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청년농부를 바라보는 소년농부 한태웅의 가슴 뛰는 농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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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1-03-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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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 고등학교 2학년. 입시준비로 한창 바쁠 나이다. 학교가 끝나면 야간자율학습을 하거나 학원을 간다. 소년농부 한태웅은 학교-학원-집이라는 루틴으로 살아가는 또래 친구들과 달리 등교 전과 방과후 농사를 짓기 위해 논과 밭으로 향한다. 게임보다, 연예인이 되는 것보다도 농사가 좋다고 말하는 18살 소년농부 한태웅.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농사짓는 모습을 보고 자란 그는 4000평의 논과 3000평의 밭농사를 지으며 경운기, 이양기, 트랙터, 관리기 등을 스스로 다루고 있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빨리 꿈을 찾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왔다. 또한, 그의 구수한 사투리와 어른스러운 말투는 농부로서 한층 더 강한 이미지를 준다. 대농을 꿈꾸는 소년농부 한태웅과 가슴 뛰는 농사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한태웅 페이스북/소년농부 한태웅]

 

​Q. 농부의 삶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농부가 아닌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A. 농업을 근본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농부 외에 하고 싶은 일은 없어요. 허나 농촌을 알리기 위한 일들은 생각해봤죠. 예를 들어 제가 트로트를 좋아하는데 전국 농촌을 다니며 노래를 불러드리는 농촌 가수를 생각해 본 적은 있어요. 또한 우리 농촌을 알릴 수 있다면 어디든 갈 수 있어요. 농부를 하면서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무엇보다 편해요. 상사 없지, 정년퇴직 없지, 마음 또한 편하지. 하지만 그 어떤 직업보다 값진 직업이에요.

Q. 친구들과는 어떠한 대화를 많이 하나요?

A. 친구들과는 보통 중고 사이트에서 콤바인 매물을 보여주며 ‘어떤 게 더 이쁘냐‘ 라고 물어봐요.

Q. 일찍 철이 든 탓에 부모님께서 대견스러움과 아쉬움 그리고 걱정이 많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께서 한태웅 군에게 어떠한 말씀을 제일 많이 하시나요?

A. 부모님께서는 “그 무엇보다 경험이 제일 중요하다”라고 말씀하세요. “어린 나이에 너의 꿈은 농부지만 농업에 관련 없는 일도 기회가 되면 해 보거라” 라고 말씀하시고요.

Q. 친구들은 본인을 보며 뭐라고 하나요?

A. 친구들은 저를 보며 ‘애늙이’라는 말과 ‘할아버지’라고 많이해요 (웃음).

Q. 농한기에는 무엇을 하며 보내나요?

A. 농한기엔 땅이 얼어있어서 기계 빠짐이 적거든요. 그래서 논과 밭을 다니며 거름을 뿌리고 축사 관리를 해요.

Q.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요?

A. 학교 다니며 농사를 짓는데 체력 관리가 힘들기는 해요. 농사일을 하면서 힘들지만 마음 적으로 충전이 되는 것 같고 기분이 좋아져요.

 

[사진= 한태웅 페이스북]



 

 

Q.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해요?

A. 바쁜 농번기 기준 새벽 4시30분에서 5시에 일어나서 7시30분에 학교가기 전까지 일을 하고 학교 다녀와서 5시 6시가 되면 8시 9시까지 주로 논을 다녀요.

Q. 농가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 어떠한 제도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A. 일단 지금도 자동화가 되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 더욱 자동화될 수 있는 기계가 발명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또 젊은이들이 농촌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전국 학교에서 우리 농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농어촌 교육 등을 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관심을 갖는 학생들을 농업 인재로 성장시켜 토지, 축사 또는 기타 부분에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한태웅 페이스북]

Q. 농촌의 현실과 인식은 어떤가요?

A. 농촌의 인식은 하찮고 힘들고 더럽다고 생각해요. 힘들고 남들보다 거름을 많이 만지긴 합니다만 이 일들이 하찮은 건 아니에요. 농업인이란 직업이 있기에 대한민국 먹거리가 있는 거예요. 또한 고령화가 너무 심해요. 제가 방송 활동을 하며 농업에 관심 있는 분들께서 정년퇴직이 없고 상사가 없다는 말에 크게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Q. 트로트 외에 좋아하는 노래나 농사를 지으면서 즐겨 듣는 음악이 있나요?

A. 트로트를 즐겨 듣지만 발라드도 가끔은 들어요. 그렇지만 대부분 트로트나 옛날 노래를 들으며 일을 하고 ‘흙에 살리라’와 ‘나그네 설움’, ‘불효자는 웁니다’ 등의 노래를 즐겨들어요.

Q. 농부로서의 한태웅, 학생으로서의 한태웅, 사람으로서의 한태웅은 어떠한 사람인가요?

A. 농부로서 한태웅은 흙을 사랑하고 곡식을 하나라도 더 생산하여 드시는 분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사람이에요. 그리고 학생으로서 한태웅은 공부에는 관심 없고 친구들과 노는 것만 좋아하는 철없는 한태웅입니다. 사람으로서 한태웅은 열심히 멋있게 착하게 베풀며 살고 싶은 한태웅 이고요.

Q. 농사의 첫 시작은 어땠나요?

A. 농사의 첫 시작은 설레기도 했었고 고난과 역경도 많았어요. 지금도 역경은 있고 아직도 배울 점이 많지만 조금 성장한 저를 보면 뿌듯하고 더 열심히 살고 더 배우고 싶어요.

Q. 농부 생활을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나요?

A. 너무 힘들었을 때는 가축이 죽어나가고 벼가 쓰러지고 농작물이 야생동물에 피해를 봤을 때예요. 이때 어른들께서 달래주시면서 잘못된 방법을 고치고 배웠어요. 그리고 구슬픈 옛노래를 들으면서 달랬고요.

 

[사진= 한태웅 페이스북]

 

​Q. 앞으로 재배하고 싶은 작물이 있나요?

A. 끝까지 벼농사에 몰두할 계획이에요.

Q. 앞으로 어떠한 농부가 되고 싶은가요?

A. 밑에서부터 올라가는 대농이 돼서 훗날 소농에서 대농이 된 한태웅으로 불리고 싶어요. 그리고 가축을 늘리고 내 논과 축사를 크게 만들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일을 해야 될지, 잘하는 일을 해야 될지, 안정적인 일을 해야 될지 고민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잘하고 안정적인 일, 잘하는 일 모두 좋지만 무엇보다 내가 행복해지는 일, 웃음이 피는 일을 하시면 좋겠어요.

 

[사진= 한태웅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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