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테크노킹, 일론 1세 전하"...머스크의 기행에는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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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3-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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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통치자를 알려주기 위한 '영리하지 않은'(not-so-subtle) 방법"

  • '테슬라 세미' 전기 트럭 사업 본격화 앞둔 테슬라의 노이즈 마케팅?

미국 실리콘밸리의 괴짜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또 다시 기행을 일삼았다. 자신의 직함을 최고경영자(CEO)에서 '테슬라의 테크노킹(기술왕)'으로 변경하겠다고 공시한 것이다.
 
15일(현지시간) 테슬라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에서 이날부터 머스크 CEO의 직함을 '테슬라의 테크노킹(Technoking of Tesla)', 자크 커크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마스터 오브 코인(Master of Coin)'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다만, 테슬라는 이들 두 사람의 새로운 공식 직함과는 별개로 CEO와 CFO 명칭과 직무는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문서에서 테슬라 측은 어떤 이유로 머스크와 CFO에게 이러한 직함을 추가했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언론의 논평 요청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테크노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이날 공시 자료가 공개된 후 언론들과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새로운 '기행'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미국 정보통신기술(IT) 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는 "테슬라의 기술왕, 일론 1세 전하"라면서 이와 같은 소식을 전하고는 "세계의 최고 통치자가 누구인지 알려주기 위한 머스크의 '영리하지 않은'(not-so-subtle)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며 세계 최고 부자의 자리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에게 넘겨준 데다 테슬라 일부 투자자들이 머스크의 트위터가 주가를 떨어뜨렸다고 그를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테크크런치는 테슬라의 장난스러운 공시 내용이 머스크에 대한 고소 재판과 향후 SEC의 규제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한편, 커크혼 CFO의 직함은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자 사실을 암시하는 동시에 유명 드라마인 '왕좌의 게임'의 세계관을 공유했다는 지적이다.
 
테슬라는 지난 1월 암호화폐의 일종인 비트코인을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어치 매수하고 향후 테슬라 제품을 구매할 때 비트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비트코인 매수 이후 테슬라의 주가는 비트코인 시장과 연동해 변동성이 높아졌으며,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며 테슬라의 주가는 급락한 상태다.
 
테슬라의 주가는 지난 1월25일 장중 주당 900.13달러, 다음 날인 1월26일에는 종가 기준 883.09 달러의 최고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8000억 달러를 돌파했지만, 이후 이번 달까지 20%가량의 주가가 빠진 상황이다.
 
테슬라의 주식은 지난 8일 주당 560달러 대까지 붕괴했으며, 이후 낙폭을 일부 회복해 주당 700달러 선, 시총 6800억 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의 기사.[사진=테크크런치]

 
'테크노킹·코인마스터', 전기트럭 사업 본격화 앞둔 테슬라의 노이즈 마케팅?
 
일각에서는 이날 공시에서 제롬 기옌 테슬라 자동차부문 사장이 트럭 사업팀 사장으로 부임한 내용을 들어 향후 테슬라의 발표 행사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예상도 내놨다. 테슬라가 전기트럭 모델 양산과 차량 양도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이와 관련한 머스크의 발표 행사가 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테슬라의 합류한 기옌 사장은 미국 자동차 업체인 다임러에서 세미트럭 모델 개발과 운영 업무를 담당해온 트럭 사업 전문가다.
 
테슬라 합류 당시에도 트럭 사업팀에서 테슬라의 세미 트럭 모델인 '테슬라 세미(Tesla Semi)'를 비롯한 각종 차량 모델 개발 사업을 전담해왔다. '모델S' 개발 역시 그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8년 당시 '모델3'의 양산 문제가 불거지자, 자동차부문 사장으로 부임한 기옌 사장은 모델3의 양산 라인을 단 몇 주만에 구축하며 테슬라를 위기에서 구해냈다고 평가받는다.
 
따라서 기옌 사장이 이번 인사에서 자신의 전문 분야인 트럭 사업 부문으로 다시 자리를 옮기면서 향후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전기 트럭 사업에 힘을 싣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것이다.
 
실제, 테슬라는 올해 자사의 첫 전기트럭 양산 모델인 테슬라 세미의 차량 양도와 픽업트럭 모델인 '사이버트럭'의 양산을 예정하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트위터에서 테슬라 세미의 실제 양산 제품의 성능 시험 모습을 동영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각각 2017년과 2019년 공개한 두 모델 모두 그간 양산 과정에서 차질이 이어지며 관련 일정을 늦춰져왔다. 때문에 트럭 전문가이자 공장 양산 라인 구축 전문가인 기옌 사장을 투입해 이를 빠르게 해결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현재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상업성이 있음에도 아직 전기차 시장의 미개척 영역으로 꼽히는 전기 트럭 부문을 놓고 다수의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사기 창업'으로 논란이 일었던 니콜라를 비롯해 전통 자동차 업체인 제너럴 모터스(GM)과 포드, 로즈타운모터스 등이 해당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경쟁 업체보다 모델 출시와 양산 일정을 빠르게 앞서가며 시장을 선점해왔던 것이 테슬라의 핵심 전략인 만큼, 향후 테슬라는 같은 전략을 전기 트럭 시장에도 풀어낼 공산이 크다는 해석이다.
 
        [출처=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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