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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으로 전하는 우리 가곡과 우리 글
합창을 통해 우리 가곡과 우리 글을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노래에 담긴 시는 다양한 감정을 전한다.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 서울시합창단(단장 박종원)은 오는 6월 14일과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체임버홀에서 ‘쁘띠 콘서트-가곡시대(詩臺)’를 공연한다. 작다는 뜻의 프랑스어 ‘쁘띠(Petit)’를 담은 ‘쁘띠 콘서트’는 서울시합창단이 2019년부터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시(詩)를 주제로 한 우리 가곡으로 프로그램을 꾸렸다. 시와 무대를 붙여 ‘가곡시대(詩臺)’라는 부제를 붙인 이번 공연에서는 소월과 노산의 시에 곡을 입힌 가곡 독창과 중창, 시 낭송, 미술작품 영상을 활용한 무대 연출 등 다채롭고 신선한 무대를 만날 수 있다. 가곡(歌曲)은 문학적인 시에 음악이 결합한 독특한 형태의 성악곡이다. 우리 민족 시인들의 시(詩)를 근간으로 시의 내용과 정서에 맞게 곡을 붙인 가곡은 지난 100 여년 동안 우리 사회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견디고 극복할 수 있는 희망을 줬다. 이번 ‘쁘띠 콘서트-가곡시대(詩臺)’에서는 중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진달래꽃’을 비롯한 소월(素月) 김정식의 시와 ‘노산(鷺山) 이은상의 시를 들려준다. 김소월(1902년 출생)은 이별과 그리움을 주제로 우리 민족의 한과 슬픔을 노래한 시인이다. 노산(鷺山) 이은상(1903년 출생)은 예술원 공로상, 5 ·16민족상 학예부문 본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후학 양성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시인이다. 두 시인의 대표 시 ‘진달래꽃’, ‘못 잊어’, ‘산유화’, ‘가고파’, ‘그리워’, ‘동무 생각’, ‘그 집 앞’ 등은 가곡으로도 널리 불려 관객들에게 익숙하다. 특히 동일한 시를 각기 다른 작곡가가 만든 가곡들도 만날 수 있다는 점도 공연 감상 포인트다. 이번 공연에서는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을 김동진, 윤학준의 작품으로, ‘산유화’를 김순남, 김성태, 이현철 등 3인 작곡가의 작품으로, ‘초혼’을 변훈, 김원호의 작품으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노래와 함께 공연장 벽면에 펼쳐지는 수묵화, 민화 등 한국적 미술 작품을 활용한 영상과 시 낭송을 진행하는 해설자의 역할도 주목해 볼만하다. 대한민국의 대표적 역사와 문화를 담은 창작합창서사시도 관객을 만난다. 국립합창단(단장 겸 예술감독 윤의중)은 오는 5월 31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제189회 정기연주회 창작합창서사시 ‘훈민정음’을 개최한다. 국립합창단 단장 겸 예술감독 윤의중이 포디움에 오르며, 작곡 오병희와 극본 탁계석, 오병희, 연출 및 각색에 안지선이 지난해에 이어 다시 의기투합하여 선보이는 이번 정기 연주회의 협연자로는 국내·외 다수의 오페라 주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김진추, KBS 국악대상 수상자이자 현재 다양한 방송미디어 경연대회에서 활약 중인 소리꾼 이봉근, 고음악에서부터 현대합창곡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소화하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안동시립합창단, 지난 3월 국립합창단의 기획공연 ‘칼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에서 수준 높은 연주력을 선보인 클림오케스트라가 이번 공연에 함께한다. 국립합창단은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소재로 새로운 한국 창작 칸타타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합창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와 역사를 알리고자 프로그램을 기획했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훈민정음’을 무대에 올려 국립합창단을 대표하는 스테디셀러 작품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창작합창서사시 ‘훈민정음’은 세종실록 및 훈민정음 해례본, 여러 역사 고증을 참고하여 내용을 구성했다. 최초의 한글작품인 ‘용비어천가’를 비롯하여 ‘월인천강지곡’, ‘종묘제례악’, ‘대취타’, ‘여민락’ 등에서 가사와 음악적 소재를 가져와 오늘날의 경향에 맞게 재구성했으며, 조선시대 초기 백성의 삶과 그 안에 녹아있는 불교문화, 한글 창제에 영향을 준 외국 문화의 이국적인 색채 또한 작품 속에 그려내면서 역사적 서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연출과 각색을 담당한 안지선은 “‘훈민정음’ 작품 속 여러 캐릭터들을 따라 만나는 극적인 사건들을 통해 세종대왕의 고뇌를 엿볼 수 있으며, 훈민정음을 처음 마주한 이들의 감동과 환희, 사대주의로 인해 나라의 안위를 염려한 이들의 반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아 결국 큰 숲을 이루는 위대한 역사적 순간을 만날 수 있다. 우리의 위대한 유산인 한글을 물려받은 감격과 우리 민족의 긍지를 함께 누리시길 바란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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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누리는 문화'...지역 문화 살리기 위한 다양한 노력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어촌 간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지역의 문화환경 개선은 격차 해소를 위한 하나의 방안이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이하 문체부)는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이하 공진원)과 함께 ‘우리 집으로 가자’를 주제로 오는 29일까지 ‘2022 공예주간(Korea Craft Week 2022)’을 개최한다. 올해는 공예가 ‘우리 집’처럼 가깝고 친근하게 즐기는 문화가 되어, 전국에서 펼쳐지는 공예주간의 다채로운 경험과 기억을 다시 ‘집’으로 가져갈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아 주제를 정했다. 전국 648개의 공방과 화랑(갤러리), 문화예술기관 등이 참여한 공예 전시와 체험, 판매, 강연 등 총 1397개의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지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2022 공예주간 누리집에 있는 ‘공예지도’에 지역별 행사가 상세하게 소개돼 있다. 경기 의왕에 있는 '꼼지락매듭놀이'에서는 공예 전시와 함께 전승되어 내려오는 전통 문화 중 하나인 매듭을 통해 팔찌, 목걸이, 가방걸이, 장신구 등 현대적 소품을 제작해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경기 여주 경기공예창작지원센터에서 열리는 ‘2022 공예주간-경기 공예 행복 캠프’에서는 공예 관련 교육, 체험, 장터, 전시, 이벤트 등 다양한 행사를 만날 수 있다. 국제교류는 지역문화를 발전시키는 방법 중 하나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원장 정길화·이하 진흥원)은 19일 “-‘2022년도 지역문화 국제교류 지원사업(Lin.K)’ 공모를 통해 총 10건(추진지원 7건·기획지원 3건)의 국제문화교류 사업을 선정했다”라고 발표했다. ‘지역문화 국제교류 지원사업’은 지역 고유의 다양한 유·무형 자원의 가치를 국외로 확산하고자 추진하는 사업이다. 국제문화교류 사업 추진예산을 지원하는 ‘추진지원’과 전문가 컨설팅 및 교육 등 사업계획 고도화를 지원하는 ‘기획지원’을 통해 중장기적인 지역문화 자원의 발굴과 지원에 나선다. 2022년 추진지원에는 △(전남 담양) 담양군의 문화공간 ‘담빛예술창고’와 중국 광저우 ‘대용당칠호창예술관’의 공간교류 프로그램 △(강원 양구) 양구 백자와 백토를 통한 한국-영국의 도자 문화, 역사, 예술교류 △(충남 보령) 무형문화재 남포벼루장과 서각장 기반 베트남 ‘한글 손글씨’ 문화 확산 등이 있다. 이예구 진흥원 교류기반팀 팀장은 “지난 몇 년간 팬데믹으로 인해 국가 간 교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비대면 형태의 지역 문화예술 국제교류 사업을 지원해왔다”라며 “올해는 대면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국제교류 사업들을 통해 K-로컬 콘텐츠의 세계무대 확산 기반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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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국문화 홍보 명예대사 7천명, 세계와 한국을 연결한다
세계와 한국을 연결하는 외국인 한국문화 홍보 명예대사 7000명이 본격적인 활동 시작을 알렸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이하 문체부) 해외문화홍보원은 세계인의 날을 맞이해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엠비시(MBC) 골든마우스홀에서 ‘2022년 외국인 한국문화 홍보 명예대사 발대식’을 열었다. 이번 발대식은 한국문화를 통해 세계인들과 소통하고 어울리자는 의미를 담아 ‘하모니 위드 케이 컬처(Harmony with K-culture)’로 표어를 정하고 코리아넷 유튜브와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 ‘코리아월드(KOREA WORLD)’ 등을 통해 생중계했다. 해문홍은 국내외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올해 한국문화 홍보 명예대사로 활동할 제12기 코리아넷 명예기자단 122개국 4834명과 제3기 한국문화 홍보활동가(케이인플루언서·K-Influencer) 103개국 1856명을 각각 공개 선발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00여명이 늘어난 수치로서, 국적과 언어권 기준 모두 역대 최다 규모를 달성하며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홍보 명예대사들은 앞으로 1년 동안 외국인의 시각에서 현지 언어로 한국 관련 다양한 콘텐츠를 기사와 사진, 영상 등으로 제작해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고 세계인들과 소통·교류하는 활동에 나선다. 이번 발대식에서는 홍보 명예대사 선배들의 우수활동 사례와 신규 홍보 명예대사들의 활동 포부를 소개했다. 바레인에서 온 이만 술탄 씨는 그래픽 디자이너 경력을 살려 새로운 시각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 ‘케이인플루언서’에 도전했다고 밝혔고, 키르기스스탄 유학생 회장을 맡고 있는 알르바예프 백투루순 씨는 한국 유학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기사를 작성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이후 마술을 이용한 임명장 전달식과 장기자랑, 선배 기수들이 후배들에게 보내는 응원 영상 상영, 한국문화 오엑스(OX) 퀴즈대회, 해문홍 마스코트 ‘콕눈이’를 그려보고 한글로 표어 써보기, 축하 공연 등을 진행했다. 아울러 해문홍은 홍보 명예대사들이 한국문화를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오는 26일까지 온라인 축제주간을 운영한다. 코리아넷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청와대 관람과 퀴즈대회를 진행하고, 제기차기, 딱지치기 등 한국 전통놀이 배우기, 홍보 명예대사 안내 교육(오리엔테이션), 쇼핑과 관광, 음식 등 5개 분야를 주제로 한 콘텐츠(케이 토픽 시네마) 등을 제공한다. 조용만 문체부 제2차관은 “코리아넷 명예기자단과 한국문화 홍보활동가(케이인플루언서)는 세계 최대 한류 연계망으로서 코로나19로 세계가 단절된 상황에서도 한국과 세계를 연결해 주었다. 앞으로도 홍보 명예대사 한 명 한 명이 소개하는 한국문화와 역사, 관광, 정책이 세계 속의 한국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발대식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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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기자의 날' 기념식 개최...노향기 전 기협회장, '기자의 혼'상 수상
한국기자협회는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언론계를 비롯한 각계 인사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7회 기자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자의 날은 1980년 5월 20일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 검열에 맞서 전국의 기자들이 일제히 제작 거부에 들어간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제정됐다. 특히 올해는 1980년 강제 해직된 언론인이 5‧18민주화운동 관련자로 포함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한 기자의 날이라 더욱 뜻깊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을 비롯해 역대 기자협회장들이 참석해 기자의 날을 자축했다. 박병석 국회의장,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고승우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박기병 대한언론인회 회장, 김주언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 남영진 KBS 이사장,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 대표, 조한규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서양원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김경희 한국여성기자협회 회장, 김창환 한국편집기자협회 회장 등도 참석했다.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기념사에서 “기자협회는 1980년 5월20일 자정을 기해 계엄사의 검열을 거부하고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이를 계기로 당시 신군부와 언론 사주에 의해 해직된 기자만 무려 1000명이 넘는다”라며 “오늘 기자의 날을 맞아 기자협회는 새삼 다짐한다. 권력에 대한 언론 본연의 비판과 감시 기능을 소홀히 하지 않고, 언론 자유를 침해하려는 그 어떤 외부 세력의 간섭도 성역 없이 비판하겠다. 이것만이 우리 선배 언론인들이 지켜내고자 했던 기자 정신이며, 언론 신뢰 회복의 척도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축사에서 “펜은 사회의 흐름을 바꾸고 때로 칼과 맞선다”며 “1980년 5월 제작을 거부한 뜻 있는 언론인들은 쫓기고 체포되고 고문당했지만 굴복하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암울했던 시기, 언론의 자유를 위해 모든 것을 던졌던 언론인 여러분들을 역사에 기록하고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또 다시 언론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지금 우리 시대 언론은 어디에 있는가, 길을 묻고 있다. 우리 모두가 겸허하게 자신을 성찰하고 길을 찾아 행동할 때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1980년 신군부의 광주 학살이 자행되고 있을 때 뜻있는 언론인들이 제작을 거부하고 검열을 거부하는 목숨을 건 투쟁을 했다. 그것을 기리기 위해 기자의 날이 정해진 건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숙열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오늘날 언론 환경은 이전 독재 시절에 비해 많이 나아진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그러나 권력 대신에 자본의 횡포가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기자들이 진솔한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언론의 소명을 실천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당부했다.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기자의 날을 맞아 열심히 언론 활동을 하는 후배 기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한편, 언론의 앞길을 계속해서 주의 깊게 살펴봐 주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축사에 이어 ‘기자의 혼(魂)’상 시상식이 열렸다. 기자협회는 “신군부 당국의 언론 검열에 맞서 제작 거부 투쟁에 앞장서는 한편 언론 자유를 위해 온 몸으로 저항한 기자의 표상으로, 후배 언론인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며 노향기 전 기자협회장에 ‘기자의 혼’ 상을 전달했다. 노 전 기자협회장은 지난 1980년 5월 전두환 신군부의 폭압에 맞서 기자협회를 중심으로 기자들이 검열거부 및 제작거부를 결의했을 때 기자협회 부회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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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뭐할까] 국제 입양 문제 다룬 예술적 실천...아르코 미술관 기획전
“실제로 부모를 잃어 고아라고 알려진 20만~30만명의 국제 입양 사례 중 95%는 고아가 아니었으며, 그들의 어머니는 살아있었습니다.” 한국계 네덜란드인 장세진(사라 반 데어 헤이드)의 ‘산신 기관’은 2017년에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 중인 작업이다. 국제 입양과 관련한 연구 자료와 실제 입양으로 아이를 잃은 어머니들의 인터뷰, 드로잉과 텍스트로 구성된 대형 설치 작업을 통해 장 작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국제 입양의 문제점을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 산하 아르코미술관(관장 임근혜)은 오는 7월 17일까지 기획초대전 ‘올 어바웃 러브: 곽영준&장세진(사라 반 데어 헤이드)’을 개최한다. 전시에 초청된 작가 2인 중 곽영준은 한국계 미국인, 장세진(사라 반 데어 헤이드)은 한국계 네덜란드인이다. 국제 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이들이 국내 미술관에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곽영준과 장세진(사라 반 데어 헤이드) 작업의 공통점은 젠더와 성 역할, 인종에 대한 이분법적 정의, 서구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 기록 방식, 가부장적 권위 등을 해체한다는 데 있다.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임근혜 관장은 “아르코미술관은 포스트 코로나 이후 의제 발굴에 힘쓰고 있다”라며 “우리 사회 안에서의 차별과 혐오의 문제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해 두 작가를 초대했다”라고 설명했다. 두 작가는 전시에서 서구의 이성애 중심사회에서 인종적 성적 소수자로서 살아가며 겪게 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치유하려는 예술적 실천을 보여준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 차별과 폭력이 아닌 공감과 연대로의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사랑의 힘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장세진(사라 반 데어 헤이드)는 다른 인종간에 이뤄지는 국제 입양 이면에 있는 제국주의적 관습을 드러내고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한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는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아이를 해외로 입양시켜야 했던 두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왜 입양 국가는 아이가 어머니로부터 분리되고 모국으로부터 소외되는 것을 막지 못했는지” 질문한다. 아르코미술관은 “국제 입양이라는 문제에서 출발한 그의 작업은 이민자‧난민‧성소수자 등 사회의 주변부에서 마주친 이웃과 교감하며 새로운 공동체를 이루는 과정으로 이어진다“라고 짚었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와 생이별한 그의 예술 작업은 인권을 무시하는 폭력적인 국제 입양 과정에서 상실된 인간성을 회복하고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영적 수행의 과정이다. 곽영준의 조각과 영상 작품은 이성애 중심 사회의 가부장적인 시선과 타자화의 폭력성에 온몸으로 맞서는 퀴어적인 몸짓을 포착한다. 그의 작업에서 신체는 일반적인 사회 통념에 의해 정의될 수 없으며,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통념이 끊임없이 충돌하는 정치적 공간이다. 또한 작가는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상상력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유동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작가의 상상은 젠더, 인종의 차이와 다름, 나아가 가부장적인 시각에서 소외된 신체를 포용하는 의식의 확장과 예술적 실천으로 이어진다. 전시의 제목 ‘올 어바웃 러브’는 작년에 타계한 사회운동가이자 페미니즘 사상가인 벨 훅스가 1999년에 출판한 동명의 책 제목을 참조한다. 훅스는 사랑을 이성애에 한정하지 않고, 자신과 타인의 성장을 위해 자아를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로 정의하고 사랑의 실천을 차별과 폭력 등 사회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서로 다른 매체와 방법으로 작업하는 두 명의 작가를 ‘사랑’이라는 주제로 함께 소개하는 이번 전시는 고립된 개인들이 공감과 연대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 공동체의 가능성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 주제의 심화와 확장을 위해 유관기관 협력하여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6월 11일에 서강대 트랜스내셔널인문학연구소와의 협업으로 ‘젠더, 디아스포라, 기억’을 주제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한다. 또한, 6월 25일에는 젠더학 연구자, 다양성 연구자 및 사회운동가와 함께 교차하는 정체성과 다양성에 대한 토크를 진행한다. 전시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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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하는 우리를 이어주는 공예...전국서 만나는 '2022 공예주간'
“시각 장애인 친구들은 미술을 접한 경험이 적어 어렵고 하기 싫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실생활과 연결한 공예 체험이 함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경험의 장’이 된 것 같아요.” 공예가 함께 하는 우리를 이어준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이하 문체부)는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김태훈·이하 공진원)과 함께 ‘우리 집으로 가자’를 주제로 20일부터 오는 29일까지 ‘2022 공예주간(Korea Craft Week 2022)’을 개최한다. 올해는 공예가 ‘우리 집’처럼 가깝고 친근하게 즐기는 문화가 되어, 전국에서 펼쳐지는 공예주간의 다채로운 경험과 기억을 다시 ‘집’으로 가져갈 수 있기를 바라는 의미를 담아 주제를 정했다. 전국 648개의 공방과 화랑(갤러리), 문화예술기관 등이 참여한 공예 전시와 체험, 판매, 강연 등 총 1397개의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지역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2022 공예주간’의 주요 행사는 문화역서울284를 중심으로 열린다. 지난 3월 16일부터 시작된 문화역서울284 공예기획전시 ‘사물을 대하는 태도’에서는 공예주간과 연계한 전시뿐만 아니라 공예 체험, 참여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2022 공예주간’에서는 시각 장애인들이 참여한 3차원 인쇄 특별기획전시 ‘촉각의 순간들(Touch in the Dark)’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촉각을 중심으로 사물을 인식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최재일 공진원 공예본부 본부장은 19일 “올해에는 각 지역의 공예가들이 문화 소외계층과 연계해서 공예 교육·체험을 하는 ‘공예교육프로그램’ 사업을 시작했다. 전국에서 10개의 지원처를 선정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기관과 기업, 협회·단체 등도 협업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에서는 민속 유물과 현대 공예품의 협력 전시 ‘민속×공예 소소하게, 반반하게’를, 연남방앗간에서는 공예주간 특별 식음료를 수공예품에 담아 제공하는 행사를, 스테이폴리오에서는 쉼을 주제로 한 숙박공간에서의 공예 전시와 숙박권 제공 행사 등을 진행해 다시 한번 우리 일상과 ‘집’의 의미를 재조명할 계획이다. 또한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온라인 전시관을 통해 전국 주요 지역에서 열리는 공예 전시는 물론 작품 제작 과정, 교육, 강연 등 다양한 영상을 제공한다. 2018년부터 시작해 올해 5회째를 맞이한 ‘공예주간’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과 참여 방법은 공식 누리집과 누리소통망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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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담긴 현판'...국립고궁박물관 특별전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철종은 1860년 ‘백성을 보호하는 일에 대해 생각한다’는 뜻을 가진 ‘염자보민’(念慈保民)이라는 현판을 썼다. 현판에는 마음을 담았다. 백성의 생활을 안정 시키고 백성을 보호하는 것이 백성에 대한 사랑의 기본임을 강조한 것이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김인규)은 오는 19일부터 8월 15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조선의 이상을 걸다, 궁중 현판’ 특별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8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에 등재되었던 80여점의 궁중 현판과 국보 ‘기사계첩(耆社契帖)’ 등 관련 유물을 포함해 현재 국가무형문화재 각자장(刻字匠)이 사용하는 작업 도구 등 총 100여 점의 전시품을 선보인다. 2015년부터 시작한 현판 자료 연구가 첫 전시라는 결실을 맺었다. 18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인규 국립고궁박물관 관장은 “현판에는 왕이 신하에게 내린 명령과 지침, 이상적 군주인 성군이 되기 위한 도리와 노력, 백성을 위했던 마음, 나라에 대한 충성과 부모에 대한 효심 등 교훈과 경계의 글이 담겼다”라며 “게시판처럼 또 다른 소통의 방식이었다”라고 짚었다. 전시 구성은 △머리말(이하 프롤로그) ‘궁중 현판, 우리 곁으로 내려오다’, △1부 ‘만들다’, △2부 ‘담다’, △3부 ‘걸다’, △마무리(이하 에필로그) ‘현판, 시대를 넘어 함께하다’ 등 5부로 되어있다.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된 궁중 현판이 한 장소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궁중 현판 775점을 보유 중이다. 프롤로그 ‘궁중 현판, 우리 곁으로 내려오다’에서는 일제강점기부터 훼손된 궁중 현판이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되기까지의 역사를 영상으로 보여줘 우리 문화유산의 보존에 대한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또한, 근대사의 상징적인 공간이었던 경운궁(현 덕수궁)의 정문에 걸렸던 ‘대안문(大安門) 현판’을 통하여, 격동하는 역사 속에서 ‘크게 편안’하기를 바랐던 당시 사람의 소망을 느낄 수 있다. 이 현판은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현판(124x374cm) 가운데 가장 큰 현판이다. 1부 ‘만들다’에서는 현판의 글씨와 재료, 제작 기법을 보여주고 있으며, 현판 제작의 전통을 이어가는 장인을 조명한다. 현판은 각자장, 단청장 등이 만들었는데, 이들의 전통적인 제작 방식을 영상을 통하여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왕부터 당대 명필, 내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이 참여한 현판 글씨도 소개한다. 이 가운데 특히 당대 명필인 한호(韓濩·1543~1605년)가 쓴 ‘의열사기(義烈祠記) 현판(1582년 제작)’은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현판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2부 ‘담다’는 왕도 정치의 이념이 드러난 현판을 내용적인 면에서 네 개의 주제로 나누어 조명하고 있다. ‘성군의 도리를 담다’는 성군(聖君)이 되고자 학문에 매진하는 왕과 세자의 모습, ‘백성을 위한 마음을 담다’에서는 백성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인륜을 가르치기 위한 교화(敎化)의 노력, ‘신하와의 어울림을 담다’에서는 왕권(王權)과 신권(臣權) 사이의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자 한 왕의 노력, ‘효를 담다’에서는 효(孝) 사상을 담은 부모에 대한 효심과 추모 등에 대한 내용이 공개된다. 갤러리에서 대작을 보는 것 같은 경험도 할 수 있다. 3부 ‘걸다’는 다양한 기능의 궁중 현판 20점을 한 벽면에 연출해 압도적인 공간을 구성한다. 왕이 신하에게 내린 명령과 지침, 관청의 업무 정보와 규칙, 소속 관리 명단과 업무 분장, 국가 행사 날짜를 새긴 현판 등은 당시에 게시판이나 공문서 같은 기능을 하였다. 또한, 왕의 생각과 감정을 공공에 드러내는 매체로 활용하였던 왕의 개인적인 감회나 경험을 읊은 시를 새긴 현판도 볼 수 있다. 이러한 현판을 통하여 끊임없이 소통하고자 하였던 당시 조선 왕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에필로그 ‘현판, 시대를 넘어 함께하다’는 우리 주변에 걸려있는 현판의 모습과 그 안에 가치를 담아 지켜나가는 사람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소개한다. 과거와 시대, 상황이 크게 변하였지만 소통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현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 나오는 ‘홍화문사미도(弘化門賜米圖)‘그림과 관련 문헌기록을 바탕으로 창경궁의 정문인 홍화문 앞에서 왕이 백성에게 쌀을 나눠주던 장면 등을 만화영상으로 보여줘 관람객에게 ‘홍화’의 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여러 현판의 이름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영상도 상영한다.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는 창덕궁과 창경궁의 배치도인 ‘동궐도‘를 배경으로 관람객이 직접 현판의 글씨를 디지털 기술로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이 밖에도 유튜브를 통하여 전시를 기획한 전시해설사(큐레이터)와 디자이너의 전시 해설, 장인들의 인터뷰 영상을 제공하고, 전시실 전체를 가상현실(VR)로도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또한 특별전과 연계하여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과 협업으로 문화상품 4종(핸드폰 목걸이 끈·고리 장신구·명찰 목걸이 묶음·배지)을 제작·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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