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확보 위해 분사 결정한 KT클라우드... 윤동식 대표 "공공+AI로 국내 1위 사업자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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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 기자
입력 2022-05-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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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말까지 650여명 인재 확보...올해 매출 6000억원 목표

  • "자국 클라우드 사업자 없으면 공공 DX 어려워, KT클라우드가 앞장설 것"

  • "초대규모 GPU팜에 AI 반도체·프레임워크까지...AI 풀스택 사업자 된다"

  • "개발자 중심 조직문화 만들고 있어...상장은 2~3년 뒤 얘기"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 [사진=KT클라우드]

"더 성장하려면 클라우드 개발자·엔지니어가 필요하다. 인재 확보를 위해 KT라는 틀에서 벗어나 분사를 결정했다."

29일 KT의 클라우드 사업(CSP) 계열사 KT클라우드가 지난 27일 출범 후 첫 기자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하고 사업 성장과 향후 상장을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

행사에서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는 "사업 성장과 인재 확보를 위해 분사를 결정했다"며 "공공 부문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AI)+클라우드'와 같이 KT클라우드가 잘할 수 있는 부문에 주력함으로써 국내 1위 클라우드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KT클라우드는 지난 4월 KT의 IDC·클라우드 사업부가 분사해서 출범했다. KT 직원 300여명과 KT DS 직원 100여명에 올 연말까지 외부 경력직 150여명을 채용해 650여명의 클라우드 인력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KT클라우드는 올해 전년 매출(4559억원) 대비 약 30% 성장한 6000억원의 매출을 낸다는 사업 계획도 세웠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전년보다 22.9% 성장한 약 6조원 규모를 이룰 전망이다. 이 시장의 절반을 해외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차지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과 IT 기업이 글로벌 사업 전개를 위해 수많은 해외 리전(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을 갖춘 AWS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에 KT클라우드는 올해 8000억원 규모로 예상되는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서 절반(50%) 이상을 수주함으로써 AWS에 대응할 수 있는 토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AWS를 포함한 해외 클라우드 기업은 국내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을 받지 않아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 참여할 수 없는 반면 KT클라우드는 지난 2016년 CSAP 구축 단계부터 참여해 국내 1호 CSAP 인증도 받았다. 

윤 대표는 "데이터 주권과 안보 이슈로 인해 미국, 중국 등 클라우드 선진국들은 공공 부문만큼은 자국 클라우드 사업자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일본, 독일과 같이 자국 클라우드 사업자가 없는 국가는 (관련 수요는 있지만) 공공 클라우드 전환을 힘 있게 추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다행히 한국은 KT클라우드를 필두로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글로벌 사업자에 맞서 클라우드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자가 있다. 윤석열 정부도 디지털 신정부 정책에 공감하는 만큼 당분간 공공 클라우드 전환 사업의 규모가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멀티 클라우드도 적극 공략...1위 MSP 사업자와 협력 강화

단순히 정부만 바라보는 게 KT클라우드의 전부는 아니다. KT엔터프라이즈, 메가존클라우드 등 계열사·클라우드 관리(MSP) 파트너와 협력함으로써 급성장하고 있는 국내외 AI 클라우드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할 계획이다.

AI 컴퓨팅의 글로벌 시장의 성장세는 45% 내외이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더 성장세가 커서 60%에 이른다. 이러한 AI 시장 공략을 위해 KT클라우드가 꺼낸 카드가 '서비스 지향 AICC(AI컨택센터)'와 추론·학습이 가능한 AI 반도체 개발이다. 

서비스 지향 AICC는 기업이 별도의 IT 인프라를 갖추고 운영 인력을 뽑지 않아도 클라우드를 통해 AI컨택센터(AI 기반 고객센터)를 확보할 수 있는 서비스 지향 소프트웨어(SaaS)다. KT클라우드는 국내 1위 MSP 업체인 메가존클라우드에 1300억원의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국내 AICC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또 KT클라우드는 메가존클라우드와 함께 시장 1위 업체인 AWS와 국내 1위 업체인 KT클라우드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려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멀티 클라우드' 환경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 종속(락인)을 막기 위해 두 군데 이상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함께 이용하고 있으며, 두 클라우드 서비스가 하나의 서비스 개발 환경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MSP 업체의 역량이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KT클라우드는 국내 대기업이 해외 지향 서비스는 AWS를, 국내 지향 서비스는 KT클라우드를 활용하는 모습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고 메가존클라우드와 관련 마케팅을 전개한다.
 

KT DX IDC 용산 [사진=KT클라우드]

◆국내 스타트업과 협력해 AI 반도체·프레임워크 설계...초대규모 GPU팜으로 고객 니즈 수용

KT클라우드는 일반 앱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AI 모델을 클라우드에서 운영하려는 기업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대규모 GPU팜 구축과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KT클라우드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은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가상화함으로써 어느 정도 이용하든 하드웨어를 통으로 빌리는 정액제 대신 이용한 만큼만 비용을 내면 되는 세계 최초 종량제 AI 하드웨어 서비스다. KT클라우드와 AI 인프라 스타트업인 '모레'가 협업함으로써 가능했던 성과다. KT클라우드는 올해 중 HAC 사업 확대를 위한 초대규모 GPU팜 구축도 예고했다.

AI 반도체 개발의 경우 국내 AI 스타트업과 적극 협력함으로써 2023년 말 첫 결과물을 내놓을 계획이다. AI 반도체 사업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칩셋 설계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와 AI 모델을 연결해주는 AI 프레임워크 개발에도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엔비디아가 세계 1위 AI 반도체 업체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자체 개발한 AI 프레임워크 '쿠다(CUDA)'가 있다. 이에 KT클라우드는 모레와 함께 자체 AI 프레임워크 개발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칩셋 설계는 AI 반도체 스타트업 '파두'와 함께 진행 중이다. 현재 개발 중인 KT클라우드의 AI 반도체는 전력 소모가 심한 GPU와 달리 적은 전력으로도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도록 추론 기능만 갖추고 있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구글의 AI 반도체 'TPU(텐서플로유닛)'처럼 추론·학습 기능을 동시에 지원하는 제품도 향후 선보일 계획이다. 

윤 대표는 "실제 고객이 AI 반도체를 이용하려면 단순히 AI 반도체 개발뿐만 아니라 칩셋·프레임워크·AI 모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KT클라우드는 세 가지 구성요소를 클라우드를 통해 완벽히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AI 풀스택' 사업자로 거듭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4년 내로 2배 늘린다 "규모의 경제로 가격 인하"

윤 대표는 클라우드 사업의 근간이 되는 데이터센터(IDC)도 4년 내로 현재의 두 배 이상 확충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KT클라우드는 용산, 목동(2개), 강남, 분당 등 수도권 5개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KT에서 분사했다. 전력 기준 100MW(메가와트) 규모로, 분사할 때부터 국내 최대 규모 데이터센터를 갖추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KT클라우드는 데이터 폭증으로 인해 기업들의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상면(코로케이션)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기획부터 완공까지 평균 5년이 걸리는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모듈형 데이터센터'와 같은 신기술 도입으로 4년으로 줄이고, 100MW급 데이터센터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 금천구 가산과 경기도 고양시에 도합 33MW급 데이터센터를 착공했고, 2개의 데이터센터를 수도권에 추가로 구축하기 위해 지자체와 논의 중이다.

윤 대표는 "데이터센터 구축은 부지 확보와 함께 전력 확보도 중요하다. 이 점에서 서울 내 데이터센터 구축은 더는 불가능하고, 수도권에서 빈자리를 찾아야 한다. KT가 보유한 부동산뿐만 아니라 다른 부지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KT클라우드는 지속적인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클라우드 이용비를 낮춤으로써 국내외 클라우드 사업자보다 우수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 [사진=KT클라우드]

◆개발자 중심 조직문화 확립 "재택근무 계속하는 중"

윤 대표는 KT클라우드의 분사 이유로 KT와 다른 사내 문화를 만드는 것을 꼽았다. 통신 인프라와 사업부 중심에서 벗어나 보다 개발자 친화적인 조직 문화를 만듦으로써 클라우드·AI 개발자와 엔지니어를 지속해서 확충할 방침이다. 일례로 출퇴근과 거점 오피스 중심으로 근무 방식을 바꾼 모회사 KT와 달리 KT클라우드는 지금도 주 5일 자율 재택근무제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내 중견 SI(시스템 통합)와 MSP 업체에서 개발자와 영업 인력이 KT클라우드의 문을 두드리는 사례가 급증했다는 것이 KT클라우드 측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분사 후 처음에는 클라우드 인재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시장의 많은 개발자가 KT클라우드에 관심을 보내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10배 많은 수의 개발자가 KT클라우드에 지원했다. 현재 대표를 포함한 모든 임원이 매일 6시간 이상 채용을 위한 인터뷰를 하는 상황"이라며 "경력 공채뿐만 아니라 신입 직원도 지속해서 확충하는 등 우수 인재 확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상장은 2~3년 뒤...기업 가치 산정 후 외부 투자 유치

상장에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KT클라우드는 현재 정확한 시장 가치 산정(밸류에이션)을 위해 투자은행(IB) 선정을 막 마친 상태다. 당분간 매출 확대에만 주력하고, 상장은 2~3년 후 검토한다. 성장을 위해 외부 투자를 유치하더라도 전체 기업가치의 20% 이내로만 받는다. 2조원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4000억원, 5조원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면 1조원 이내로 외부 투자를 받을 계획이다.

윤 대표는 "경쟁사를 포함해 대부분의 기업이 클라우드 사업의 범위를 다르게 규정하기 때문에 매출만 놓고 클라우드 사업의 성패를 판단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다만 KT클라우드가 국내 1위 사업자이고, 네이버클라우드가 이를 많이 쫓아온 것은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KT클라우드는 AWS를 따라잡고 국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기 위해 금융 클라우드 공략에도 많은 공을 들일 방침이다. 많은 금융사가 계정계(코어뱅킹)와 정보계는 자체 IT 인프라 시스템에서 운영하고, 외부 이용자와 만나는 채널계에만 외산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다. 다만 증권사나 저축은행·캐피털을 중심으로 핵심 시스템도 클라우드로 옮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클라우드가 가장 효과적인 상황으로 많은 투자자(트래픽)가 몰리는 '공모주 청약'을 들 수 있다.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가 공모주 청약 때 IT 시스템 마비를 겪었는데, KT클라우드를 도입한 신영증권은 많은 투자자가 몰렸는데도 공모주 청약 당시 IT 시스템 마비 없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었다. KT의 유선망이 국내 증권거래소와 가장 빠르게 연결되는 네트워크 환경인 것도 증권사들이 KT클라우드를 선호하는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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