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권윤아 쇼피 지사장 "'동남아의 아마존' 타고 K프리미엄 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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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6-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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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 한류열풍에 中 버금가는 역직구 시장 차지

  • 글로벌 컨설팅 업체 BCG 출신… 2018년 쇼피 합류

  • 올해 브라질 진출… 셀러 진입장벽 낮추는 게 목표

  • 빠른 배송?… 프리미엄 선호 한국 제품 ‘품질’ 우선

쇼피는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2015년 싱가포르에서 설립된 쇼피는 지난해 코로나19를 만나 그야말로 '폭풍 성장'했다. 

쇼피의 모회사 씨그룹(Sea Limited) 이커머스 부문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101% 성장한 354억 달러(약 39조4887억원)를 기록했다. 주문건수는 28억건에 달한다. 쇼피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는 누적 2억명 이상이며, 판매자(셀러)도 1000만명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4분기에만 전년 대비 178.3% 오른 8억4000만 달러(약 89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쇼피는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모두 8개 국가에 진출했다. 쇼피가 커지니 동남아로 역직구 플랫폼 역할을 하는 쇼피코리아도 정신없이 바쁜 한해를 보냈다. 한국은 동남아에서 '한류 열풍' 영향으로 중국 다음으로 큰 역직구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

권윤아 쇼피코리아 지사장.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9일 아주경제와 서울 강남구 위워크 선릉 2호점에 있는 쇼피코리아 사무실에서 마주한 권윤아 쇼피코리아 지사장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지난해를 회상하며 "쇼피코리아가 크면서 저도 함께 성장했다"고 말했다. 권 지사장은 쇼피코리아 개국공신이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출신으로, 싱가포르 인시아드 경영전문대학원(MBA) 재학 중 쇼피와 인연이 닿았다. 2018년 권 지사장이 쇼피에 합류했을 때만 해도 한국 담당자는 파견직 직원까지 합해 4명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20배나 불어났다.

업계에서는 동남아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직 태동기로, 2019년 1000억 달러에서 2025년에는 3090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체 소매 시장에서 동남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5% 수준으로 한국 33%, 중국 31%를 크게 하회한다. 그만큼 쇼피의 성장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셈이다.

쇼피는 올해 동남아를 넘어 브라질 시장에 새로 발을 들였다. 쇼피는 2019년 브라질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출시 2년 만에 브라질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 상위 10위에 선정됐다. 오히려 동남아 시장 진출 때보다 소비자 반응이 더 빠르게 올라왔다. 지난 26일부터는 한국에서도 브라질 진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권 지사장은 "동남아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기가 큰 한국의 쇼핑 콘텐츠는 쇼피코리아 내에서 매출 확장성이 매우 크며 경쟁력이 있다"면서 "올해는 한국 셀러들이 네이버스마트 쇼핑처럼 쇼피를 생각하실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게 제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다음은 권 지사장과 일문일답.

-지난해 갑작스런 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했다. 쇼피의 지난해는 어땠나.
"동남아는 한국과 다르게 상점을 아예 갈 수 없는 봉쇄령이 내려졌었기 때문에 이커머스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생필품 위주로 크게 소비가 늘었다. 소비자 카테고리 확장도 두드러졌다. 그동안은 도심에 있던 젊은 고객들 위주였다면 도심 외곽, 연령대도 확대됐다. 때문에 9·9절, 10·10절, 11·11절, 12·12절 등 대규모 쇼핑 할인 행사 주문도 전년 대비 5배까지 늘어났다." 

"소비 패턴은 단순 K-팝 팬덤에서 여가생활로 이어져 이젠 집안까지 스며들었다. 예를 들면 김치 시즈닝 가루, 에어프라이기 전용 실리콘 용기, 물먹는 하마와 같은 제습 제품, 마스크 등 한국에서 만든 다양한 제품들이 팔렸다. 예전에는 오프라인 매장에 직접 가서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을 해결했다면 이젠 직접 주문하는 추세다. 한국 셀러들이 판매할 수 있는 제품 확장이 일어난 셈이다. 한류 콘텐츠가 어떻게 다양한 소비로 이뤄지는지를 눈으로 보는 시간이었다."

-국가별 상황은 어땠나. 눈에 띄게 성장한 나라는.
"올해 상반기를 보면 다 골고루 잘 컸다. 저희는 올해 어떤 나라에 더 집중하냐보다는 새로운 나라로 확장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보통 동남아 시장은 묶어서 본다. 때문에 셀러들에게도 동남아의 경우 최소 2~3개 국가에 동시에 시장 진입을 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 나라에만 진출했을 때보다 두 나라에 진입하면 주문이 9배가 늘고, 세 나라에 진입하면 주문이 14배까지 뛴다."

-동남아 시장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알리바바(라자다)·큐텐·토코피디아에 이어 최근 쿠팡까지 동남아에서 경쟁하게 됐다. 쇼피만의 차별점은.
"경쟁 현상은 당연하고, 환영할 만한 일이다. 2018년 진출 당시 저는 '이렇게 좋은 시장에 왜 우리만 열심히 하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제 예상보다는 오히려 늦게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쇼피의 강점은 고객과의 소통이다. 구매자와 얼마나 폭넓고, 깊은 관계를 유지하느냐가 플랫폼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고객들의 체류 시간이 길고, 이는 곧 새로운 상품에 대한 구매로 이어진다. 동남아 국가의 이커머스 앱 내 체류 시간은 쇼피가 압도적인 1등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 소비자들은 앱 내에서 쇼핑만 하지만 동남아 소비자들은 쇼핑, 게임, SNS, 쇼피챗, 쇼피피드(포스팅), 쇼피라이브 등 모든 걸 쇼피에서 소통하는 특징이 있다. 구매 이전, 이후 고객들과의 인게이지먼트를 높일 수 있다." 

-국내 제품을 해외에 판매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물류인 것 같다. 배송 시스템은 어떻게 운영하고 있나.
"국내 업체 쿠팡이 동남아에 '빠른 배송'으로 진출한다고 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 여러 가지 옵션이 생기는 건 좋은 것 같다. 쇼피코리아 역시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배송 지원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쇼피 셀러는 쇼피 통합 물류시스템(SLS)을 통해 김포, 동탄 물류센터 집하지에 상품을 보내기만 하면 소비자에게 곧바로 배송할 수 있다. 통관이나 현지 배송 절차는 모두 쇼피에서 담당한다. 배송 완료까지는 싱가포르가 평균 3~4일, 나머지 동남아 국가는 평균 10일 정도 걸린다. 동남아 소비자들은 3~4일에서 7~8일 정도 걸리는 옵션을 선호한다. 한국 제품은 프리미엄을 선호하기 때문에 빠른 배송보다는 품질을 우선 따지기 때문이다."

"쇼피는 무조건 '빠른 배송'을 선호하기보다 로컬 소비자 니즈에 초점을 맞춘다. 물류라고 해도 나라마다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나라마다 배송 정책이 다르다. 일례로 말레이시아랑 베트남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식료품 등의 구매가 많기 때문에 이곳에선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다른 나라 같은 경우는 또 저희가 배송은 옵션을 여러 개 제공한다. 우리는 소비자의 반응을 빠르게 파악하고 도입하는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 

-브라질 시장은 동남아와 또 다를 것 같다. 경쟁력을 꼽자면. 
"오픈한 지 딱 한 달이 넘었는데 초기 반응이 동남아보다 더 뜨겁다. 브라질은 인구 2억1000만명으로,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2018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블루오션이다. 브라질은 동남아와 시장 상황이 매우 비슷하다. PC를 뛰어넘어 모바일 보급률이 높아 앱 기반 플랫폼이 성장하기 좋은 시장이다.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은 점도 동일하다. 방탄소년단이 남미에서 가장 먼저 콘서트를 개최한 곳도 브라질이다. 아울러 씨그룹 산하 가레나의 게임과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가레나는 브라질 게임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어서, 소비자 유입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다만 동남아와 다른 점은 지리적, 역사적, 외교적 배경 때문에 서구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유럽과 같은 소비 패턴을 보인다. 친환경 패키지에 신경을 많이 쓴다. 아울러 저희가 파악한 결과 안드로이드 점유율이 70~80%에 달한다. 삼성 모바일 유저가 상당해 삼성 모바일 관련 액세서리 용품을 판매하는 셀러들이 주목할 만한 시장이다." 

-개인적인 올해 목표는.
"한국 셀러들이 네이버 스마트쇼핑에서 파는 것과 똑같이 쇼피를 생각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궁극적인 목표다. 심리적인 장벽을 허물고, 더 많은 셀러들이 더 많은 국가에 손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배송은 네이버 스마트쇼핑과 거의 비슷한 수준까지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소비자와의 소통이다. 동남아는 셀러와 소비자 간의 소통이 곧바로 구매 전환율로 이어지는 시장이다. 이런 부분을 인지하고 도전할 수 있게 조력자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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