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집무실 이전] '용산 이전설' 유력해지자...민주 "대통령발 갑질"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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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2-03-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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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수위, '尹 집무실'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방안 적극 검토"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 첫째) 등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7일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데 대해 비판하고 있다. [사진=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17일 "전형적인 대통령발 갑질"이라고 맹폭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것이 윤석열 당선인이 말하는 공정이냐"며 이같이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인수위가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윤석열 당선인은 국민과의 소통을 이유로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해놓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기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용산 국방부로 청와대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황당한 선택지를 해법인 양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취임 두 달여를 남겨놓고 급박하게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결정하고 추진하겠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국방부 청사 내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게 되면 많은 부작용과 불필요한 혼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집무실 졸속 이전 추진은 전형적인 대통령발 갑질"이라며 "윤석열 인수위에서는 국방부에 3월 말까지 국방부 건물을 비워주고 4월 한 달간 리모델링하고 5월에 입주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3월 말이면 고작 10일 후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입주자 보호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두 달도 채 안 남은 5월에 입주하겠다는 계획은 보안성 검토 및 작업 등의 검토 없이 졸속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계약도 수의계약으로 그냥 하려는 것이냐"며 "공사 일정의 고려 없이 데드라인만 던지고 공사를 끝내라는 것은 갑질 중의 갑질"이라고 거듭 맹폭했다.

다음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17일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지난 3월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당선인의 집무실 졸속·억지 이전, 안보 해악의 근원입니다.

윤석열 인수위가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국민과의 소통을 이유로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고 해놓고, 현실적인 어려움이 생기자 아무런 계획도 없이 용산 국방부로 청와대 집무실을 이전하겠다는 황당한 선택지를 해법인 양 내놓고 있습니다.

취임 두 달여를 남겨놓고 급박하게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결정하고 추진하겠다는 것도 황당하지만, 국방부 청사 내에 대통령 집무실을 두게 되면 많은 부작용과 불필요한 혼란이 따를 것입니다.

첫째. 대통령 집무실의 국방부 졸속 이전은 안보 해악의 근원이 될 것입니다.

안보 공백이 따른다는 것입니다. 국방부와 합참은 우리 군의 최고 사령부입니다. 평시 작전권을 가진 합동참모본부는 예하사령부와 참모 부서 간의 일사분란한 지휘체계와 지휘통신을 위한 C4I 체계(컴퓨터체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만일, 대통령 집무실이 국방부로 이전하게 되면 현재 국방부 내에서 임무를 잘 수행하는 국방부와 합참의 많은 부서와, 시설본부, 국방부 근무지원단 등이 모든 업무를 중지하고 3월 말까지 이사를 해야 합니다. 일부 부대에서는 갑작스런 부대 이전 준비로 야근을 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안보위협이 가중되어 대비태세 유지에 집중하고 실시간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데 부대 전 장병이 이사 준비를 하고 있는 현실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지금도 우리 장병들은 불철주야 나라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마디 말도 없이,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전 소식을 접한 국군장병들에게 윤 당선인을 대신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둘째,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국방부로 이전하겠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소통은커녕 단절의 벽만 더 높아질 뿐입니다.

국방부는 군사시설로 지정되어 전면적인 개방이 제한되는 지역입니다.
국방부 청사는 시민 접근이 차단되는 지역으로 소통이 제한되는 지역입니다.

국방부 주변 고층 건물은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동시에 추가적인 보안 조치를 따라야 하고 인근 지역주민들의 기본권은 더욱 제한될 수 있습니다.
즉흥적인 대통령 집무실 이전 결정으로 국민들이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강제하며, 명분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경호를 위한 조치로 인근 주민의 기본권이 과도하게 제한됩니다. 집무실 이전 시 용산 주변과 남산 일대에 추가적인 군사시설을 구축해야 합니다.
대통령 경호를 위해서는 현재 대통령 경호부대인 1경비단의 재배치가 불가피합니다. 특히, 용산지역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재설정되어 이 지역 상공은 철저한 통제 대상이 될 것이고 이에 따른 레이더와 방공무기의 재배치가 따를 것입니다.

현재 청와대 주변지역은 고도제한으로 5층 이상의 건축이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진행 중인 용산지역개발계획과 재건축은 전면 백지화될 것입니다.

넷째, 대통령 집무실 졸속 이전 추진은 전형적인 대통령발 갑질입니다.

윤석열 인수위에서는 국방부에 3월 말까지 국방부 건물을 비워주고 4월 한 달간 리모델링하고 5월에 입주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3월 말이면 고작 10일 후입니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입주자 보호도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의 단순 이전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존건물에 지휘통제라인을 설치하고 설정하려면 적어도 2달 정도가 필요합니다. 리모델링 등을 진행하면 더욱 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신혼부부도 새로 이사를 하려면 몇 개월을 고민합니다. 두 달도 채 안 남은 5월에 입주하겠다는 계획은 보안성 검토 및 작업 등의 검토 없이 졸속으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계약도 수의계약으로 그냥하려는 것입니까? 이것이 윤석열 당선인이 말하는 공정입니까? 그리고 공사 일정의 고려 없이 데드라인만 던지고 공사를 끝내라는 것은 갑질 중의 갑질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방부 청사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것입니다.

인수위에서는 현재 용산에 위치한 국방부와 합참을 향후 어떻게 하겠다는 발표나 계획이 없습니다. 계속 함께하는 것인지 어느 곳으로 이전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예산이 얼마나 소요되는지도 없습니다.

현 청와대는 외국 국빈영접 및 의전행사, 경호 등을 위해 40만㎡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악산 주변의 군 부대를 제외한 면적입니다.

반면 국방부 부지는 전체 면적이 27.6만㎡입니다. 이 좁은 부지에 국방부본부, 합참, 국방부 근무지원단, 조사본부, 시설본부, 사이버사령부, 심리전단, 군사법원, 검찰단, 군비통제단 인원 등 4000여명 이상의 장병, 공무원, 군무원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국방부, 합참 및 국방부 직할부대 이전에 따라 직·간접적인 예산이 1조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합참이 이전한다면 EMP방호가 필요한 지휘통제시설을 다시 구축해야 합니다. 군사시설 재배치 및 군인, 군무원, 공무원들의 가족 이사 등 간접비용도 불가피합니다.

그런데도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직접비용만 계산하여 수백억원만 소요되어 최소 비용으로 이전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입니다.

윤석열 당선인은 아집을 버리고 국민을 기만하는 것을 즉각 중단하길 바랍니다.

안보는 말로 지켜지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의 ICBM 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이 임박한 안보 위기 시기에 대통령 집무실을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겠다는 발상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아니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대한 윤 당선인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문재인 정부가 채택했던 방식을 적극 수용해야 합니다. 전문기관의 연구용역, 이해당사자의 의견 수렴 등을 통한 사회적 합의와 국민적 공감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을 촉구합니다.

2022년 3월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동
민홍철 기동민 김민기 김병기 김병주
김진표 설 훈 안규백 윤호중 홍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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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디어 나라가 산으로 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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