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과 자라비 분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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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10-0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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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비 분찬트. [사진=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관계자에게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어떤 대회인지를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에서 제일가는 골프 대회다. 배울 점이 많다. 내부에서도 이 대회를 기준으로 삼으라고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돌이켜보면 이처럼 변화무쌍한 대회가 없었다. 행보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파격적이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절(2018년까지)에는 한국 선수들을 미국으로 내보내는 창구 역할을 했다. 외국 선수들(렉시 톰프슨, 카를로타 시간다, 수잔 페테르센 등)에게는 승수 추가의 기회이기도 했다.

2019년부터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로 돌아왔다. 세계 골프계에서 아시아 골프의 위상을 한국에서부터 높이기 위함이다.

이후 하나금융그룹(회장 김정태)은 주도적으로 아시아 골프 리더스 포럼(AGLF)을 발족하고, 레이디스 아시안 투어(LAT) 시리즈를 통해 뻗어 나갈 준비를 마쳤다.

문제는 지난해(2020년) 3월 세계보건기구(WHO)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범유행 선언이다.

전 세계 골프대회는 멈췄고, 달려 나갈 채비를 마친 LAT 시리즈도 출발을 미뤄야 했다. 그야말로 시기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금융그룹은 포기하지 않았다. 챔피언십을 개최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난해 우승자인 안나린(25)을 배출했다. 대회 규모는 여전히 컸다. 그러나 LAT 시리즈를 붙이기엔 아쉬움이 많았다. 해외 선수들을 데려올 수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이 문제가 적게나마 해결됐다. 수정과 보완을 거듭한 덕분이다. 교포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민지(호주), 예리미 노(미국) 등을 비롯해 아시아 전역에 사는 해외 선수들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해외 선수들의 출전은 세간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한 선수가 기자회견 도중 "먹고 싶다"고 하자, 그 업체가 대회장으로 푸드트럭을 보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해외 선수들이 국내 대회 티잉 그라운드에 오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신기할 따름이다. 세계적인 선수가 야디지 북을 찾아 헤매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이 대회는 어느 대회보다 다양한 변화를 추구한다. 그만큼 위험도 따른다. 하지만 조직위는 멈추지 않았다. 올해는 도전의 상징으로 티잉 그라운드 위에 재활용 화분(티마커)을 세웠다.

대회장도 경기 포천시에 위치한 아도니스 골프클럽(파71·6480야드)으로 변경됐다.

총상금은 15억원, 우승 상금은 2억7000만원이다. 이날은 3라운드가 진행 중이다.

현재 우승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이소미(22·10언더파)다. '고려청자(우승컵)'로 장식장을 채울 심산이다. 우승 시 올해 3승으로 박민지(23·6승)를 추격한다.

이소미를 막아서는 선수는 이민지와 이다연(24)이다. 두 선수는 9언더파로 선두와 1타 차다.

리디아 고와 이민지를 제외한 해외 선수들은 전날 밤 커트라인(중간 합계 이븐파 142타)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탈락한 해외 선수들은 LAT 시리즈의 높은 난도를 깨닫고 자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자라비 분찬트(태국)의 경우에는 15번 홀(파4)까지의 성적이 한으로 남았다. 그때까지 보기 3개를 범했다. 마지막 3홀에서 2타를 줄였지만, 1타 차로 컷을 넘지 못했다.

이 선수가 앞으로 있을 LAT 시리즈에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는 예측할 수 없다. 대회처럼 파격적일지도 모른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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