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 리포트] '리니지W' '오딘' '도깨비'... 올해 서구권이 주목한 'K게임'은

엔씨소프트 리니지W [사진=엔씨소프트]

올해 넥슨과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해외시장에 기존 게임뿐만 아니라 신작을 다수 선보일 예정인 가운데, 서구권에서도 글로벌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K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위클리 글로벌’에 따르면, 프랑스 게임 전문지 ‘제우스 온라인(Jeux Online)’은 올해 주목해야 할 아시아 게임에 한국 게임들을 대거 선정했다.
 
먼저 이 매체는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중 엔씨소프트의 ‘리니지W’에 대해 “의심의 여지없이 중요한 게임”이라고 묘사했다.
 
리니지W는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1월 4일에 한국과 대만, 일본, 동남아, 중동 등 12개국에 동시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 PC와 모바일을 넘나들며 즐길 수 있는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한다. 기존 리니지와 가장 큰 차이는 ‘글로벌 원빌드’로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서버에서 각국의 이용자를 만나고 경쟁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들이 언어의 장벽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실시간 인공지능(AI)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리니지W는 출시 당시 엔씨소프트가 한국 외 처음으로 여러 국가에 게임을 동시에 출시한 건 처음이어서 주목받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마지막 리니지’를 선보인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개발했다”고 언급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의 바람대로 리니지W는 역대 리니지 IP(지식재산권)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4일 출시 후 10일까지 일주일간 일평균 매출 120억원을 기록했고, 출시 9일 차에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엔씨소프트 게임 중 역대 최고 성과로, 동시접속자 수, 주요 트래픽 지수가 현재까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리니지W는 출시 당일 9개 월드, 108개 서버로 시작했으나, 이용자가 계속 몰려 월드는 15개, 서버는 180개까지 늘었다. 출시 첫날 가장 많은 이용자를 기록한 후 지표가 점점 하락하는 일반적인 MMORPG 사례와 달리, 한 달간 서버 수가 1.5배 이상 증가했다고 엔씨소프트는 강조했다.
 
리니지W는 출시 16시간 만에 국내 앱스토어 매출 1위, 이틀 만에 구글플레이 매출 1위에 올랐다. 모바일 앱 시장 분석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리니지W는 지난해 11월 전 세계 모바일게임 중 매출 5위를 기록했고, 한 달 후인 12월엔 매출 10위를 기록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리니지W를 북미, 유럽, 남미 등에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 대만 버전 [사진=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도 선정됐다. 이 게임은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로, 지난해 6월 29일 출시됐다. 언리얼엔진4와 3D 스캔,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한 그래픽, 북유럽 신화의 세계관, 거대한 대륙을 구현한 오픈월드 등이 특징이다. 출시를 앞두고 시작된 사전예약엔 400만명의 이용자가 몰렸다.
 
오딘은 출시 후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리니지2M이 공고히 지키고 있던 국내 앱마켓 매출 1위 자리를 빼앗았다. 엔씨소프트가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출시한 리니지M과 리니지2M이 출시 이후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1, 2위를 독식해왔다. 지난해 1월 출시된 데브시스터즈의 신작 ‘쿠키런: 킹덤’이 지난해 4월 리니지2M을 넘어 매출 2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리니지M을 넘어서진 못했다. 오딘은 기존 인기 IP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아닌, 신규 IP 게임으로 ‘리니지 형제’를 넘어섰다는 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오딘은 출시된 해에 국내 게임업계의 최대 시상식인 ‘2021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총 4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카카오게임즈는 이후 오딘 개발사인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고, 오딘의 해외 판권을 얻어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시동을 걸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13일 대만 이용자를 대상으로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정식 출시는 올해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국내 게임 개발사 잔디소프트의 ‘매드월드’, 중국 넷이즈의 ‘라그나로크’도 주목할 게임에 선정됐다. 매드월드는 클라이언트를 별도로 설치하지 않고 브라우저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HTML5 기반의 MMORPG다. PC와 모바일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한다. 문명이 멸망하고 악마가 지배하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잔디소프트는 지난달 20일부터 4일간 이 게임의 글로벌 알파테스트 4.0을 진행했다.
 
제우스 온라인은 이외에도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신작 ‘아이온2’, ‘프로젝트TL’과 펄어비스가 개발하고 있는 신작 ‘도깨비’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중 프로젝트TL은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한 트리플A급(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게임) 콘솔 게임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9월 프로젝트 TL을 사내 테스트한 결과,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곧 자세한 게임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 '프로젝트TL' [사진=엔씨소프트]

펄어비스의 도깨비는 주인공이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담은 수집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PC·콘솔 플랫폼으로 개발되고 있다. 이용자는 게임 진행 중 다양한 도깨비들을 만나고 수집할 수 있다. 펄어비스가 공개한 트레일러를 보면, 주인공이 개성 있는 도깨비들을 만나 모험하고 전투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청소기와 무전기, 우산과 같은 일상 도구로 특수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도깨비는 방대한 오픈월드 기반 본연의 재미와 함께 배경과 현실적인 요소가 가미된 신작으로,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구현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외에도 넥슨의 ‘프로젝트 BBQ’, 엔픽셀의 ‘크로노 오디세이’ 등이 언급됐다. 프로젝트 BBQ는 넥슨의 인기 게임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신작이다.
 
다만 제우스 온라인은 한국의 MMORPG의 게임 운영, 사업모델이 서구권 이용자에게 늘 좋은 평가를 받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펄어비스가 개발 중인 신작 '도깨비'. [사진=펄어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