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오미크론 폭풍, 봉쇄로도 못 막아"...방역 기조 전환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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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2-01-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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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총리 "오미크론, 전파 막기보다 '취약층 보호'해야"

오미크론 변이(B.1.1.529)의 출연으로 전 세계의 코로나19 재유행세가 연일 악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에서 기존의 방역 기조를 크게 선회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봉쇄 조치 등 감염 방지에 맞췄던 초점을 고령층 등 취약 계층 보호로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하레츠와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이스라엘 언론은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가 전날 TV로 생중계된 긴급 연설을 통해 자국 방역 지침의 전환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베네트 총리는 940만명의 자국 인구 중 200만~400만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명백한 사실은 오미크론이 다른 모든 코로나19 변이종을 합친 것보다 더 전염성이 강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완전 봉쇄(셧다운·shut-down)를 부과했던 네덜란드와 같이 다른 나라들이 가혹한 조치를 취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우리(이스라엘)는 이러한 '거칠 수 없는 폭풍'을 관리해야 하며, 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베네트 총리는 자국 방역 정책의 목표로 △고령자와 아동 등 취약층을 보호하고 △시장을 최대한 개방하고 경제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 등 2가지를 제시했다. 
 

10일(현지시간) 긴급 연설 중인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사진=유튜브/이스라엘 총리실(IsraeliPM)]

 
이스라엘 보건부의 코로나19 전문가 자문위원회 역시 같은 날 회의에서 "극도로 전염성이 강한 변이는 봉쇄 선언 등 가장 강력한 조치로도 멈출 수 없다"고 결론냈다. 

자문위의 회의록은 "대중이 정부의 방역 규제를 잘 따른다고 하더라도 그건 일시적으로 감염 확산 속도를 늦추는 것일 뿐, (확산세를) 멈추지는 못한다"면서 의료체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고위험군에 대한 추가 감염 보호 조치와 실내 공간 내 방역 수칙 강화 등 방안을 제안했다. 

과거 이스라엘 보건부의 최고 행정책임자를 역임했던 아르논 아페크 셰바메디컬센터 부원장은 현지 언론 와이넷과의 인터뷰에서 감염력이 높고 증상이 가벼운 오미크론을 '저주파 변이'라고 표현하며 "재생산지수가 너무 높아 봉쇄 조차 소용이 없다. 델타 변이를 다루던 방식으로는 오미크론 변이를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페크 부원장은 "오미크론의 치명률은 낮지만, 위중증 환자는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서 "취약한 고위험군을 관리하고 이들과 일반 대중의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베네트 총리의 긴급 연설은 코로나19 재유행세로 자국의 정부 비판 여론이 고조한 탓이다. 

이스라엘 방송 '채널12'의 최근 설문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의 3분의2는 최근 정부가 코로나19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일부 언론은 '자국 정부가 오미크론에 대한 방역을 포기했다', '이스라엘은 더이상 코로나19 대유행을 억제할 수 없다', '이스라엘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지쳤다'와 같은 제목의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이스라엘의 하루 최다 신규 확진자 기록이 지난 7일 내내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1만644명으로 이번 재유행세 중 처음으로 1만명선을 넘어섰으며 다음 날인 4일에는 1만1978명으로 지난해 9월 당시 기록했던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이후 이달 9일(2만1501명)과 10일(3만7887명)에는 각각 2만명과 3만명을 넘어섰다. 

10일을 기준으로 이스라엘의 전체 검사 건수 대비 확진 비율은 11.38%, 감염 재생산지수(R)는 2.05명이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1명의 확진자가 추가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 수다. 앞서 일본 교토대 연구진은 오미크론의 감염 재생산지수가 델타 변이보다 2~4.2배가량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 추이. [자료=아워월드인데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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