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조선 빅딜] 한국조선해양, 최대 6조 리스크 회피···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 전화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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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1-1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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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를 공식 중단하게 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중단되면서 최댜 6조원에 이를 수 있는 자금 리스크가 사라지는 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수소·자율운항·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에 더 투자할 수 있게 됐다는 시각이다. 

아울러 2019년과 지금 상황이 바뀌었다는 지적도 눈에 띈다. 조선업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4차 산업혁명을 앞둔 지금 규모만 키우는 초격차 전략이 필요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오리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활용할 자금을 자율운항·친환경 등 미래 선박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신고 철회서를 제출했다. 이는 13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을 불승인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EU 경쟁당국의 결정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은 행정소송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EU 법원에서 소송을 진행하더라도 승산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최종 파악된다. 결국 현대중공업그룹은 3년 동안 기다려온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우선 포기하는 모습이다.

이는 재계에서 EU의 기업결합 불승인 결정이 오히려 전화위복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되면서 오히려 현대중공업그룹의 자금 리스크가 해소됐다는 시각에서다.

당초 현대중공업그룹은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를 인수하고, 이후에도 필요할 경우 최대 1조원을 추가로 지원한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에 대우조선해양이 보유한 2조3300억원에 달하는 전환사채(CB), 산업은행이 보유할 1조25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까지 현대중공업그룹이 부담할 인수자금은 최대 6조80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

아울러 조선업 불황이 지속되던 2019년과 지금은 다소 상황이 다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에는 글로벌 최상위권 기업이 합병해 규모를 더욱 늘리는 전략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친환경·자율주행 등 새로운 선박 기술 개발에 자금을 투자해야 미래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현대중공업그룹도 신규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은 올해 그룹 창립 이후 처음으로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 2022'에 참석해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향후 액화수소 운반 및 추진시스템, 자율운항, 지능형 로보틱스 및 솔루션 등을 3대 핵심 사업으로 꼽았다.

국내 신용평가사도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재무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이번 인수가 무산되면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계열사의 잠재적 재무 부담이 소멸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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