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인상 후폭풍] 조선업계, 수주 늘고·선가 올랐지만...실적은 여전히 '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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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4-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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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올해 전세계 조선 수주 물량의 절반을 쓸어담으며 역대급 수주실적을 기록 중임에도 올해 1분기 실적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조선업계가 불황이었던 지난해 1분기 수주실적이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상반기 공급되는 선박용 후판가격이 톤(t)당 10만원 가량 인상돼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53.72% 감소한 563억원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99.64%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중공업은 영업손실폭은 22.24% 줄어들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되고 수주 가뭄을 겪었던 지난해 1분기 수주실적이 올해 1분기 영업실적에 반영되는 것이 원인이다. 특히 선박용 후판가격의 인상으로 실적악화 폭은 더욱 커지게 됐다.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주 조선3사와의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t당 10만원 수준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현대제철도 비슷한 수준으로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후판 가격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한다. 이번 인상으로 인해 선박 건조비용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도 줄어드는 셈이다.

그 동안 조선업계는 "후판가격인 인상되면 다시 불황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조선업계는 철강업계와의 후판 가격 협상에서 올해 초부터 수주실적이 좋으니 해당 수주가 영업실적으로 반영되는 내년까지만 후판가격은 동결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지나치게 급등한 철광석 가격으로 인해 철강업계의 손실이 커지자 4년간 동결됐던 후판 가격인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 해도 조선3사 모두가 목표수주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조선사들은 선박을 수주하면 1년 뒤 작업을 시작할 때부터 실적에 반영된다. 내년부터는 분명 업황이 개선될 것인데 너무 이른 가격 인상"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 실적악화 고개만 넘으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조선사들이 '저가수주' 경쟁에서 벗어나 조선가격 인상에도 성공하고 있어 하반기부터는 실적 개선을 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당초 작년 4분기의 신규 수주 급증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수주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었지만, 예상과 달리 1분기 신규 수주가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신조선가도 최근 130포인트를 돌파했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3사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123억9000만 달러(약 13조9900억원)어치의 선박을 수주했다. 올해 3사의 합산 수주목표치 304억 달러의 40.75%를 1분기 만에 달성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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