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보경 칼럼] (4) 달러화 시뇨리지 효과.. 중국이 미국을 쉽게 제치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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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 ㈜프론티어 M&A 회장
입력 2021-04-18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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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 회장] 


투자의 정석에서 “높은 수익을 원한다면 높은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원칙은 대부분의 투자가들이 즐겨 사용하고 있는 말이며, 대부분의 투자가들이 수긍하는 투자원칙이다. 하지만 위험은 금융시장에 참가하는 투자가들에게 전가할 수 있어 무위험에 가깝고,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방법이 있다. 만약 투자를 해도 손실은 없고 엄청난 수익만 발생한다면, 이러한 투자는 경쟁의 논리도 필요 없고 승패에 관계없이 재화는 점점 특권을 가지고 있는 집단에 쌓이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되면, 시간이 갈수록 재화는 독점화될 것이고 세상의 빈부격차는 갈수록 더욱 커질 것이다. 이것이 기축통화국이 누릴 수 있는 시뇨리지 효과(Seigniorage Effect)이다.

시뇨리지(Seigniorage)는 기업과 가계의 재화를 국가로 끌어들여 엄청난 재정수입을 가져올 수 있고, 화폐를 발행하여 인플레이션을 조장할 수도 있으며, 중앙은행과 국가의 배분을 통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지나치면 기업과 가계의 몰락으로 경제의 균형이 깨지고, 화폐발행을 지나치게 남발하면 초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이 발생하여 국민들을 도탄에 빠지게 만든다. 강대국의 지위를 누렸던 수많은 국가들이 시뇨리지를 과도하게 추구하다 멸망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인류 최초로 전세계 투자금융제국을 건설하는데 성공한 로스차일드(Rothschild Family)는 중세의 많은 국가들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시뇨리지 효과의 위력을 알고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그리고 미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만들었고, 그 초강대국의 화폐발권력을 독점하는 세력이 되어 세계투자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갖게 되었다. 로스차일드가 세계투자금융시장을 지배하게 된 계기는 로스차일드가 발행한 어음을 신뢰하여 상인들이 화폐기능으로 사용하고, 유통되는 시장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신용이 무너지면 아무리 강한 상인집단이나 국가라 해도 바로 무너진다. 중세의 군주국가들과 근세의 많은 국가들이 화폐를 남발하여 국민들을 도탄에 빠지게 만들었기 때문에 쇠락하거나 멸망하게 된 사례는 많이 있으며, 해가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패권을 미국으로 넘어가게 만들 정도로 시뇨리지의 위력은 강력했다.

고전적인 시뇨리지 효과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의 액면가액에서 화폐를 제조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차감한 금액이다. 수식으로 나타내면, “시뇨리지 효과(Seigniorage Effect) = 화폐의 액면금액 – 화폐의 제조원가”가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미국의 FRB가 100달러짜리 지폐 한 장을 찍어내는 비용은 19.6센트 정도 된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99.804 = $100 - $0.196”가 되어 미국의 정부와 FRB는 100달러 지폐를 발행할 때마다 99.804달러의 시뇨리지를 챙기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미국은 1달러도 안되는 제조원가를 투입하여 100달러가 넘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 최대의 재정 및 무역 적자국이자 세계 최대의 소비국인 미국이 세계 초강대국으로 군림할 수 있는 이유이다.

레버리지(Leverage)를 이용하여 파생금융상품을 만들면 100달러를 가지고 10,000 달러 이상의 파생효과도 만들 수 있다. 기축통화의 시뇨리지와 파생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기축통화의 발행, 기축통화의 유통, 기축통화의 결제시스템, 파생금융상품의 개발 및 유통 등의 4박자를 갖추고, 화폐가 유동되는 금융시장을 만들어 지배하면 된다. 미국과 유대인들은 거의 완벽하게 세계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미국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전세계 국가나 기업들 대부분은 미국정부가 발행한 국채에 잉여달러의 대부분을 투자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과 유대인 투자금융집단은 달러의 발행과 국채의 발행을 적절하게 조율하며 세계투자금융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나머지는 다른 국가와 투자가들이 거래를 통해 수익과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 군사적 우위와 외교력을 동원하여, 적절하게 투자 및 금융상품거래에 개입하고 유통시장을 움직이면 된다. 이것이 미국과 유대인들이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국가가 되는 것은 간단하다. 세계가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축통화의 권리를 미국 달러에서 중국 위안화로 바꾸면 된다. 문제는 중국은 아직 미국의 기축통화권을 대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중국이 기축통화를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해도, 기축통화의 유통, 기축통화의 결제시스템, 파생금융상품의 개발 및 유통 등에 대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중국이 세계 1위의 강대국이 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미국이 반도체와 통신 분야에서 중국의 진입을 저지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통화의 결제시스템을 지키기 위해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8,000개 이상의 암호화폐(Cryptocurrency)도 시뇨리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암호화폐는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높아지며, 시뇨리지 효과도 높아질 수 있다. 암호화폐는 아무리 완벽하게 암호화된 전자코드를 가지고 있어도 사람들이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반면에 아무리 엉터리 암호화폐라 해도 많은 사람들이 가치를 인정하여 거래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보유하면 그 가치는 높아진다. 때문에 암호화폐는 투기든 투자든 아니면 단순한 거래의 수단이든 관계없이 특정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사람들을 많이 모으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암호화폐를 발굴하는 사람들은 해킹방지, 자금출처의 차단, 전자결제의 대체수단, 달러의 남발에 따른 가치보존 등을 주장하지만, 결국은 특정 암호화폐에 대한 가치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사용하는가에 성패가 달려있는 것이다.

2008년 파생금융상품의 붕괴에 따른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미국이 달러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하여, 세계금융위기를 주기적으로 조장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달러의 무차별적 살포를 통해, 세계의 부를 착취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미국 이외에는 해결책을 갖고 있지 못한 것 또한 현실이다. 전세계에 통용되고 있는 기축통화발행권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은 전세계가 같이 망하는 경우는 있어도 미국이 혼자 망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전세계가 같이 망해도 미국은 가장 먼저 회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2008년도에 발생한 파생금융상품의 도미노식 부도사태는 전세계가 모두 나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금융위기가 발생한 것이다. 필자는 파생상품의 규모가 실물자산의 규모보다 엄청난 격차로 컸기 때문에 회복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미국과 유대인 투자금융가집단은 달러를 무제한적으로 살포하고, 금융회사들을 부도처리하고, M&A하고, 구조조정을 해서 해결했다. 그리고 무제한으로 살포한 미국의 달러는 유대인들이 중점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첨단기업과 투자금융집단에 집중 투자되어, 세계를 지배할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기업집단으로 성장하고 있다. 

성보경 필자 주요 이력

△DBL(Drexel Burnham Lambert) 전략무기분야 M&A팀장 △리딩투자증권 M&A본부장 △ 우리인베스트먼트 회장 △세종대학교 주임교수 △(사)한국말산업중앙회 부회장 및 말산업클러스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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