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보류 전망...한국 반발 이유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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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1-2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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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천하는 안을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사도광산 내 메이지시대 갱도[사진=연합뉴스]



20일 요미우리신문은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한국 정부의 반발 등으로 사도 광산이 202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위원회에서 등록될 전망이 없다고 판단해 정부는 유네스코 추천을 보류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정식 결정은 다음주 중 내려질 예정이다. 세계유산위원회가 심사에서 한 번 탈락시킨 추천 후보가 이후에 다시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사례가 없는 만큼, 추가적으로 준비해 2024년 이후 다시 등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유네스코는 지난해 세계기록유산 등재 과정에서 관련국들의 이의 제기를 허용하고, 결론이 날 때까지 등재하지 않는 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중국이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중국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한 일본군이 이듬해 2월까지 대량 학살과 강간, 방화 등의 만행을 저지른 사건인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를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겠다고 밝히자 일본은 이에 반발해 심사 제도 변경을 주도했다.

이에 요미우리 신문은 일본 외무성 내에서 "이번에는 (난징대학살 등재 과정 때와는) 뒤바뀐 입장이 되었다"라며 "한국의 반발이 있는 가운데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추천하면, 국제사회의 신용을 잃을 수 있다"라는 판단이 있어 세계문화유산 추천을 보류하게 되었다고 풀이했다. 지난해 12월 당시 사도광산이 일본 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후보로 선정됐을 때에도 일본 문화청은 이는 명확한 추천 결정이 아니며 "향후 정부 내에서 종합적인 검토를 하겠다"라며 여지를 남긴 바 있다. 이유로는 주변 지역의 환경 정비 부족을 들었다.

한편, 사도광산의 등재 신청 보류 가능성에 반대하는 의견도 계속되고 있다. 테레비 아사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정부의 태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다카이치 회장은 사도 광산 등재는 "일본의 명예와 관련된 문제"라며 "정부는 등록을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면 좋겠다"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말했다. 그는 "자민당 내에서도 추천을 보류하면 패배감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다"라며 "한국 정부에도 타당성에 대해 설명한 뒤 다음달 1일까지 등재를 위해 추천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니가타현 사도섬에 위치한 사도 광산은 에도 시대에 금광으로 유명했지만, 태평양 전쟁이 본격화한 후에는 구리·철·아연 등 전쟁 물자를 캐는 광산으로 사용됐다. 당시 일제는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사도 광산에 조선인을 대거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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