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임기 D-200일’ 누리호 현장 찾은 文, 흔들림 없는 투자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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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1-10-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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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쾌거…누리호 ‘절반·부분 성공’으로

  • 더미 위성 궤도 안착 실패…“목표 완벽히 이르진 못했지만”

  • “늦게 시작했지만 중요 결실…내년 5월 반드시 성공할 것”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연구동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2)'의 발사를 참관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찾았다. 특히 이날은 공교롭게도 문 대통령의 임기 만료를 200일 앞둔 날이었다.

문 대통령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의 일부 성공에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발사관제로부터 이륙, 공중에서 벌어지는 두 차례 엔진 점화와 로켓 분리, 페어링과 더미 위성 분리까지 차질 없이 이뤄졌다”면서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는 못했지만 첫 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면서 “하지만 발사체를 우주 700㎞ 고도까지 올려 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누리호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 12년 만에 여기까지 왔다. 이제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된다”면서 “오랜 시간, 불굴의 도전정신과 인내로 연구개발에 매진해온 항공우주연구원과 학계, 300개가 넘는 국내 업체의 연구자, 노동자, 기업인들께 진심으로 존경과 격려의 인사를 드린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정부, 12년 동안 약 2조원 투입…‘발사에만 성공’ 아쉬움 남겨

앞서 2013년 첫 번째 한국형발사체 나로호(LSLV-1)가 우주로 올라갔지만, 이 역시 ‘절반의 성공’이었다. 나로호의 1단 발사체가 러시아의 ‘완제품’ 형태였기 때문이다. 당시 한국은 미국·러시아·영국·중국·프랑스·일본·인도·이스라엘·이란·북한에 이어 세계 열한 번째로 ‘스페이스 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2010년부터 정부는 1조9572억원의 예산을 쏟아 부었다.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항공우주 분야 개발에 발맞춰 전폭적인 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정부는 내년 5월 2차 발사를 비롯해 2027년까지 다섯 번에 걸쳐 누리호를 추가로 발사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며 “조금만 더 힘을 내어주시기 바란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끝까지 변함없는 응원을 보내주실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우주발사체 기술은 국가과학기술력의 총 집결체”라며 “먼저 개발한 우주 선진국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기술이기에 후발 국가들이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기술인데 우리는 해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누리호의 로켓엔진은 높은 압력을 견디고 섭씨 3300도의 화염과 영하 183도 극저온 속에서 연료를 안정적으로 연소시켰다”면서 “이제 우리가 만든 위성을 우리가 만든 발사체에 실어 목표궤도에 정확히 쏘아 올릴 날이 머지않았다. ‘대한민국 우주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이미 실용적인 인공위성들을 자체 제작해 운용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의 발사체를 이용해야만 했다”면서 “이제 우리는 한 걸음만 더 나아간다면 우리의 발사체를 이용해 다양한 인공위성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대한민국이 명실상부한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흔들림 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향후 10년 동안 공공 분야에서만 100기 이상의 위성이 발사될 예정”이라며 내년부터 2035년까지 14년간 총 3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개발사업을 언급했다.


또한 "국민 여러분께 더욱 정밀한 GPS 정보를 제공하고 자율주행차, 드론과 같은 4차 산업 발전에도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우주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우주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 한·미 미사일지침의 종료로 다양한 우주발사체를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2024년까지 민간기업이 고체연료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도록 민관 기술협력을 강화하고 나로우주센터에 민간전용 발사장을 구축해 발사 전문산업을 육성하겠다. '뉴 스페이스' 경쟁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낮은 성공 확률에도 고흥행 택한 文…靑, 하루종일 긴박감 흘려

청와대도 긴박한 하루를 보냈다. 이번 발사의 경우, 최종 성공 여부를 사전에 누구도 점치기 어려웠던 만큼 청와대 참모들은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통상 처음 개발한 발사체의 첫 발사 성공률은 30% 이내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청와대에서는 문 대통령이 발사 후 발표할 ‘대국민 메시지’를 다양한 버전으로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가 완벽히 성공할 수도 혹은 실패할 수도, 그도 아니면 부분적인 성과를 거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기로 한 것 자체가 성공확률을 높게 본다는 관측도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이었다.

이날은 문 대통령의 임기가 정확히 200일 남은 날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찾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전 참모진과의 아침회의(티타임)에 문 대통령이 ‘감사의 떡’을 돌렸다며 사진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매일 아침 수석급 이상 핵심 참모진과 오전 회의를 갖고 국정 현안을 점검하고 논의한다.

박 수석은 “오늘 아침 회의에서는 (대통령이) 예쁜 떡을 주셨다”면서 “‘앞으로 남은 200일 동안 더욱 힘을 내자’는 말씀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남은 200일! ‘말년 없는 정부’ 운명대로 따박따박, 뚜벅뚜벅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국민께서도 조금만 더 힘을 내달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도 과학계의 과감한 도전과 함께 강한 정부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이 과기정통부 장관에서 국무총리로 격상된다”면서 “민·관의 역량을 결집해 우리나라에서도 머지않아 세계적인 우주기업이 탄생하도록 정책적·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주탐사 프로젝트에 더욱 과감하게 도전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우리 발사체를 이용해 달 착륙의 꿈을 이룰 것이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의 화성탐사선이 화성의 바람소리를 담아 지구에 보내왔다. 78억 인류에게 경이로운 순간을 선물해주었다”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 늦게 시작했지만 오늘 중요한 성과를 이뤄냈다. 우주를 향한 꿈을 한층 더 키워 나간다면 머지않아 우주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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