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인플레 통제 대신 미래 투자...경제 재건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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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1-10-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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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이 영국의 인플레이션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했다. 수낙 재무장관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물가 상승을 막을 "요술봉"은 없다면서도, 대신 미래 투자에 집중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BBC 인터뷰에서 밝혔다.

수낙 장관은 27일 예산 및 지출 검토안 발표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이후 경기 회복 과정에서 발생한 공급망 차질 및 에너지 요금 급등 등의 인플레이션 요인을 막을 수는 없다며 대신 인프라·혁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통해 경제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현재 영국의 물가 상승세는 전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과 에너지 가격 상승 및 브렉시트의 여파로 크게 오르며 연 5%까지 넘보고 있다. 지난 22일 휴 필 영란은행(BOE)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초까지 "영국 인플레이션이 거의 5%나 그 이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BOE는 올해 말까지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이 4%를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5월 처음으로 전년 대비 2% 이상 상승한 뒤, 8월과 9월에는 3% 위에서 머물고 있다.

창고 부족 역시 물류망 혼란 및 인력 부족에 이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 24일 FT는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를 인용해 공급망 차질과 온라인 쇼핑 증가로 인해 1년 내로 영국의 창고 공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영국의 가용 창고 공간은 2009년 기록을 시작한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5000만 제곱피트(약 465만㎡)도 남지 않았다. 올해 9월까지 기업들이 이미 사용한 정도이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서 물류 연구를 담당하는 브루노 베레타는 창고 공간과 수요 사이에 불균형이 존재한다며 이것이 소비자 가격을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수낙 장관은 인플레이션을 막는 데에 집중하는 대신 인프라·혁신·기술에 대한 지출을 통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예산안을 일부 공개했다. 예산안은 운송, 기술, 교육 및 복지 서비스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수낙 재무장관은 이전에는 소득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데에 중심을 두었다면, 이제는 미래를 내다보고 경제를 재편할 때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영국은 런던 외 지역의 교통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70억 파운드(약 11조 3300억원), 건강 관련 연구·개발에 50억 파운드, 기술 발전을 위해 30억 파운드 등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만 16세~19세를 대상으로 건축 디자인, 회계, 엔지니어링 등을 교육하는 기술 교육과정인 T레벨 교육 과정을 위해서도 16억 파운드를 투자할 전망이다.

지난 3월 수낙 장관은 하원에서 작년 가을에 발표되었어야 했으나 코로나19로 미뤄진 2021년 예산안(2021년 4월~2022년 3월) 발표를 진행했다. 2020년 영국의 경제가 10% 마이너스 성장한만큼 2021년 예산안의 총 지출 규모는 1조530억 파운드에 달했다. 3520억 파운드에 달하는 코로나19 지원책을 포함해 개인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기업 부양, 가계 지원 등이 골자였다. 2022년 4월부터 2023년 3월까지의 기간을 다루는 2022년 예산안은 오는 27일 발표될 예정이다.

2022년 예산안에 대해 수낙 장관은 "공공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경제 재건을 위한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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