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SK온, '기술유출 혐의'에 발목···배터리 사업 차질 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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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4-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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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본 확충·생산설비 확보 등 계획 삐걱

  • 프리 IPO 본입찰 앞두고 돌발악재 만나

  • SK온 "아직 검찰 기소전이라 판단 일러"

SK온이 때 아닌 기술 유출 혐의로 그동안 진행해왔던 자본 확충과 배터리 생산설비 확보 계획에 차질이 발생할지 주목된다.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임직원이 대거 법정 다툼을 벌여야 할 수도 있는 만큼 제대로 업무가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다.

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경찰의 임직원 송치로 SK온이 숨 가쁘게 진행해온 배터리 생산설비 확충이 흔들릴지 주목된다.

최근 경찰은 SK온 임직원 30여명을 기소해 달라고 검찰에 불구속 송치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LG와 SK가 지난해까지 첨예하게 대립했던 '배터리 기술 유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최근 SK이노베이션 측 기술 유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문제는 최근 무섭게 확장하고 있는 배터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가 중요한 시기로 꼽히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외 주요 배터리 기업은 모두 사활을 걸고 배터리 생산설비를 확충하기 위해 숨 돌릴 사이도 없이 자본 조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사업 부문이 분할돼 설립된 SK온도 올해 독립 법인으로 기반을 굳히기 위해 신속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최근 프리 IPO(상장 전 투자 유치)로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선 것을 꼽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온 지분 10%가량을 매각해 약 3조~4조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프리 IPO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인 북미와 유럽 공장 신설과 증설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7일 마감된 SK온의 프리 IPO 예비입찰에는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등 10여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형사 사건으로 곧 이어질 프리 IPO 본입찰 흥행이 흔들릴 수 있다.

자본 확충 이후 생산설비 확보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현장에서 업무를 맡아야 할 임직원 상당수가 재판에 신경을 뺏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4조원가량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하기로 했다. SK온은 북미 지역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포드와 합작법인 블루오벌(BlueOval)SK를 설립해 미국 테네시주, 캔터키주에 연간 생산능력 총 129GWh 규모의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단독 공장을 건설 중인 미국 조지아주에서는 2022~2023년 연간 생산능력 총 21.5GWh 규모의 제1·2공장을 차례로 가동한다. 유럽 지역에서는 헝가리 코마롬에 총 연간 생산능력 17.5GWh 규모의 제1·2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 가동을 목표로 연간 생산능력 30GWh 규모의 이반차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최근에는 터키에 포드, 터키 에너지·자동차 회사 코치와 합작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터키 합작공장은 2025년까지 앙카라 인근 지역에 연간 생산능력 30~45GWh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SK온은 이 같은 공장 건설을 통해 글로벌 전체 배터리 연간 생산능력을 올해 말 77GWh에서 2025년 말 220GWh, 2030년 말 500GWh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SK온 관계자는 "아직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만큼 재판이 진행될지 확실하지 않다"며 "아직 회사 일정이 흔들릴 것이라고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현업에 종사하는 임직원이 1~2년가량 법정 다툼에 시달리게 된다면 기존 일정에 전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예단하기 조심스럽지만 프리 IPO 등 자본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사진=SK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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