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게임 진격] 인재 ‘블랙홀’된 게임산업…영화업계는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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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04-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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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품 경쟁보다 치열한 인재 쟁탈전

  • 치솟는 몸값···금융업보다 비싼 게임업 연봉

  • 게임업계에 인재 빼앗긴 영화업계 '한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국 게임업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다보니 각 기업마다 ‘인재 모시기’에도 혈안이 돼 있다. 중국 게임업계에선 제품 개발 경쟁보다 인력 스카우트 경쟁이 더 심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제품 경쟁보다 치열한 인재 쟁탈전

영화업계 특수시각효과 기술자로 일하다가 게임사로 이직한 류씨는 최근 베이징청년보를 통해 "나뿐만이 아니다. 올초에만 각종 업계에 종사하던 친구들이 게임회사로 이직했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업계 성장성을 보고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애널리시스가 발표한 '2021년 중국 게임산업 인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게임 개발·운영회사에 종사하는 인력만 70만명이다.

하지만 중국 게임산업은 여전히 인재에 목마르다.  중국 인력자원부는 향후 5년간 중국  e스포츠 선수 200만명, e스포츠 운영가 150만명 등 e스포츠 업계 인력이 총 350만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중국 상하이 현지 게임사 쥐런네트워크 우멍 CEO는 지난해 중국게임산업 총회에서 "중국 게임산업이 오늘날 폭발적으로 성장한 건 양질의 게임 덕분이고, 결국 양질의 게임은 인재가 만드는 것"이라면서 "현재 게임회사마다 제품 개발 경쟁보다 인재 모시기 경쟁이 더 치열하다"고 인재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 치솟는 몸값···금융업보다 비싼 게임업 연봉

상황이 이렇다보니 게임업계 인재 몸값은 나날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3월 중국 구직사이트 즈렌자오핀의 업종별 연봉 순위에서 중국 게임업이 평균 연봉 1만2158위안으로, 금융업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게임업계는 중국에서 가장 두둑한 보너스를 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중국 릴리스게임즈는 지난해 출시한 게임 'AFK아레나'가 대박을 치면서 해당 개발팀에 1억9000만 위안(약 326억원)의 '통 큰' 보너스를 지급했다. 팀원 1인당 평균 200만 위안씩 보너스를 챙긴 셈이다. 

그만큼 다른 경쟁사에 인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회사의 인재 유치 전략이기도 하다. '2021년 중국 게임산업 인재 보고서'도 게임시장 인력 쟁탈전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마다 보너스, 복리 등 비용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 게임업계에 인재 빼앗긴 영화업계 '한숨'

심지어 게임업계 인재가 부족하자 이제 게임회사들은 영화업계 인재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실 게임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2D·3D, 애니메이션, 시각특수효과 등 방면의 인력은 영화업계와도 많이 중복된다. 특히 영화업계 시각 특수효과 방면의 고급 인재는 연봉의 2배를 불러서라도 모셔온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게임업계가 '인재 블랙홀'이 되면서 영화업계만 괜히 피해를 보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게임업계는 호황을 누린 반면, 영화업계는 영화 상영이 중단되며 직격탄을 입었다. 게임업과 영화업이 희비가 엇갈리면서 영화업계 인재 이탈은 더 가속화했다는 지적이다. 

게임업계와 영화업계의 연봉 격차도 크다. 중국 헤드헌팅 정보업체 례핀에 따르면 1~3년차 게임아트 종사자 연봉 평균은 월 2만1000위안이다. 반면 영화 시각특수효과 업계의 경우 초봉이 평균 월 5000~1만 위안에 불과하다. 

중국 최초 SF영화 '유랑지구' 시각 특수효과팀으로 참여했던 중국 유명 특수효과 업체 모어VFX(MORE VFX)도 인재에 목마른 건 마찬가지다. 모어VFX 창업주 쉬젠은 "게임업계의 불도저식 인재 빼가기로 영화업계 시각 특수효과 업계가 인재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며 "남은 인재라도 붙잡기 위해서 제품·서비스 가격을 70~80%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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