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강달러·이란 핵합의' 압박에도 굳건…100달러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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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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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핵합의 협상, '강경파' 대통령 탄생 변수에 흔들

  • "이란산 원유 시장 복귀, 국제유가 미치는 영향 제한"

  • "유가, 수요 증가 낙관론에 강달러도 극복…추가 상승"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선에 안착하며 2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자, 올해 말 '유가 100달러' 시대를 다시 맞이할 거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협상, 강(强)달러 등 유가를 압박하는 각종 악재가 '수요 증가' 낙관론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강경파' 라이시 당선··· 힘 빠지는 이란 핵합의 협상

21일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시장 전문가들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국제유가의 강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유 공급 확대 우려를 키웠던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 타결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미국의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인물이 이란의 새로운 대통령으로 당선돼 이란산 원유의 시장 복귀 전망이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제6차 이란 핵합의 협상은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단들이 본국과의 조율을 이유로 잠정 중단됐다. 또 협상 재개 시기도 결정하지 않아 이란 핵합의 협상 타결이 무산될 거란 우려를 키웠다. 이번 협상은 이란 대선의 '강경파' 후보 라이시가 대선 승자로 선언된 지 하루 만에 열렸다.

블룸버그는 "협상단이 지난 4월 이란 핵합의 복원 협상을 시작한 이후 협상 재개일을 정하지 않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라며 "라이시의 승리가 미국을 이란 핵합의에 복귀시키려는 (협상단의) 노력을 방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테헤란(이란)의 정권 교체는 (이란에 대한) 외교를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란 측은 핵합의 복원 협상 타결의 일환으로 라이시에 대한 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원유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이란 핵합의 협상 타결 불가능에 초점을 맞추며 유가의 추가 상승에 표를 던지고 있다. 아울러 이란 핵합의 협상 합의가 이뤄져도 이란산 원유가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란 석유산업 전문가인 사라 바크쇼우리 SVB 에너지인터내셔널 사장은 "올해 말까지 원유 시장의 수요가 하루 평균 150만 배럴로 공급을 웃돌 거란 점을 고려하면 (핵협상 합의로 복귀한) 이란의 원유는 자연스레 시장에 흡수될 것"이라며 "핵협상 타결이 이뤄져도 미국과 유럽 기업이 이란 석유 산업에 투자할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이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의 지지자들이 수도 테헤란에서 그의 사진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전날 치러진 이란 13대 대선에서 강경보수 후보인 라이시가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됐다. [사진=AP·연합뉴스]

 
◆'강달러' 화살에도 굳건한 유가··· 100달러 가나

국제유가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긴축 가능성으로 촉발된 강달러 충격에도 강세를 유지했다. 그러자 올 연말 유가가 2014년 이후 7년 만에 배럴당 100달러에 도달할 거란 전망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원자재 구입의 기본 화폐가 주로 달러이기 때문에 강달러는 원유, 금, 은 등 원자재가격에 악재로 작용한다. 최근 고공행진하던 금, 은, 구리, 옥수수 등 원자재가격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했다. 중국 정부의 원자재 공급망 관리 강화 소식이 전해진 여파도 있지만, 예상보다 빨라진 연준의 긴축 시계와 함께 치솟은 달러 가치가 원자재 시장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됐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지난주 주간 기준 약 2%가 뛰며 14개월 만에 최대 주간상승률을 나타냈다. 21일(현지시간) 오전 1시를 기준으로 한 시점에도 0.06%가 오른 92.28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 역시 강달러에 흔들렸다. 하지만 다른 원자재와 달리 하루 만에 반등으로 전환, 이전의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시장의 강한 믿음이 강달러 악재도 소화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6월 원유시장 보고서에서 2022년 말까지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평균 1억60만 배럴에 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시장 수급 안정을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증산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OPEC+는 지난 1일 회의에서 오는 7월까지 감산 체제를 점차 완화한다는 기존 결정을 유지했다. 8월 이후 산유량은 오는 7월 1일 회의에서 코로나19 등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OPEC+ 7월 회의에서 산유국들의 증산이 결정돼 유가 상승세를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하지만 미국과 함께 세계 원유 수요 흐름을 주도하는 유럽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 위기에 직면한 만큼 산유국들의 추가 증산이 없을 거란 주장도 있다. 특히 최근 OPEC+가 시장의 공급을 비교적 긴장감 있게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도 추가 증산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 중 하나다.

이와 관련, 골드만삭스는 올해 유가 상승 요인을 '공급 부족'으로 꼽으며 연초에 내놨던 올해 3분기 유가 전망치(브렌트유 기준)를 배럴당 75달러에서 8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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