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위드 코로나와 ‘욕래조선수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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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협회장
입력 2021-10-26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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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한국공정여행업협회 회장.[사진=한국공정여행업협회 제공]
 

‘욕래조선수목(欲來鳥先樹木).’

한나라 초기 제자백가의 철학서인 ‘회남자(淮南子)’에 나오는 한자성어다. 직역하면 새가 오기를 원한다면 나무를 먼저 심으라로 풀이되며, ‘기회를 잡으려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뜻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위드코로나(코로나19와 함께 살기)를 코앞에 둔 여행업계가 특히 되새겨야 할 말이다.

지난 23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정부가 내달 초로 목표한 단계적 일상 회복 추진, 이른바 위드 코로나19 정책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 사람들이 기다려온 시간이다.

사실상 2년간 개점휴업을 했던 여행업계로서는 그 반가움이 곱절은 더하다. 함께 일했던 동료들을 떠나보내고, 경쟁업체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져갈 때, 아르바이트까지 뛰며 버텼기에 감회가 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여행업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일상을 되찾으면 해외여행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 확대도 기대된다. 실제 K-방역과 한류 열풍으로 미국,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이후 찾고 싶은 ‘톱3’에 한국이 항시 오르내릴 정도다.

문제는 우리가 준비됐나 여부다. 코로나19로 여행객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하다 보니 최근 국내 수요가 늘긴 했으나, 현시점에서 해외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비용적인 면만 해도 그렇다. 코로나19 이전이던 2017년 온라인 여행사 익스피디아의 ‘국내여행 선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61.9%)은 ‘희망 여행지’로 국내보다 해외를 선택했다. 해외를 선호하는 이유는 국내여행 비용과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었다(응답자의 31.7%).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여행자들이 최근 차박 등을 대안으로 선택한 배경이기도 하다.

이밖에도 여러 문제가 지적됐다. 국내여행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선돼야 할 요소(중복응답)로 숙박요금(76.8%), ‘관광지 위생상태(34.8%), 휴가비 지원 정책(19.3%), 여행지 정보성 콘텐츠(19.2%) 등이 꼽혔다. 50대(25.2%)와 40대(16.8%) 중에는 ‘국내 패키지 여행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들도 많았다.

최근 2년간 코로나19로 국내 여행업체들이 더욱 영세화되고, 지방자치단체들이 관광산업 개발을 보류해 둔 상태다. 그때보다 나아졌다고도 말하기 힘든 현실이라는 뜻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가 관광부국으로 새로운 도약을 하기 위해 여행업계뿐만 아니라 정부도 힘을 모아야 한다.

비용 측면에서는 여행업계가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자칫하면 콘텐츠 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 여행 지원이 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국내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숙박·관광 쿠폰이 대표적인 예다. 숙박쿠폰은 정해진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국내 숙박시설을 예약하면 숙박비 7만원 초과 시 4만원, 7만원 이하 시 3만원을 할인해주는 쿠폰이다. 400억원가량의 예산이 있어 현재 150만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관광쿠폰은 공모에 선정된 국내여행 조기예약 할인상품을 선결제하면 30%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관련 예산은 90억원가량 남아있다. 앞으로 이 같은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면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 생태계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욱 많아질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일단 정부는 관광거점 도시 교통·숙박 인프라 확충, 지방 공항 입국 외국인 대상 맞춤형 관광 패키지 지원 등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여행업계는 지자체 등과 연계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한류가 방문의 요인인 만큼 K팝 페스티벌, 드라마 촬영지 패키지 등 상상력만 발휘하면 얼마든지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제 막 비대면 시대를 벗어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정보기술(IT) 강국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활용하면 충분히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선진국으로서 면모도 보여줘야 한다. 약자에 대한 배려가 가장 적합하다.

일례로 15세 이상 우리 국민은 1년에 5번 여행하지만, 장애인 국민들 중 1년에 여행 한 번도 못 가는 사람이 75%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길에 휠체어도 가도록 인프라를 마련하는 곳은 전국에 10곳도 안 된다고 하니 말 다한 셈이다.

이미 무장애 관광 선진국들은 관광 소외계층의 이동 편의 및 여행 활성화를 위한 배리어프리 제도가 정착단계에 있다. 독일의 베를린, 뮌헨 등의 지역은 이미 무장애 도시를 구현하고 있는 선진여행지로서 세계적인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 같은 점을 참고해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

이제 서서히 코로나19의 출구가 보인다. 하지만 그 길을 ‘꽃길’로 만들지 ‘지옥길’로 만들지는 우리 스스로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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