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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취업자는 주는데 '쉬었음'은 역대 최대
일할 능력이 있으나 일하거나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지난달 50만명에 육박하면서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인구) 가운데 활동상태를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층은 49만7000명이다. 이는 지난 2003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은 있으나 병원 치료나 육아·가사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구직활동 자체가 없기에 경제활동인구인 실업자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청년층 '쉬었음' 인구는 2019년 2월 38만6000명에서 2020년 2월 43만8000명, 2021년 2월 44만9000명, 작년 2월 45만3000명으로 점차 늘다가 올해 2월 49만7000명을 기록했다. 1년 새 4만5000명(9.9%)이 늘었다. 통계청은 매년 한 번씩 '쉬었음'의 주된 이유를 조사하는데,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8월 비경제활동인구 부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몸이 좋지 않아서(39.4%)'가 가장 많았다. 이어 원하는 일자리(일거리)를 찾기 어려워서(18.1%), 퇴사(정년퇴직) 후 계속 쉬고 있음(17.3%), 일자리(일거리)가 없어서(7.8%), 다음 일 준비를 위해 쉬고 있음(7.1%), 일의 완료·고용계약 만료(3.4%), 직장의 휴업·폐업으로 쉬고 있음(3.0%) 순으로 높았다. 그러나 이는 전 연령을 포괄한 조사 결과이기에 청년층만 떼어 보면 '몸이 좋지 않아서' 비율은 이보다 낮고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서'의 비율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쉬었음 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에는 청년층 쉬었음 인구가 전년 동월보다 8.2% 증가했다. 일할 능력과 무관하게 비경제활동 기간이 길어지면, 취업 자체를 포기하는 '구직단념자'가 될 우려가 있다. 구직단념자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으나, 노동 시장적 사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자 중 지난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었던 자를 의미한다. 흔히 떠올리는 취업 포기자보다 다소 좁은 개념일 수 있다. 지난달 청년 취업자는 385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만5000명 줄었다. 2021년 2월(-14만2000명) 이후 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청년층 고용률도 지난 2021년 2월 이후 2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앞서 2월 고용동향과 관련해 "청년층 인구 중에서 20세 초반까지는 학업을 병행하는 인구가 많이 포함돼 있다"면서 "지난해 2월 큰 폭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경기 위축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이어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일상 회복으로 청년층이 학업에 복귀하면서 비경제활동에 유입된 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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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본 산업 트렌드 변화…건설·외식 지고 배송·OTT 뜬다
지난해 경기 둔화로 기업결합(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업종별 희비도 엇갈렸다. 성장성을 인정받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쿠팡 등 이커머스업계는 기업결합이 비교적 활발히 이뤄진 데 반해 내수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건설·외식 등은 경색 국면이 확연했다. M&A 시장, 서비스업 분야별 희비 엇갈려 공정거래위원회가 9일 발표한 지난해 기업결합 심사 동향에 따르면 제조업과 서비스업 비중이 각각 33.3%와 66.7%로 집계됐다. 제조업에서는 전체 342건 중 배달·택배 용품과 전기차·배터리 등 관련 기업결합이 27건으로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미국 반도체 부품 기업인 인테그리스의 CMC머티리얼스 주식취득 건, 보령(옛 보령제약)의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 영업양수 건 등이 눈에 띄는 사례다. 서비스업은 2021년 767건에서 지난해 685건으로 줄었는데 업종별로 편차가 컸다. 정보통신방송 분야에 해당하는 게임과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은 2021년 50건에서 지난해 57건으로 늘었다. 영화·비디오물·방송프로그램 제작·배급업도 13건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만개한 OTT 시장이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데 따른 결과다. 지난해 CJ의 OTT 계열사인 티빙이 동종 업체인 KT의 시즌을 흡수합병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업 기업결합 가운데 정보통신방송 분야 비중은 2021년 9.4%에서 지난해 11.2%로 뛰었다. 쿠팡과 SSG닷컴,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산업을 통칭하는 무점포 소매업의 기업결합 건수는 12건으로, 지난해 6월 LG전자와 SM엔터테인먼트가 홈피트니스 분야 합작법인 피트니스캔디를 설립한 등이다. 신용희 공정위 기업결합과장은 "(지난해) 전자상거래 등 비대면 사업을 뜻하는 무점포 소매업 관련 기업결합이 다수 나타난 게 특징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건설과 운수, 외식 등 분야에서는 기업결합이 감소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내수시장 위축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서비스업 기업결합 중 건설 비중은 4.9%에서 3.9%로, 음식숙박레저는 1.3%에서 0.9%로 각각 하락했다. SK 지난해 M&A 18건, 외국 기업은 美 33건 최다 자산 5조원 이상인 대기업의 기업결합은 263건으로 전년보다 12.9% 감소했다. 이는 국내 기업이 신청한 전체 기업결합 건수 대비 32.1% 수준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건수는 39건(12.9%) 줄었고 금액 기준으로는 14조7000억원(44.1%) 감소했다. 대외 M&A를 뜻하는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SK가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한화·현대차가 각각 9건으로 뒤를 이었다. M&A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SK는 지난해 건설과 환경처리시설 업체 등을 사들였다. 외국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151건으로 전체 중 14.7% 수준이지만 금액으로는 267조5000억원으로 전체 중 82.2%에 달했다.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취득한 사례는 40건으로 전년보다 18.4% 줄었으나 규모는 18조원으로 176.9% 증가했다. 미국이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이 32건, 중국과 싱가포르·영국이 각각 13건, 11건,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국경을 넘나드는 기업결합이 증가하고 있는 데 따라 공정위는 국제기업결합과를 신설하고 심사 인력을 확충하는 등 대응력 강화에 나섰다. 신 과장은 "외국 기업 간 기업결합 신고가 증가하는 추세고 국내 기업 간 기업결합(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등)에 대한 해외 당국의 심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국제 공조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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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금호석화 박찬구 회장 檢 고발...고무줄 잣대 논란
재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결과를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친족 보유 회사를 계열사에서 누락한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가운데 같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태원 SK 회장은 경고(미고발) 조치에 그쳤다. 고무줄 잣대 논란이 제기된다. 공정위, 계열사 누락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 고발 공정위는 8일 공시대상기업집단인 금호석화의 동일인 박찬구 회장이 2018~2021년 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친족이 보유한 지노모터스, 지노무역 등 4개사를 누락한 행위가 적발돼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누락된 것으로 확인된 지노모터스와 지노무역은 박 회장의 첫째 처남, 정진물류는 둘째 처남 소유다. 둘째 처남이 보유한 또 다른 회사인 제이에스퍼시픽은 2010년 폐업 후 2018년 12월 청산 종결로 간주돼 2019년부터는 지정자료 제출 대상에서 빠졌다. 공정위는 박 회장과 금호석화 회장 부속실, 자료 제출 담당자 등이 해당 회사를 일부러 누락한 것으로 판단했다. 누락 기간이 6년에 달하고 공시 의무와 사익편취 규제 등 제재를 피한 점, 3000만원 상당 세제 혜택을 받은 점 등도 고려했다. 2020년 이후 계열사 자료 허위 제출로 검찰에 고발된 사안은 총 5건으로 박 회장에 앞서 김상열 전 호반건설 회장, 박문덕 하이트진로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이호진 전 태광 회장 등이다. 다만 비슷한 사안에도 고발되지 않은 기업인이 있어 형평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달 공정위는 최태원 SK 회장이 킨앤파트너스 등 4개사를 계열사에서 누락한 사실을 적발하고도 경고 조치에 그쳤다. 이들 회사는 최 회장 동생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거나 계열사 임원이 지분을 소유한 곳이다. 공정위는 최 회장이 위법 행위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봤다. 이 밖에 신동빈 롯데 회장과 이순형 세아 회장 등도 경고 조치로 마무리된 바 있다. "SK와 금호석화 법 위반 인식 가능성 차이" 이와 관련해 민혜영 공정위 기업집단정책과장은 법 위반 인식 가능성 차이라고 해명했다. 민 과장은 "SK는 (계열사) 지분을 비영리 법인 임원이 보유하고 있어 (최 회장이) 인식했을 가능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며 "금호석화는 회장 부속실에서 (누락된) 회사 정보를 관리해 왔지만 SK는 그런 정황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박 회장이 1~2년 누락했다면 경고 처분이 됐겠지만 동일인, 임원, 담당 직원이 계열사를 모두 알고 있었고 지노모터스와 지노무역 누락은 공정위에서 먼저 확인한 건"이라며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을 무시한 심각한 사안"이라고 부연했다. 공정위는 금호석화가 공시 의무 등을 회피하거나 세제 혜택을 누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계열사를 누락한 것으로 봤다. 특히 지노모터스와 지노무역은 과거 광우병 사태 때 물대포를 제작·수출한 회사라 그룹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계열사에서 제외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민 과장은 "이들 회사가 금호석화 계열사라는 게 드러나는 것을 원치 않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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