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형 퇴직연금(IRP) 이탈 막아라"…은행권 '고객 확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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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1-06-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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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권사 "수수료 무료" 잇단 선언에...'IRP 강자' 은행권 긴장

  • 마케팅 강화로 '집토끼 잡기' 본격화...시스템 고도화 등 분주

[사진=우리은행 제공/자료사진]

시중은행들이 ‘개인형 퇴직연금(IRP)’ 고객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증권사들이 고객 확보의 일환으로 수수료 면제 카드를 들고 나서는 등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고객 이탈에 따른 시장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신한·KB·하나·우리)이 일제히 IRP 관련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달 말까지 개인형 IRP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공기청정기 등 경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나은행도 개인형 IRP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나머니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 중이고,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추첨을 통해 상품권 등을 제공하고 있다.

IRP는 노후에 대비해 가입하는 퇴직연금의 한 종류로, 매달 일정 금액을 납입한 뒤 만 55세부터는 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일반 예금과 달리 세액공제 혜택이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연간 700만원을 납입하면 최대 115만5000원까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50세 이상의 경우 한도가 900만원까지 적용돼 148만5000원의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저금리 기조 속 대표적인 세테크 상품으로 알려지면서 IRP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IRP 규모는 전년 대비 9조원가량 늘어난 34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IRP 적립금 증가율 역시 2018년 25.6%, 2019년 32.4%, 지난해 35.5%로 꾸준히 늘고 있다.

그동안 개인형 IRP시장의 강자는 은행권으로 꼽혀왔으나 증권사의 참전으로 이 같은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IRP 비중은 은행이 68.5%, 증권사가 23.6% 차지하고 있다. 은행권 비중이 여전히 크지만 수익성 높은 증권사로 자금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증권사 IRP 적립금은 전년보다 48.7% 늘어난 반면, 은행권의 IRP 적립금 증가폭은 35.6% 수준에 그쳤다. 

증권사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수수료 면제'로 고객 눈도장을 찍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국내 금융권에서는 최초로 퇴직금과 개인 납입금에 대한 IRP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상품을 내놨다. 이후 미래에셋증권, 유안타증권도 IRP 수수료 전액 면제에 동참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신규 비대면 IRP 고객에게 지난달 17일부터 운용 및 자산관리 수수료 면제에 들어갔고, 한화투자증권도 21일부터 전 고객을 대상으로 IRP 운용 수수료를 면제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중은행은 수수료가 없는 정기예금으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펀드로 운영해 펀드 수수료와 IRP 수수료를 모두 받아온 증권업계와 동일하게 수수료 면제 정책을 펼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익성 확대와 퇴직연금 서비스 고도화 등 차별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IRP 상품군에 생애주기별 펀드인 TDF 상품을 추가하는 등 수익률을 보완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예정"이라며 "수수료 발생에도 낮은 수익률 문제에 IRP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 여러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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