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베트남 정부, 모바일 결제 시범사업 개시... 캐시리스화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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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하라 토모야 기자/ [번역] 이경 기자
입력 2021-04-15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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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많이 애용하는 노점 등 소규모 점포는 대부분 현금만 이용할 수 있다. 향후 모바일 결제 도입으로 캐시리스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 =호치민시 (사진=NNA)]


베트남에서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캐시리스 경제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은행계좌가 없어도 휴대전화로 결제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시범사업이 정부 주도로 시작됐기 때문. 앞으로 기존 전자결제 사업자와 함께, 농촌지역과 벽지 등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소외계층 포용' 작업이 정부 주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정부는 모바일 결제 시범사업을 지난달부터 실시하고 있다. 2년간 실시될 예정이다. 휴대전화 계정 당 1개월에 1000만동(435달러, 약 4만 7000엔)까지 몇 번이든 결제할 수 있는 구조다.

베트남 농촌지역의 1인당 월 평균소득이 약 298만동인 것을 감안하면, 1000만동이면 왠만한 생활비는 모바일로 다 결제할 수 있다. 선불식 휴대전화도 사전에 지불한 금액 한도 내에서는 몇 번이든 결제할 수 있다.

일본계 시장조사기관 아시아 플러스의 쿠로카와 켄고(黒川賢吾) 사장은 "정부가 금융 소외계층을 포용하려는 시도인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베트남의 농촌, 산간지역과 섬 지역에는 은행 지점이 없는 곳이 많고, 있다고 해도 해당 지역 거주자가 정기적인 수입이 없어 은행계좌를 만들 수 없는 사람이 베트남에는 많다. 반면, 휴대전화 누적 이용자 수는 2019년 말에 1억 3623명으로, 총인구인 약 9700만명보다 많아, 모바일 결제만 잘 활용하면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서비스망을 즉시 확대할 수 있게 된다.

■ 도시지역에 41개 디지털 결제 사업자
베트남의 도시지역에는 이미 캐시리스화가 상당 부분 진전되고 있다. 베트남국가은행(중앙은행)은 디지털 결제 사업자 인가를 이미 41개 사업자에 부여한 결과, 전자결제 서비스 시장은 오히려 군웅할거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전자결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은행계좌나 신용카드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국가은행의 추계에 따르면, 베트남의 은행계좌 보유자 수는 2019년 11월 기준으로 약 4300명으로, 총 인구 약 9700만명의 절반 이하다. 이용금액이 은행계좌에서 빠져 나가는 신용카드 보유자 수는 더욱 적어, 세계은행에 의하면 베트남의 신용카드 보유율은 2017년 기준으로 4.12%였다.

이번 시범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이 '금융 소외계층 포용'에 있는 것은 명확하지만, 사용한도를 설정한 것은 "자금세탁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쿠로카와 사장)라고 한다. 소규모 영세사업자가 많은 노점이나 시장에는 결제 단말기가 잘 보급되지 않아 지금까지 캐시리스 결제사회로 진전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으나, 모바일 결제의 경우 이러한 소규모 점포에서도 휴대전화를 통한 결제가 가능해진다.

■ 코로나 사태가 오히려 견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도 모바일 결제 보급에 도움이 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지금까지 이커머스(EC) 온라인 결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 EC로 상품을 구매한 후, 상품 도착 시 결제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로 외출 및 음식점 영업이 규제되자, EC 및 택배 서비스 이용 확대로 온라인 결제 보급이 가속화됐다. 베트남국가결제주식회사(NAPAS)에 의하면, 신종 코로나 확산기인 지난해 1월 말 뗏(베트남 구정)부터 3월 중순에 걸쳐 캐시리스 결제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으며, 거래액도 2.2배로 확대됐다. 모바일 결제가 보급될 환경은 점차 조성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통신사업자들도 모바일 결제 서비스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국영 베트남우정통신그룹(VNPT), 비엣텔 그룹, 모비폰 등은 디지털 결제 대행 서비스 인가를 이미 취득했으며, 서비스 제공을 위한 각종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 도시와 지방으로 구분
캐시리스 업계는 앞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나, 쿠로카와 사장은 전자결제와 모바일 결제는 '서로 다른 시장'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결제 사업자들은 수익성이 높은 도시지역에 집중하고, 모바일 결제 사업자들은 정부의 지원 속에서 농촌 등 지방을 주로 공략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계좌를 통하지 않고 결제가 이루어지는 사회로 나아가면, 은행의 수익에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다만 쿠로카와 사장은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모바일 결제 사업자들에게는 은행 등의 수행하고 있는 여신업무가 금지되어 있으며, 수익성이 높은 해외송금도 할 수 없다. 주요 공략 대상도 은행의 기존 고객이 아닌, 지방의 저소득층이기 때문이다. 쿠로카와 사장은 "전자결제와 모바일 결제가 베트남의 캐시리스화를 급속도로 추진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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