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美특사, 방중 '빈손 귀환'?...'시진핑 회담 참석' 확답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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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4-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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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17일 중국 상하이에 방문했던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가 사실상 빈손으로 귀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과 '기후변화 대응'을 놓고 공동 성명을 발표하긴 했지만, 적극적인 설득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기후회의 참석 여부에 대한 확답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18일 홍콩 일간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케리 특사의 방중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미·중이 기후변화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SCMP는 "케리 특사의 방중은 미·중 간 갈등이 고조하는 상황에서도 양국이 협력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으나, 양국 모두 이번 회담을 활용할 생각이 없어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는 케리 특사가 중국을 떠난 전날까지 양측이 회담의 내용이나 성과 등에 관한 공동성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 [사진=AP·연합뉴스]


앞서 케리 특사는 16~17일 이틀에 걸쳐 중국 측 회담 상대인 셰전화(解振華)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기후 협력 문제를 주제로 비공개 회담을 했다.

이에 대해 SCMP는 "중국은 기후변화와 관련해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대신 미국 측에 더 많은 책임을 질 것을 요구했다"면서 "중국과 미국이 서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기후 문제 협력도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국 측이 중국에 대해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에너지 집약형 성장 모델을 수정해야 한다는 요구에 중국 측은 "미국의 제안은 중국의 경제 성장을 억제하려는 큰 전략 아래 이뤄지고 있다"면서 강한 반발 움직임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케리 특사는 이달 22∼23일 이틀 동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하는 화상 기후 정상회의에 시 주석의 참석을 적극적으로 권했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확실한 답변을 얻지 못하고 떠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다.

매체는 "기후변화 협력이 미·중의 관계 악화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잘못됐다"면서 "케리의 방문은 양국 간 협력의 기회가 닫히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당 보도 이후 이날 오전 미국과 중국은 기후변화와 관련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미 케리 특사가 중국을 떠난 지 하루가 넘은 시점에서 공개한 것이다.

해당 성명에서 양국은 상호간 기후위기 대응 협력에 동의했고, 탄소 중립(온실가스 순배출량 0) 달성을 위해 파리기후협정과 올해 말 26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 등에서의 다자간 협력에도 뜻을 모았다.

양국의 공동성명은 △기후 위기의 심각성과 시급성에 부응해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나라와 함께 협력한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제한한 파리협정 이행 강화를 위해 서로 손잡고 노력한다 △4월 22~23일 미국이 주최하는 기후정상회의를 기대한다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탄소중립 등 다른 방법도 취한다 △오는 11월 열리는 영국 글래스고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전후로 탄소 배출 감축 등에 관해 논의한다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한다 등 크게 6가지 항목에 합의했다.

아울러 세부적으로 양국은 △개발도상국이 고탄소 화석에너지에서 녹색·저탄소·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도록 자금 지원 확대 △수소 불화탄소의 생산과 소비 단계적 감축 △신재생에너지 활용 강화 △녹색 저탄소 교통·에너지 절약 건물 증대 △메탄 등 비(非) 이산화탄소 온실가스 배출에 관한 협력 등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지난 16일 화상 면담 중인 한정(韓正)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국무원 부총리(화면 가운데)와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화면 오른쪽). [사진=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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