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상장' 거래소는 된다지만 시장선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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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2-05-11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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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IPO 상장철회 속 강행…쿠팡 놓친 거래소 결단

  • 시장선 흑자전환에 의구심 컬리는 공헌이익 흑자 자신감

  • '매출 300% 증가해야 손익분기 맞출 것' 비관적인 분석도

[출처 = 컬리 감사보고서 추정]


올해 IPO시장이 계속 침체되면서 컬리(마켓컬리) 상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증시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기대했던 IPO 대어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상장 강행 이후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컬리의 상장 완주 가능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얘기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 3월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이르면 오는 7월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컬리는 흑자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상장규정에 따라 해외 IPO가 예상되던 곳이지만 쿠팡을 놓친 한국거래소 측 결단에 따라 국내 상장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쿠팡이 지난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자 거래소는 'K유니콘 상장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다. 적정 시가총액 요건을 갖춘 기업에 대해 과거 실적에 대한 심사를 면제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증권가에서는 컬리의 기업가치를 적게는 2조원에서 많게는 8조원까지도 보고 있다. 이 수치는 언젠가는 컬리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수익을 낸다는 전제가 깔린 분석이다.

컬리는 2014년 설립된 뒤 한번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배송을 주요 서비스로 하는 유통업체다 보니 막대한 물류 투자가 필요해 버는 돈보다는 쓰는 돈이 많다.

당장 상장은 과거 실적을 따지지 않아 가능할지 몰라도 만약 상장 이후에도 계속 적자가 쌓일 것이 예상된다면 IPO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

문제는 언제 흑자 전환이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수년간 컬리는 '공헌이익은 흑자'라며 향후 흑자 전환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 

'공헌이익'이란 원가관리회계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감사보고서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업의 재무제표는 재무회계를 사용한다.

원가관리회계에서 매출은 변동비와 고정비의 합이다. 재료비처럼 생산량에 비례해 증가하는 비용을 변동비라 하고, 감가상각비나 인건비와 같이 생산량의 증감과 상관없이 일정하게 발생하는 비용을 고정비라고 한다. 

그리고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숫자가 바로 공헌이익이 된다. 공헌이익이 고정비보다 많으면 영업흑자가 나고, 적으면 영업손실이다. 기업의 손익분기점(BEP)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이다.

실제 기업의 정확한 변동비와 고정비는 공개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적인 재무제표를 보고 추정할 수는 있다. 지난해 컬리의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 추정한 변동비는 약 1조4543억원이다. 지난해 컬리 매출은 1조5613억원으로 이를 대입하면 공헌이익이 약 1070억원 발생한 셈이다.

현재 컬리의 공헌이익이 고정비보다 적다 보니 영업손실 상황이다. 지난해 컬리의 고정비는 약 3247억원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추정(공헌이익-고정비)된 영업손실은 2177억원으로 실제 컬리가 공시한 숫자와 같다.

기업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하려면 매출을 늘리거나 고정비를 낮추면 된다. 

문제는 컬리가 자신하는 손익분기점 도달 가능성이다. 이론적으로 고정비를 줄이는 것은 투자를 멈춘다는 것으로 현실성이 낮다. 

그렇다면 매출을 늘려서 손익분기점을 맞춰야 하는데 고정비는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매출이 현재보다 300% 이상 증가해야 손익분기점에 다다르게 된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제 고정비는 투자 확대에 따라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숫자라는 점에서 컬리의 공헌이익 확대를 통한 손익분기점 도달을 위해서는 매출이 지금보다 500%는 올라야 할 것"이라며 "새벽배송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매출 증가가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정도로 커진다는 보장도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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