 전송하고,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재생하는 등 기술을 실증할 계획이다. 이번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할 경우 향후 심우주 통신은 물론, 경제적 가치 창출 등 다양한 방면으로 활용 시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2031년 우리 힘으로 개발한 차세대 발사체를 통해 달 착륙선을 보낸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돼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지만, 이르면 오는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예산을 구성해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차관은 "다누리는 우리나라가 처음 제작한 달 궤도선으로 누리호 개발과 더불어 우주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우주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며 "다누리 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과 다누리의 임무 운영을 통해 얻은 과학 데이터는 향후 우리나라의 달 과학 연구에도 크게 기여함은 물론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제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다누리는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에 따라 지난 2016년부터 개발한 우리나라 최초의 달 궤도선이다. 한국은 다누리 개발을 통해 심우주 항행에 필요한 BLT 궤도운영능력을 확보하고, 대용량 고추력 추진시스템을 국산화했으며, 심우주 통신에 필수적인 직경 35m의 대형 심우주 통신용 안테나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향후 본격적인 우주탐사에 필요한 기반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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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대한민국 우주 탐사 역사 첫걸음 뗐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다누리가 발사된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이번 발사는 대한민국 우주 탐사 역사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누리 발사 일정에 맞춰 미국을 방문한 이 장관은 5일(한국시간)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탐사선 다누리가 지상국과 첫 교신에 성공해 매우 기쁘다. 지구 중력을 처음으로 벗어나 달로 향하는 다누리는 대한민국 우주 탐사 역사의 첫걸음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오랜 기간 다누리를 개발해온 59개 출연연, 대학, 산업체 등 관계자는 물론,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5일 오전 8시 8분께 발사된 다누리는 발사 약 1시간 30분 뒤인 9시 40분, 호주 캔버라에 있는 심우주 안테나와 교신에 성공하며 달을 향한 여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다만 달 까지 가기 위한 BLT(탄도형 달 전이) 궤적 진입 성공 여부는 당일 오후 발표될 전망이다. 이날 이 장관,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장,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필모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다누리의 성공 발사 소식을 듣자, 박수를 치며 연구진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다. 이들은 다누리 개발, 준비, 발사까지 참여한 항우연 연구진을 격려하며 다누리가 12월 31일까지 무사히 달까지 접근해 고도 100㎞ 임무 궤도에 안착하기를 바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 장관은 "BLT 궤적 진입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2~3시간의 정밀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고, 달 궤도 진입, 1년간의 임무수행까지 앞으로 다누리가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다. 모든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때까지 정부는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지금 지구를 너머 위대한 도약을 하고 있다. 정부는 2031년 우리 발사체로 달 착륙선 자력 발사를 추진하고, 국제 유인 우주 탐사 사업에도 참여하면서 역량을 키워나가겠다"며 "대한민국이 지구를 너머 온 우주를 누리는 순간까지, 국민과 함께 나아가겠다. 다누리 임무 성공까지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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