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 결산] "이런 대선 없었습니다"…비호감으로 시작해 부정투표 논란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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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2-03-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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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윤석열 6개월동안 지지율 엎치락뒤치락…곳곳에서 네거티브전 시동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이 지난달 25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대장동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입수한 자료를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역대급 비호감 대선으로 꼽히는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는 유독 네거티브 공방이 많았다. 선거 기간 내내 거대 양당의 유력 대선 후보는 상대방 가족 리스크부터 공직 재임 기간 펼쳐진 다양한 치부를 들추는 데 집중했다. 비전에 관한 토론보다는 상대를 헐뜯기에 바빴고 정책에 대한 검증은 후순위로 밀렸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을 두고 최선보다 차악을 뽑는다는 각오로 투표에 임했다. 이 때문에 8일 막판까지 표심이 요동쳤다. 여기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사전투표 관리까지 불거져 분위기를 뒤숭숭하게 만들었다.

◆李·尹, 대장동·고발사주 의혹에 '부인 리스크'까지

이번 대선에서 두 유력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초반부터 종반까지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했다. 둘 다 여의도 출신이 아니라는 공통점은 신선한 장점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정치 공방에 대한 미숙함도 줄곧 지적을 받았다. 당내 정치 기반이 약해 지지층이 견고하지 못했고, 이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도 들쑥날쑥했다. 여기에 서로 약점만 공격하는 네거티브 공세를 장기간 펼쳐 국민의 큰 신뢰도 받지 못했다.

두 후보가 본격 등장한 것은 지난해 여름 이후다. 윤 후보가 7월 말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대선 참여 의지를 보였고, 이 후보는 이미 당내 경선에서 승기를 굳히고 있었다. 오랜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지지층을 다지고 있던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전인 가을까지 윤 후보를 앞섰다.

다만 11월 들어 국민의힘 경선 컨벤션 효과와 대장동 특혜 의혹이 조명을 받으면서 지지율이 역전됐다. 그러다 12월에 다시 윤 후보 배우자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이 후보가 재역전에 성공했다. 윤 후보 배우자 이력 문제와 장모의 사채 의혹 등 자극적인 내용이 연일 매스컴을 뒤덮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의 식견 부족도 꾸준히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상황은 2월에 다시 반전됐다. 이번에도 배우자 문제였다. 이 후보자 배우자가 법인카드 유용 논란을 일으켰고 지지세는 다시 윤 후보에게 향했다.

◆전문가 "비호감 대선, 디지털 환경의 과도기적 현상"

이번 대선의 진흙탕 분위기는 막판까지 이어졌다. 높은 사전투표 열기에도 불구하고 선관위의 관리 부실로 뒷맛을 찝찝하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일부 야권 인사들이 부정투표 논란에 불을 댕겼던 터라 이번 사건으로 의혹에 더욱 불을 지폈다.

노정희 선관위원장의 어정쩡한 사과도 유권자 마음을 달래지 못했다. 선거를 3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막판 네거티브도 뜨겁다. 한 언론에서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 녹취록 일부를 풀면서 마지막까지 대장동 사건과 관련한 책임 공방을 가열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번 선거에 대한 총평으로 "무엇보다 정치 교체나 정치에 대한 변화를 바라는 민심이 최근 선거 중에서 가장 크게 폭발한 선거"라며 "사실 비호감 대선 문제는 우리 사회에 디지털 환경이 고도화한 데 따른 과도기적 현상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 소장은 "5년 전에도 아마 지금 같은 디지털 사회에서 선거를 치렀다면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이번 선거의 특징은 20·30세대가 주도한 부분이 있고, 이들이 새로운 유권자와 파워 집단으로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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