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도 ESG⑰] 현대百그룹, 환경 부문 대기업 평균미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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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4-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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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지선 회장, '비전2030' ESG 강화 의지 드러내

  • KCGS "투자 계획·녹색제품 구매방침 수립 부족"

대기업이 돈 되는 물건을 팔아 이윤만 쫓는 시대는 지났다. 단순 매출, 영업이익보다 얼마나 환경을 보전하며 수익을 창출하는지가 새로운 평가 기준으로 떠올랐다. 산업계에선 이를 'ESG 경영'이라고 부른다.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 3개의 영어 단어 첫 글자를 딴 용어다. 유통 기업들도 ESG 경영을 새로운 지향점으로 속속 경영전략을 내놓기 시작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혹독한 경영 환경을 겪은 유통업계는 장기화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이 필수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편집자주>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올해 '비전2030'을 선언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여전히 환경 부문은 대기업 대비 낮은 점수를 받고 있어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현대백화점그룹 5개 상장사의 ESG 평균 등급은 A등급으로 올라섰다. 

다만 환경 부문에서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보였으나 현대홈쇼핑을 제외하고 B+ 혹은 B등급에 머물렀다. 대기업집단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환경 부문이 미진할 경우 ESG 전체 등급을 낮출 수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팀]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그룹이고 유통업이다 보니 제조업 기반 대기업 대비 환경 부문에서 크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 반영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면서도 "다만 환경투자계획 부문에서 점수 획득을 못했고, 녹색 제품 구매 방침에 대한 수립도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 기준으로 삼는 환경정보공개시스템에서도 환경 부문의 개선 필요성은 여실히 드러난다. 계열사 가운데 현대백화점 기준으로 살펴보면 의무 사항이 아닌 자율 환경 정보는 단 하나도 공개하지 않았다. 환경·안전 관련 수상 및 협약 현황이나 녹색경영·비전·전략·방침 목표 등이 대표적이다. 환경 부문은 평가 시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를 진행하다 보니 기업의 적극성이 필요하다. 

또한 환경정보공개시스템이 공개한 최근 자료 2019년 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본점 등 15곳 사업장의 용수사용량은 224만t(톤), 에너지총량은 72TOE, 폐기물 배출총량은 2만2251t이다. 전년(2018년)보다 소폭 개선되긴 했지만 타 백화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치다.
 

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 연도별 에너지총량, 용수사용량, 폐기물발생 총량 그래프. [표=환경정보공개시스템 제공]
 

자원 재활용 부문도 신경써야 할 요소 중 하나다. 현대백화점의 2019년 용수 재활용 비율은 9%, 폐기물 재활용 비율은 44%다. 용수 재활용 비율은 전년보다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며, 폐기물 재활용 비율은 2018년 대비 오히려 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동종 업계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신세계의 용수 재활용 비율은 14%, 폐기물 재활용 비율 61%에 이른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환경부문에 대한 개선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백화점그룹 타임·시스템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패션 계열사 한섬은 정 회장의 ESG 경영 원칙에 따라 의류 재고를 소각하지 않고 친환경 건축자재로 활용하기로 했다. 한섬은 2024년까지 재활용이 가능한 모든 재고의류를 친환경 방식으로 처리하겠다는 목표다.

한섬은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3년 이상 팔리지 않는 장기 재고를 매년 8만여벌(약 60t)씩 소각·폐기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폐의류를 고온·고압 처리해 인체에 해가 없는 인테리어 자재인 ‘섬유 패널’로 만들기로 했다. 단열 성능이 좋고 소음 흡수력도 뛰어난 패널을 생산해 백화점 매장 등에 활용하거나 기부하기로 했다.

가구·인테리어 계열사인 현대리바트는 재생종이 완충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재생종이 완충재를 연간 70만장 가량 사용함에 따라 스티로폼 사용량을 50만개(약 16톤)가량 줄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리바트는 단순히 재생종이 완충재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구배송에 사용한 완충재를 수거해 이상이 없는 제품은 재사용하고 파손된 완충재는 재활용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오는 6월까지 투명 폐페트병을 직접 수거해 가방으로 업사이클링(Up-Cycling)해 현대홈쇼핑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재판매한다. 수도권 10여곳의 아파트 단지에 투명 폐페트병 전용 상시 수거함(5~10개)을 각각 설치해 투명 폐페트병 약 4만개를 수거하고, 수거된 폐페트병은 친환경 패션 스타트업 '플리츠마마'가 가장 2000개로 업사이클링할 계획이다. 

현대홈쇼핑은 유통업계 최초로 2018년부터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월까지 총 11만명의 고객이 참여해 아이스팩 174만개를 수거했으며, 세척 과정을 거쳐 전통시장이나 식품업체 등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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