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8년래 최대 실적에도 2위···고부가 기술격차에 생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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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1-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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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류대란으로 中 대규모 수요 발생

  • VLCC 등 고부가 선박선 한국이 이겨

  • "올해도 양적승부선 중국 못 이긴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계가 8년 만에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중국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다. 그동안 글로벌 1위 자리를 주거니 받거니 했던 중국과 점차 양적 승부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양적인 것보다 질적 승부에 나서는 모습이다. 기술집약적인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 압도적 차이를 통해 중국과 다른 방향에서 성장하겠다는 시각이다. 다만 조선 기술에서도 중국이 무섭게 뒤를 쫓고 있는 상황이라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10일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올해도 중국과 양적 승부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는 지난해 국내 조선사가 8년 만에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중국에 뒤처진 결과를 낸 충격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조선업 수주 실적이 1744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집계돼 2013년(1845만CGT)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823만CGT) 대비 2배 이상 늘어났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958만CGT)에 비해서도 85% 증가한 수준이다.

다만 글로벌 발주 물량 전체인 4696만CGT의 상당수를 가져간 것은 중국이었다. 중국은 2292만CGT를 수주해 글로벌 점유율(48.8%)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37.1%의 점유율로 2위에 그쳤다. 우리나라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수주량 점유율 1위를 지키다가 지난해 중국에 자리를 내줬다.
 

[사진=클락슨리서치]

우선 지난해 중국의 실적은 중국 해운사에서 엄청난 규모의 컨테이너선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물류 대란의 영향으로 컨테이너선 수요가 늘었고 특히 코로나19 회복세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나타났던 중국에서 수요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조선업계는 양적 승부에서 다소 밀렸지만 질적으로는 여전히 이기고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실적을 살펴보면 대형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174㎦ 이상)의 89.3%를,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의 88%를 국내 조선사가 수주했다.

국내 조선사 관계자는 "중국이 컨테이너선 수주를 싹쓸이하면서 양적 승부에서 이겼지만 우리나라는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수주했기에 같은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고부가가치 선박을 대규모로 수주하면서 국내 조선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집약적 선박 제조에 대한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5년 이상 벌어져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이 같은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기술 개발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국내 대형 조선3사는 친환경·자율운항 등 미래 선박에 대한 기술 개발로 뚜렷한 성과물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마무리된 CES 2022에서 국내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자율운항 선박 기술을 자랑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9월 글로벌 최초로 실제 해상에서 각자의 목적지로 자율 운항하는 두 척의 선박이 서로를 인지해 자동으로 회피하는 기술 실증에 성공했다.

다만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시운전 중 엔진 결함 문제가 발생하기는 했으나 중국 후둥중화조선이 2018년 LNG 운반선을 건조하는 등 국내 조선사를 따라잡기 위한 시도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조선산업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사가 전통적으로 LNG선 건조에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고 인정하면서도 자국의 후둥중화조선과 중국조선 등이 LNG선을 건조할 능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국내 조선분야 전문가는 "중국 조선사는 아직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며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기술력이 나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우리도 기술 격차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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