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확대하는 보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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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0-09-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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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금리 장기화·코로나19로 수익성 악화…고수익 부동산PF 비중 늘려

  • 장기적으로 자본적정성 하락…IFRS17 도입 시 건전정 악화 우려

대형 보험사를 중심으로 보험업계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급액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자산을 운용할 투자처를 찾지 못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부동산PF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연체율 상승과 부실이 발생할 경우 자본적정성이 하락하는 등 장기적으로 보험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저금리 장기화와 코로나19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보험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취급 규모를 늘리고 있다. 서울의 한 재건축 부지 모습.[사진=아주경제DB]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보험사의 부동산PF 대출채권 잔액은 33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5조8000억원) 대비 7조8000억원(30.2%) 증가했다.

보험사 별로 보면 이 기간 한화생명의 부동산PF 대출 규모는 전년 대비 38% 급증한 5조7664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의 부동산PF 규모는 6조9233억원으로 지난해 6조968억원 대비 14% 늘었고, 삼성생명과 농협생명 역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14% 증가했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앞다퉈 부동산PF 규모를 늘리고 있는 데는 마땅한 자산운용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주요 투자처인 채권이 코로나19와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부동산PF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매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3.5%에 불과했다. 생보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2011년 5.22%, 2012년 4.75%, 2013년 4.61%, 2014년 4.51%, 2015년 4.02%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후 2016년 이후에는 4% 밑으로 추락했다.

특히, 최근 부동산 가격이 치솟으며 재건축과 재개발 붐이 일었던 것도 보험사들이 부동산PF를 확대하게된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지난 6~7월 공급예정인 아파트 6만1951세대 중 58%인 3만6427세대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 사업으로 공급됐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꾸준히 자산운용 수익률이 하락해온 데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수익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이 다소 있더라도 부동산PF를 취급해 수익성을 올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동산PF 확대가 자칫 보험사의 부실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PF 등 대체투자는 요구자본(신용위험액)이 경기침체·자산부실화 등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타 자산 대비 높아 추가로 쌓아야 할 자본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부동산 PF대출의 경우 특정 부동산을 담보로 사업주체에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수익률이 높지만 연체율 증가 또는 부실이 발생할 경우 건전성이 크게 하락할 위험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의 대체투자는 대부분 장기보유 목적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당장 손실에 대한 부담은 없지만 향후 연체율 상승과 부실이 발생할 경우 자본적정성이 하락할 위험이 존재한다"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보험사들의 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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