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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유행 불가피한 이유 세 가지, 백신 접종엔 난색···방역당국 돌파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소세가 정체 국면에 들어가면서 재유행이 더 빠르게 올 수 있다는 경고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에 방역 당국 역시 재유행 우려에 따라 의료대응체계를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9528명 발생해 누적 확진자는 1836만8869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 집계된 9595명보다 67명 줄어든 수치이지만, 1주일 전인 지난 6월 24일(7221명)보다는 2307명 많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주 이후 감소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일주일간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일평균 799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주일 전(7060명)보다 930명 더 많다. 신규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9382명, 해외유입이 146명이다. 입국자 격리 면제와 국제선 항공편 증설 이후 입국자가 늘면서 해외유입 신규 확진자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 26일(135명) 이후 이날까지 엿새째 세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비중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역발생 신규 확진자 중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날 56.3%로 집계됐다. ◆ 여름철 이동량 증가·해외 유입 증가·면역력 감소까지···재유행 시기 빨라질 듯 감염병 전문가들은 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이동량 증가와 방역 완화에 따른 해외 유입 증가, 국민들의 백신 면역력 감소까지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재유행의 불씨를 앞당길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7월에 1만명대였던 신규 확진자가, 8월부터는 2만명대로 뛰었다. 또한 지난 겨울부터 봄철까지 3차 접종과 오미크론발 대유행으로 면역력이 형성됐으나 이후 약 6개월이 흘러 면역력이 감소되는 시기라는 점도 재유행 우려의 악재로 꼽힌다. 감염재생산지수에도 이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4월부터 1 미만으로 유지되던 감염재생산지수는 최근 1주간 1.01∼1.04로 소폭 상승하며 코로나19 유행이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감염재생산지수는 환자 1명이 주변 사람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를 수치화한 지표로, 1 이상이면 유행이 확산하고 1 미만이면 유행이 억제된다는 뜻이다. 전 국민 접종을 시행하더라도 참여도가 변수다. 지난 3월부터 방역패스 제도가 중단되면서 접종을 강제할 수단이 없는 데다, 다시 해당 제도를 부활시키는 것 역시 정부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4차 접종의 경우 60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종사자가 대상이다. 접종률도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3일 기준 1차 접종률은 87.8%, 2차 접종률은 87.0%에 달하지만 3차 접종률의 경우 65.0%에 머물러 있다. 4차 접종 대상자의 접종률은 33.9%에 그친다. 연령별로 보면 80세 이상은 54.5%로 절반을 넘겼으나 70대는 77.8%, 60대는 22.9% 수준이다. 백신 접종에 난색을 보이는 국민들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해 2차 접종을 완료한 회사원 박상원(45)씨는 “재유행으로 방역패스 제도가 부활한다고 해도 백신 추가 접종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백신을 맞고 나서 생기는 후유증이나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후유증을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고 여전히 백신에 대해 믿음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민주(24)씨는 “코로나에 감염됐었는데 사실 크게 아프지 않고 지나갔다”면서 “백신 접종을 했지만 그에 따른 이득이 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추가 접종에 대해서는 고민해봐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 코로나 검사·처방·진료 원스톱 병원 6206개 가동 이처럼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돌파감염 사례 증가, 방역조치 해제 등을 이유로 접종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하기 위한 원스톱 진료 기관을 운영한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감소세는 둔화되어 정체 국면이고 이번주 수요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다시 1만명을 넘겼다”며 “정부는 지속 가능한 감염병 대응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의료계와 병상 등 인프라를 정비하며 혹시 모를 재유행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40만명대까지 폭증했던 코로나 확진자는 등락을 거듭하며 대체적으로 감소세를 그려왔으나 지난주 들어 감소 폭이 둔화됐다. 이번 주말부터 계속 전주 대비 확진자가 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는 7992명으로, 직전주 7062명보다 늘어났다. 수요일인 지난 6월 29일 신규 확진자는 1만463명으로, 지난 6월 9일 이후 20일 만에 1만명을 넘어섰다. 당국은 여름철 실내 활동과 이동량의 증가, 백신 예방접종 효과의 저하, 세부 변이의 구성비 변화 등을 그 주요 원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코로나19 검사와 치료제 처방, 진료 등을 한 곳에서 받을 수 있는 호흡기 환자 진료센터 ‘원스톱 진료기관’을 이날부터 운영한다. 호흡기 유증상자와 코로나19 확진자의 진료 편의성 제고를 위해 기존 호흡기의료기관, 외래진료센터 등으로 분리됐던 의료기관 명칭을 호흡기 환자 진료센터로 일원화하기로 한 것이다. 호흡기 환자 진료센터 중에서도 검사와 치료제 처방, 진료가 한 곳에서 가능한 ‘원스톱 진료기관’도 지정해 운영한다. 이날 기준 호흡기 환자 진료센터는 1만2601개, 원스톱 진료기관은 6206개다. 정부는 원스톱 진료기관을 1만개소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박향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재유행 예측을 해보면 15만~20만명 정도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도 “15만명 내외 정도는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반장은 “15만명을 넘는 상황이 됐을 땐 기존 거점병원, 코로나19 전담병상 진료에 참여했던 의료기관 중심으로 대비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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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면역력 가을께 끝난다"···백신 4차 접종, 맞아야 할까
올가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예상되는 가운데, 방역 당국이 올 하반기 백신 4차 접종을 전 국민으로 확대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26일 방역 당국에 따르면 하반기 예방접종 계획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으나, 가을철 재유행에 대비해 감염병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역시 하반기 예방접종 계획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면역 상황이 빨리 떨어지는 경우에는 빠르게 재유행이 올 수 있지만, 면역 상황에 따라서는 재유행이 늦춰질 수도 있다”며 “예방접종에 대한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 역시 지난 9일 취임 후 첫 간담회에서 4차 접종 전 국민 확대 여부에 대해 전략을 세우겠다고 했다. 백 청장은 “향후 유행상황과 이전 접종과 감염 면역 감소 상황 등을 평가해 봐야 한다”면서 “4차 접종 효과와 백신 제조사의 변이 대비 개량백신 효과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재유행 대비 접종 전략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약 변이 대비 개량백신의 효과가 우수하고 안전하다고 확인되면 개량백신 도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4차 접종에 대한 사망 예방효과 등을 자료로 내놓으면서 특히 고령층의 경우 접종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만, 접종 연령대를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4차 접종 효과에 대한 의문과 여전히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달 8일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 면제조치까지 내려진 이후 코로나19 백신 접종 동력은 완전히 상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4차 접종 계획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지난 3월부터 잠정 중단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재개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가운데, 방역 당국은 전문가 검토 등을 거쳐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 60세 이상 4차 접종 사망 예방효과 53.3%···“또 맞으라고?” 반대 여론도 거세 현재 코로나19 4차 백신 접종은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백신 접종률은 34.6%로, 방역당국은 3차 접종군 대비 4차 접종군의 중증화, 사망 예방효과가 50% 이상이라며 특히 치명률이 높은 80세 이상의 적극적인 접종을 권고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60세 이상 연령층의 대상자(접종간격 도래자 1215만명) 대비 접종률은 34.6%이며, 80세 이상의 대상자 대비 접종률은 54.5%다. 정부는 지난 4월 14일부터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4차 접종을 진행 중이다. 연령대별 대상자 대비 접종률은 80대 이상(54.5%)이 가장 높았고, 70대(44.8%), 60대(22.9%)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16일부터 4월 30일까지 3차 접종 후 4개월이 경과한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구성원 약 151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4차 접종 효과 분석 결과에 따르면, 3차 접종군 대비 4차 접종군의 감염 예방효과는 20.3%, 중증화 예방효과는 50.6%, 사망 예방효과는 53.3%로 나타났다. 최근 4주간 위중증 환자의 87%, 사망자의 89%가 60세 이상 연령층에 집중됐고 특히 사망자 중 80세 이상이 55.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당국은 추가적인 접종으로 중증·사망 예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60세 이상 연령층의 4차 접종은 위중증·사망 예방을 목표로 하며, 특히 치명률이 높은 80세 이상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접종을 권고한다”며 “3차 접종 후 최소 4개월 경과 시점부터 접종할 수 있고, mRNA 백신 이외에 노바백스 백신으로도 접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재유행이 예상돼 접종 연령을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은 ‘불필요한 접종’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 또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하는 것은 이득이 분명하지 않다고 말해 입장 간 차이가 큰 것으로 보인다. 회사원 김진수(43)씨는 “지난해 백신패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백신을 맞았지만 그 이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서 “어차피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 전파력이 높은 대신 치명률이 낮기 때문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이득을 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데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재유행 예방을 위한 전 국민 4차 접종은 백신 부작용이 더 클 수 있고, 특히나 강제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모더나, 오미크론 막는 2가 백신 정식 허가 신청할 듯 모더나사가 코로나바이러스뿐 아니라 오미크론 변이에도 강한 새 백신의 시험 결과를 최근 내놨다. 올가을 출시가 목표인데, 우리 정부도 4차 접종을 위해 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백신이 나올 경우 기존 백신 대신 공급받기로 제조사들과 계약한 상태라서 도입에 문제는 없다는 것이 방역 당국의 설명이다. 이날 모더나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조만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2가 백신 ‘mRNA-1273.214’(이하 214)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214는 2가지 바이러스 균주에 동시에 대응하는 2가 백신이다. 기존의 모더나 부스터샷인 ‘스파이크박스’(mRNA-1273)와 오미크론 변이 표적 후보물질을 결합했다. 지난 8일 모더나가 발표한 임상 2·3상 연구 결과, 437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시험에서 2가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기존 백신보다 1.75배 수준의 중화항체를 생성했다. 이전에 코로나19에 걸린 적 없는 참가자에게 스파이크박스 50마이크로그램(μg)을 추가 접종하거나 214를 추가 접종해서 비교했더니, 오미크론에 대해 214의 중화항체 값(2479.89)이 스파이크박스(1421.24)보다 1.75배 더 많이 생성된 것으로 평가됐다. 모더나는 2가 백신을 올가을 추가 접종에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외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도 오미크론 백신을 결합한 2가 백신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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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방역 뚫린 원숭이두창,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우리나라 방역망도 뚫렸다. 코로나19 유행 감소로 인한 해외 출입국 정상화가 결국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유입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향후 대응 방안이 새 정부가 강조한 ‘과학방역’ 역량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처럼 대유행으로 확산되진 않겠지만, 새로운 증상발현 양상이나 잠복기 등을 고려할 때 ‘조용한 전파’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지기 전에 촘촘한 방역 대응안을 탄력적으로 운영해 골든타임을 지키는 게 중요한 과제로 보인다.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와 달리 잠복기가 최대 3주로 길다. 무증상 단계에선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감염 여부를 판정하기도 어렵다. 이에 방역 당국은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등 원숭이두창 발생 상위 5개국에 대해 입국 시 발열 기준을 37.5℃에서 37.3℃로 낮춰 감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유럽 등 27개국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연말까지 6개월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다만 검역 절차의 한계도 드러났다. 앞서 지난 20일 입국한 의사환자 외국인은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 방역 체계의 허점이 들통난 것이다. 이 외국인은 전날부터 인후통, 림프절 병증 등 전신 증상과 함께 수포성 피부병변 증상이 발생했으나 항공편으로 입국하며 작성한 건강상태질문서에 ‘증상 없음’으로 신고했다. 이후 기준 이상 발열이 없어 검역장을 빠져나왔고 다음 날에야 병원을 찾았다. 결국 개인의 신고에만 의존한 방역 대책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원숭이두창은 전파력이 낮고 치명률은 3~6%로 높은 편이지만, 국내 의료 체계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1% 미만 정도로 보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전 국민의 코로나19 감염력이 떨어지면서 가을께 재유행 예상까지 나오고 있어, 미리부터 촘촘한 방역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백신과 치료제 확보도 시급하다. 만약 원숭이두창이 확산할 경우 대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3세대 백신 ‘진네오스’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고령자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 감염이 확산될 경우 중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 치료제 확보도 시급한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약 500명분의 ‘테코비리마트’ 도입을 추진 중인데 7월 중순께 들여올 수 있다고 했다. 결국 현재로서는 뚜렷한 백신과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방역에 더욱 전력을 기울여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이에 의료계를 중심으로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감시체계를 구축해 의료진이 방역 당국에 바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고, 방역 당국의 책임하에 환자 격리 및 역학조사가 바로 진행되는 촘촘하고 구체적인 방역체계를 발 빠르게 적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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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률 코로나 30배' 원숭이두창, 조기발견이 관건···"감염력 낮지만 잠복기 길어"
국내에서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최근 해외 입국자 급증에 따른 추가 유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긴 잠복기와 검역 한계 등으로 조용한 지역 사회 전파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조기 발견이 관건이라고 봤다. 아울러 최근에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 초기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 검역단계에서 의심 환자를 발견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선 운항이 늘어나고 방역이 완화되면서 해외 출입객 증가에 따른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전날 국내에서 첫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미 전부터 유입됐지만 드러나지 않은 감염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병과 비교하면 감염력이 낮지만, 잠복기가 최대 21일로 길고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방역 당국은 이날 “비말 등이 주된 감염경로인 코로나19와는 달리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가 아닌 국내 일반 인구에서의 전파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과도한 긴장이나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하다”면서 “다만, 잠복기 중에 입국하거나 검역단계에서는 증상을 인지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국내에 입국한 의심 환자를 놓치지 않고 진단하는 것이 우선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생 국가를 방문 또는 여행하는 국민들의 개인위생수칙 준수 및 신고, 의료계의 적극적인 의심 환자 감시와 신고를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증상이 다양해 검역 단계에서 의심 환자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원숭이두창의 임상 증상은 발열 증세가 없고 발진이 얼굴이나 손바닥 등 잘 보이는 곳 외에 신체 내밀한 부분에도 빈번하게 나타난다고 보고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최근 보고된 원숭이두창 감염 증상은 피부에 발생하는 종기의 일종인 ‘발진’이다. 새로운 감염자 대부분 입이나 생식기 또는 항문 주변에 발진 징후가 나타난 뒤 액체가 찬 수포(물집)로 변했다고 한다. 기존에 알려진 원숭이두창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또는 피로감이었다. CDC는 “신규 환자들이 이러한 초기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염병 전문가는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강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팬데믹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에게 유행하는 천연두 같은 경우는 감염재생산지수가 3에서 6 정도로 코로나에 준하는 전파력을 갖고 있지만, 원숭이두창은 그 정도의 전파력은 아니다”라고 했다. 국내 전파 가능성에 대해선 “최근 유럽이나 미국 여행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 수준으로, 국내 코로나19 누적 치명률(0.13%)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우려스럽다. 이재갑 교수는 “코로나 초창기에는 치명률이 1%에서 10%까지 왔다 갔다 했는데 지금은 0.1% 정도까지 떨어졌다”면서 “지금 코로나 수준과 비교해 30배 이상의 사망률을 (원숭이두창이) 보이고 있다”고 했다. 한편 원숭이두창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 여부가 24일께 결정될 전망이다. WHO는 23일(현지시간) 국제보건규정(IHR) 긴급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에 대한 PHEIC 선포를 검토한다. 회의 결과는 다음 날 비상 위원회의 성명을 통해 발표된다. PHEIC가 선포되면 국제보건규정(IHR)에 따라 국제사회는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공중보건을 강화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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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한국도 뚫렸다···감염병 위기경보 '주의' 격상(종합)
국내 첫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자는 독일에서 입국한 30대 내국인으로 22일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확진자 발생에 따라 감염병 위기 수준을 ‘주의’로 격상하고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지난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의심 증상을 보인 내국인 A씨에 대해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한 결과 확진자로 판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4시쯤 독일에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입국 전날부터 두통을 시작으로, 입국 당시 미열(37.0℃), 인후통, 무력증(허약감), 피로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을 보였다. 입국 과정에서 스스로 질병관리청에 감염 의심 신고를 했고,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로 분류됐다. A씨는 전날 오후 9시께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격리병상에서 치료 중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감염병 확진 환자와 관련해 성별과 연령 등 개인정보는 공개대상이 아니다”라며 “연령이 30대라는 정도만 밝히겠다”고 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고위험군은 접종·노출 정도에 따라 최장 21일간 격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역학조사 결과 A씨에 대한 고위험 접촉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탑승한 비행기의 인접 좌석 승객에 대해서는 중위험으로 분류해 능동감시를 하기로 했다. 당초 A씨와 같은 날 부산에서 또 다른 의심환자로 신고된 외국인 B씨의 경우 음성 판정이 나왔다. B씨는 원숭이두창이 아닌 수두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확인됨에 따라 이날 위기평가회의를 열어 위기 상황을 분석·평가한 후, 감염병 위기 상황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질병청은 해외 유입 감시 강화를 위해 하반기 원숭이두창에 대한 검역관리지역을 지정하고 발생이 빈발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발열기준을 높이는 한편, 출입국자 대상 문자 메시지와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 활용 안내를 강화해 입국자들의 건강상태질문서 자진 신고율을 높일 방침이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건강상태질문서를 허위로 신고한 경우에는 검역법에 따라서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며 “해외입국자들은 의심 증상 여부에 대해서 검역관의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 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 원숭이두창 증상 잠복기 최대 3주···“공기감염은 흔하지 않아” 원숭이두창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증상은 두창(천연두)과 유사하나 중증도는 낮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원숭이두창에 대해 “잠복기는 최대 3주인데, 코로나19처럼 공기를 통한 전파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은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동물-사람, 사람-사람, 감염된 환경-사람 간 접촉을 통해 감염이 가능하다. 현재까지는 쥐와 같은 설치류가 주 감염 매개체로 지목되고 있으며, 주로 유증상 감염환자와의 밀접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감염 시 발열, 두통, 근육통, 근무력증, 오한, 허약감, 림프절 병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발진 증상을 보인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5일에서 최장 21일까지로 알려져 있다. 보통은 감염 후 6~13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 2~4주간 지속된다. 동그란 붉은 반점 같은 구진성 발진이 나타나기 시작해 수포(물집)→농포(농이 참)→가피(마르면서 굳은 딱지) 등 단계로 진행된다. 얼굴, 손바닥, 발바닥에 집중해 나타나는 경향이 있고, 간혹 입·생식기·안구에도 나타나며 다른 부위로 확산된다. 정부는 지난 8일 원숭이두창을 코로나19와 같은 2급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의심환자는 혈액, 피부병변의 조직·액·가피 등을 통해 유전자검출 검사를 받게 된다. 접촉자는 고위험-중위험-저위험 3단계로 분류하고, 고위험군에 한해 21일간 격리를 검토하고 있다. 고위험군은 확진자에게 증상이 나타난 지 21일 이내에 접촉한 동거인, 성접촉자 등이다. 저위험군은 접촉은 했으나 거리가 가깝지 않은 경우, 중위험군은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원숭이두창 환자를 진료한 의료인 등이다. 한편 방역당국은 7월 중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약 500명분을 국내에 도입할 예정이다. 테코비리마트는 해외에서 유일하게 원숭이두창 치료제로 허가받은 제품이다. ◆ 39개국 1600명 이상 확진···WHO,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포 논의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현재까지 39개국에서 1600명 이상이 나왔다. 주로 중서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발견된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지난달 초 영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중 처음으로 싱가포르에서 영국 승무원 한 명이 원숭이두창에 확진됐다. 이처럼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WHO는 이 질병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할지 여부를 오는 23일(현지시간) 논의할 예정이다.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는 대규모 질병 발생 중 국제적인 대응을 특히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WHO는 특정 질병이 ‘심각하거나 특이하다고 판단될 경우’ 이를 선언해 국제적인 협조를 통해 대응책을 마련한다.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는 현재 상황은 분명 이례적”이라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적인 공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이 코로나19보다 훨씬 높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WHO에 따르면 최근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3∼6% 수준으로, 코로나19 국내 치명률인 0.13%보다 훨씬 높다. 방역당국은 “치명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감염병에서 치명률이 1%만 넘어도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가 확진될 경우 위험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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