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울산공장의 폭발·화재 사고에도 불구하고 설비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폭발 사고를 일으킨 공정 부문은 1개월 이상 정상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보여 130억원 수준의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중대재해처벌법을 위반했는지에 대한 고용노동부 조사가 변수다. 자칫 에쓰오일이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서 부실했거나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는 판정을 받게 된다면 처벌은 물론 금융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 20일 울산공장 화재 진압이 마무리된 이후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해당 공정 이외 부문에서 기계적 손상이 크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이후 관련 금융투자사나 신용평가사에게도 설비 피해가 경미하다고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 19일 오후 9시경 에쓰오일 울산공장에서는 대형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약 20시간이 지난 20일 오후 5시경에 완전히 꺼졌다. 사고는 부탄을 이용해 휘발유 옥탄값을 높이는 첨가제인 '알킬레이트' 제조 공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사고로 협력업체 직원 1명이 숨졌고, 원·하청 근로자 9명이 부상을 입었다.

다만 다른 부문에 설비 피해가 없다 하더라도 알킬레이트 공정이 장기간 정상 가동되기 어려워 피해가 예상된다. 현재 노동부 명령으로 사고가 발생한 공정 지역은 일절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이후 행여 남아 있을지 모를 잔류 가스를 제거하고 추가 가스 누출을 방지하는 안전조치를 거친 뒤 소방당국과 노동부를 중심으로 안전진단이 진행된다.

이 과정까지 마무리되면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을 비롯한 관계기관의 합동 감식이 진행된다. 감식으로 증거 수집과 분석 등을 거쳐 폭발·화재 원인에 대한 결론이 나기까지 자칫 1개월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원인이 명확히 규명되기 전까지 해당 공정은 정상 가동이 불가능하다.

정유업계에서는 지난해 알킬레이션 공정이 74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음을 감안해 1개월 가동 중지로 약 130억원의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에쓰오일의 영업이익 2조1409억원의 0.61%에 해당한다.

한 금융투자사 연구원은 "해당 설비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 규모는 일단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어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향후 노동부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적용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노동부는 폭발·화재 사고에 대해 중대재해처벌법에 저촉될만한 부분이 있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자칫 에쓰오일이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서 부실했거나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는 판정을 받게 된다면 최근 주목받고 있는 ESG(환경·사회·투명경영) 관리가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이번 사고가 중대재해법으로 소송을 당하는 등 문제가 확대된다면 에쓰오일의 자금 조달을 위한 금융시장 접근성이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과문 발표 마친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사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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