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 글로벌 가계부채] 금리인상 압력 커진 ECB…북유럽 등 부채 많은 지역 위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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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5-1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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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물가 상승률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오는 7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전문가들 역시 7월 중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긴축 정책 기조로 경기가 취약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11일(현지시간) 라가르드 총재는 슬로베니아에서 진행한 슬로베니아은행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ECB가 3분기 초 자산 매입을 통한 대차대조표 확대를 중단하고, 그 후 '머지않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이어 '머지않아'는 "불과 몇 주를 의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어 "ECB가 물가 안정을 위해 전념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조치가 중요하다"며 이는 기업과 가계에 대해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유지하거나 낮추고, 중앙은행을 신뢰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인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ECB 역시 금리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4월 유로존 CPI는 전년 동기 대비 7.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CB 물가 목표치 2% 대비 거의 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FT는 ECB 정책위원회 내부에서도 이미 위원 26명 중 과반수가 오는 7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데 동의를 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0일 요아힘 나겔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 총재는 ECB가 오는 7월 금리 인상을 단행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로이터는 밝혔다. 지난 1월 새롭게 위원회에 합류한 프랭크 엘더슨 위원 역시 11일 "언제나처럼 향후 경제지표에 따라 7월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전문가들 역시 ECB의 금리 인상을 확신하고 있다. 라인하르트 클루제 UBS 경제학자는 ECB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은 내년까지 예금금리를 1.25%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FT에 언급했다. 프레데릭 두크로제 픽텟자산운용 경제학자 역시 이날 트위터를 통해 7월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이라고 단언했다.

ECB는 2016년 3월 기준금리를 0%로 낮춘 뒤 6년 가까이 이를 유지하고 있다. 중앙은행에 맡기는 돈에 매기는 예금금리도 2014년 6월 주요 경제대국 중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내린 뒤 2019년 9월 이후 역대 최저인 -0.50%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금융 비용이 상승하면 비싼 주택을 보유한 시민들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일 스웨덴과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지역 부동산 시장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정부가 코로나 기간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완화하고, 주택 보유세 부담을 줄이는 등 혜택을 부여한 가운데 최근 주택담보대출 총량이 크게 늘었다. 

스웨덴은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도  69.1%로 매우 높은 편이고,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중도 176.6%에 달하고 있어 금리 인상 여파에 큰 위협을 받을 수 있다. 노르웨이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이 국내 은행 총자산 중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덴마크의 은행 총자산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5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반면 동부와 중부 유럽 국가들 상황은 이보다는 낫다. 동부와 중부 유럽 국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낮아 대부분이 직접 집을 구입했기 때문이다. 특히 리투아니아와 루마니아에서는 전체 가구 수 중 80% 이상이 주택을 완전히 소유하고 있다. 주택을 소유하기보다 임차한 사람이 더 많은 독일과 대대로 주택을 상속받아 자가 보유 비중이 높은 이탈리아 등도 금리 인상으로 받는 타격이 크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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