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미얀마 띤잔 물 축제 시민들 보이콧... 희생자 추모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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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토 마미 기자/ [번역] 이경 기자
입력 2021-04-1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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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대가 버스정류장에 놓은 전통 화분. 화분에는 "쿠데타를 반대한다"는 메시지가 씌여있다. =13일 양곤 (사진=NNA)]


미얀마는 13일 최대 축제인 전통설 띤잔을 맞이했으나, 연례적으로 실시된 물 축제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찾아볼 수 없다. 군부의 강경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700여명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물 축제를 보이콧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시위진압과 소수민족 무장세력 지배지역에서 충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띤잔은 미얀마에서 가장 더운 시기와 겹친다. 매년 사람들은 서로 물을 뿌리면서 더위를 쫓으며 새해맞이를 축하했으나, 올해는 이와 같은 축제에 참석한 사람들은, 군 관계자 이외에는 거의 없었다. 양곤 시청 앞에는 매년 설치되던 무대 대신 바리케이트와 총을 든 경찰, 트럭으로 가득 차 있다.

음식점들이 밀집되어 있어 물축제 때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리던 중심부 번화가 19번거리는 올해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셔터를 내리고 영업을 하지 않았다. 예년 띤잔 시기 매출이 급증하는 맥주 소비도 올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잡화·음료매장을 운영하는 현지인 남성은 "이 상태로 축제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Z세대'의 젊은이들은 전국 곳곳에서 전통 화분을 들고 평화행진을 실시했다. 양곤의 버스정류장에는 쿠데타를 반대한다는 메시지가 적힌 화분 등이 놓여졌다.

[경찰차량이 배치돼 활기를 잃은 양곤 중심부 =13일 (사진=NNA)]


지난해 띤잔 때에도 물 축제가 금지됐었다. 다만 당시는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였다. 군 당국은 9일,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물 축제 시 유의사항을 발표하는 등 축제자체는 허용했으며, 동시에 코로나 방지를 위한 외출자제조치를 해제했다. 축제를 맞아 시민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정국 정상화를 연출하려는 의도로 보이나, 시민들이 이에 전혀 호응하지 않았다. 띤잔 연휴는 19일까지.

시민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의하면, 2월 1일 쿠데타 발발 후, 군부의 탄압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12일까지 710명에 달했다. 8~9일에 80명 이상이 사망한 중부 바고 관구를 비롯해, 남부 타닌다니 관구, 북서부 자가인 관구 등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3월 말부터 이어진 군과 소수민족 무장세력간의 충돌은 점차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언론에 의하면, 12일에는 북부 카친주 카친독립군(KIA)의 기지에 대한 군 당국의 공습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AAPP는 카친주에 군부가 매설한 지뢰로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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