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결산] 尹정부 IPEF 전격 가입…美 주도 공급망·첨단기술 전방위 협력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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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정석준 기자
입력 2022-05-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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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지털·청정에너지 등 신통상 이슈 중심

  • 對中 견제 성격 강해 반발 역풍 우려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공급망 강화를 위해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한다. 우리나라는 IPEF 가입으로 신통상 이슈에 대한 글로벌 규범 확립을 선제적으로 주도하는 국가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다만 반중 성격이 강한 경제협력체여서 중국 반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미 정상 "IPEF에 긴밀히 협조"
22일 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날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개방성·투명성·포용성 원칙에 기초해 IPEF를 통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디지털 경제와 회복력 있는 공급망, 청정에너지,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촉진 등 우선적 현안에 관한 경제적 관여를 심화시킬 포괄적 IPEF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함께하는 데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IPEF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처음 제안했다. 상품·서비스 시장 개방을 목표로 하는 전통적 무역협정과 달리 공급망·디지털·청정에너지 등 신통상 이슈 중심의 새로운 경제통상협력체다. 무역과 공급망, 인프라·청정에너지·탈산소, 조세·반부패 관련 인·태 지역 협력 강화가 목표다. 

참가국으론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호주·뉴질랜드와 싱가포르 등 다수 아세안 국가가 거론된다. 출범식은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23일 열릴 예정이다. 윤 대통령도 화상 방식으로 참석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 대유행)을 계기로 글로벌 통상 환경 중심축이 '효율성'에서 '회복력'으로 이동했다"며 "IPEF는 신통상 이슈 등장으로 패러다임이 변환하는 전환기 대응에 적절한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앞 오른쪽)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시찰을 마친 뒤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韓·美 반도체 공급망 협력 강화
우리나라는 IPEF 참여를 통해 무역 분야에서는 디지털 무역·표준·인프라·규범, 무역 원활화 촉진, 경쟁, 노동·환경, 투명한 규제관행 협력, 지속가능한 농업협력, 공정경쟁 협력 등을 추진한다.

공급망과 관련해서는 반도체·핵심광물 등 핵심품목 공급망 협력 강화, 조기경보시스템 등 위기 시 공조체계 구축 등에 공조한다.

청정에너지로 전환을 위한 기술협력·역량강화·프로젝트 발굴, 핵심산업 탈탄소화를 위한 기술협력, 기존 국제조약상 의무이행 지원·협력, 정부조달 투명성 강화 등에도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업계·전문가 등과 소통하면서 IPEF 논의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앞서 산업계는 디지털 통상·글로벌 공급망·인프라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유리한 입지를 가질 수 있게 IPEF 논의에 참여해달라는 의견을 정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견제↑···정부 "韓·中 협력 여전히 중요"
우리나라가 반중 성격인 IPEF에 참여하면 중국 반발을 불러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주도하는 IPEF에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짙게 깔려 있어서다.

중국이 주도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아시아 지역에서 잇달아 발효되며 이 지역에서 중국 영향력이 커지자 이에 대한 대항마로 내세운 게 IPEF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IPEF가 인·태 지역 번영을 추구하고 있으나 일부 의제는 사실상 대중국 견제나 봉쇄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IPEF 주요 협상·자문 대상국에서 중국이 빠진 점도 이런 지적에 힘을 싣는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만든 '무역기술위원회(TTC)' 성격과 유사한 '한·미 공급망·산업대화'가 바이든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새로 만들어진 점도 중국을 불편하게 하는 요소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전날 직접 만나 기존 국장급 산업협력대화를 장관급으로 격상한 공급망·산업대화 신설에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전날 정상회담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국을 공급망에서 배제하겠다는 단 한 번의 논의도 없었다"면서 IPEF 가입이 중국 견제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산업부 관계자도 "특정 국가를 견제하거나 반발할 상황이 아니며, 중국과 협력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등 15개국이 참여하는 RCEP을 활성화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추진하는 동시에 새로운 경제협력 틀인 IPEF 참여를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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