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1개월] 급상승하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손보사들 불안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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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기자
입력 2022-05-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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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손해율 전년 동기 대비 9%p 이상 급상승…대부분 손보사 적자 진입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2년 연속 흑자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달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시행됐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소비자물가 영향이 큰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강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손보사 입장에서는 당분간 보험료 인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거리두기 해제하자마자 치솟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지난달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전달보다 9%포인트가량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초 오미크론 확산으로 지난해보다 낮은 손해율을 기록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매우 크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11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단순 평균 손해율(잠정치)은 82.3%로 3월 73.2%에 비해 9.1%포인트 증가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란 사고보상금의 합계를 보험료의 합계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82% 수준이다. 지난 3월까지 자동차보험에서 흑자 기조를 유지하던 손보사들은 지난달부터 적자로 돌아선 셈이다.

손보사별로 보면 MG손해보험이 91.1%(전달 대비 0.8%포인트 상승)으로 유일하게 90%를 넘었다. 이어 현대해상의 손해율은 79.1%로 전달보다 6.2%포인트, 삼성화재는 79.0%로 10.5%포인트 올랐다. 롯데손보는 3월 63.1%에서 4월 83.1%로 20%포인트나 급등했다. 

손보사들은 4월 손해율 상승에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18일부터 거리두기 조치가 완전히 해제된 이후 2주가량만 4월 손해율에 반영됐는데도 손해율 상승폭이 컸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나들이철인 5월부터는 자동차 운행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자동차보험 2년 연속 흑자 운영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손보업계의 진단이다. 감독당국 통계를 보면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2017년 266억원 흑자를 냈으나 2018년 7237억원 적자를 냈고 2019년에는 적자 폭이 1조644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2020년에는 적자 규모가 3799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4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4월은 계절 요인으로 차량 운행량이 늘면서 사고율이 전달 대비 높아지지만, 올해는 전달의 오미크론 변이 기저효과와 중순부터의 거리두기 완화가 겹치면서 이례적인 수준으로 손해율이 뛰었다"며 "이동량이 많은 5월과 6월 손해율 수치가 향후 자동차보험 2년 연속 흑자 운영에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자동차보험 적자 전환 시 손보사 실적 '직격탄'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대부분의 손보사가 호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자동차보험 흑자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그만큼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기록하면 대규모 실적 하락이 불가피한 셈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손보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조7077억원(65.2%) 급증했다. 같은 기간 4890억원(14.2%) 증가에 그친 생명보험사에 비하면 성장세가 4배 가까이 가파르다. 

손보사들의 실적 호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보험업계 공시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5대 손보사의 올 1분기 전체 당기순이익이 1조2056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손보사 분기 순이익 총합이 1조원을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순이익이 409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받았던 특별배당금 약 1100억원(세후)이 빠지면서 전년 동기(4315억원) 대비로는 5.2% 감소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28.5% 성장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음으로는 DB손보의 순이익이 2800억원으로 전년 동기(1902억원) 대비 47.2% 증가했다. 메리츠화재는 2222억원으로 1년 전(1204억원)보다 70.4% 늘었다. 지난달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 소속 KB손보는 전년 동기(688억원)보다 108% 급증한 1431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올 1분기 호실적은 보험사 본연의 보험영업이익 증가세가 나타난 게 주효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적자가 이어졌던 자동차보험 부문 손해율 개선이 크게 작용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지면서 위험률차익(사차익)이 좋아지고 전체 보험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이다.

앞서 삼성화재와 DB손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보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과 오미크론 영향으로 이동량이 적었던 올해 1분기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손보사는 지난해 자동차보험에서만 5000억원가량의 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손보업계의 지난해 누적 손해율은 85.4%다. 올해 1분기는 오히려 더 하락했다. 이 기간 손보업계의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79.6%에 불과하다. 지난해 전체 평균 손해율과는 6%포인트가량, 전년 동기(83.3%)보다는 4%포인트가량 낮은 수치다.

자동차보험 수익 확대는 실제 보험사의 보험영업이익 확대로 이어졌다. 올 1분기 삼성화재와 DB손보의 보험영업이익은 각각 242억원, 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메리츠화재도 567억원의 보험영업이익을 내며 흑자로 반전했다. 현대해상과 KB손보는 각각 830억원, 387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마이너스 폭이 축소됐다.

자동차보험은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누적 적자만 2조7000억원에 달해 보험사들에게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영향으로 이동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손해율이 하락했고, 지난해 흑자(영업이익 3981억원)를 기록했다.

손보사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자동차보험에서의 흑자 전환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면서도 "이는 결국 자동차보험에서 적자를 기록하면 곧바로 보험영업 악화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향후 자동차보험의 실적에 손보사들이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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