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잭팟’ 후 잠잠한 조선업계, 中보다 앞선 LNG선만이 희망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석유선 기자
입력 2020-09-16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23조원 슬롯 계약 이후 발주 가뭄...빅3사, 하반기 LNG선 수주에 사활

지난 6월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 100척 수주의 물꼬를 튼 국내 조선3사가 하반기 들어 계속되는 수주 가뭄에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글로벌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계속 미루고 있는 탓이 크다. 8월 말 기준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사는 올해 목표 수주량의 20%밖에 채우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업계는 LNG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1, 2위를 다투는 중국을 기술력으로 따돌릴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 조선사는 글로벌 선주들의 요청에 따라 발빠르게 첨단 LNG선을 건조해 무사히 인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싱가포르 EPS사가 발주한 LNG연료 기반의 1만4800TEU급 컨테이너선의 시운전을 마무리하고 15일 인도했다. 1만2000㎥급 대형 LNG 연료탱크를 탑재한 이 선박은 1회 충전만으로 아시아·유럽 항로를 왕복 운항할 수 있어 경제성과 효율성이 탁월하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현대중공업 제공]


반면 이보다 7개월 앞서 2017년 9월 프랑스 CMA CGM사가 발주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중국에서 10개월째 건조가 지연되고 있다. 한국의 LNG선 기술 경쟁력이 중국보다 압도적 우위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기술적 우위를 앞세워 현대중공업이 하반기 LNG선 수주고를 채워나가고 있다. 지난 7월 말 유럽 및 버뮤다 소재 선사 두 곳과 LNG선 4척 건조계약을 맺었다. 이는 올해 한국 조선업계의 첫 LNG선 수주였다.

이후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선사인 대한해운과 4400억원 규모의 LNG선 2척 건조계약을 맺는 한편 석유화학제품운반(PC)선 6척, 여객선(RO-PAX) 1척 등을 몰아치기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국영에너지기업 노바텍의 LNG선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북극 LNG 개발 프로젝트 ‘아틱 LNG-2’를 추진 중이며 조만간 LNG운반용 쇄빙선 발주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두 회사는 러시아에서 이미 LNG 쇄빙선을 수주해 본 경험이 있어 러시아가 발주에 앞서 양사를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의 예상 발주 물량은 12척이다. LNG 쇄빙선의 1척당 단가는 3000억원으로 예상돼, 두 회사가 모두 수주할 경우 3조원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이 추진 중인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8척 이상의 건조의향서를 받아놓아 수주 전망이 밝다. 건조계약이 맺어지면 연내 수주고를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그나마 지난 6월 카타르 LNG선 슬롯 계약이 체결됐지만, 2016년 최악의 수주절벽 상황에 맞먹을 정도로 발주가뭄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하반기 러시아와 모잠비크 LNG선 수주가 유일한 희망이라 최종 건조계약까지 사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