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업계, 적자 지속·채권회수도 난항
  • 은행들, 위험성 높은 카타르 계약 외면
  • 위험요소 최소화 등 정부에 요구할 듯
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와 카타르에너지(옛 카타르페트롤리엄)의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선가 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카타르 측이 주장하는 선가로 본계약을 체결한다면 시중은행이 선수금환급보증(RG)을 발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조선3사의 적자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재정상황도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의 건조계약에 대해 RG를 끊어줄 경우 채권회수 위험성이 지나치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LNG프로젝트의 RG 발급 비용은 약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조선업계에 대한 RG 발급을 은행들이 사전에 분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LNG프로젝트의 경우는 60%가량을 국책금융기관이 책임지고, 나머지 40%를 시중은행이 책임지기로 한 상태다.

RG는 선박을 주문한 선주가 조선사에게 선수금을 줄 때 금융사로부터 받는 보증서를 말한다. 조선업체가 부도났을 경우를 대비해 조선사가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겠다는 보증이다. 조선사는 RG를 발급받아야만 선박건조를 시작할 수 있다.

RG는 선박 수주 때마다 각각의 선박에 발급되며, 금융권은 해당 선박을 저당 잡는다. 국내 금융권은 2018년까지 ‘선박 건조 수익률>0’을 RG발급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왔는데, 이는 조선소가 파산했을 경우 은행의 도산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또 무리한 저가수주는 조선소의 부도로 이어질 수 있어 수익률이 0원 이하인 선박은 RG를 발급하지 않았다. 현재는 해당 가이드라인이 폐지됐지만 여전히 시중은행은 같은 방식으로 RG 발급을 심사 중이다.

현재 카타르에너지가 주장하는 선가는 한 척당 1억8600만 달러(약 2300억원)로 이는 지난달 기준 LNG운반선 신조선가인 2억2400만 달러(약 2839억원)와 비교해 약 500억원이 낮은 금액이다. 조선업계와 금융업계 모두 카타르에너지의 요구대로 건조계약을 체결할 경우 조선사에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의 경우는 조선3사가 조선소를 건설할 당시 대출을 해주고 조선사에 대한 최우선권리 저당권을 가진 상태다. 이 저당권은 이후에 발생하는 모든 비용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형태다. 따라서 최악의 경우에도 조선소를 통해 RG 발급에 따른 채권을 회수할 수 있다. 반면 시중은행은 조선사에 대한 저당권이 없어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선박을 처분해야 하는데, 완성되지 않은 선박은 처분도 어려워 사실상 채권회수가 불가능하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이 2020년 말부터 좋은 수주실적을 올리고 있으며, 충분히 수익성이 나는 수주계약을 연이어 하고 있음에도 카타르에너지와의 계약은 저가로 체결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안전한 거래를 두고 위험성이 높은 카타르와의 계약에 RG를 발급하고자 하는 은행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 단위 프로젝트기 때문에 결국은 RG 발급에 대한 정부의 압박을 이기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경우 시중은행 측은 위험요소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책금융기관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신디케이션’ 방식의 RG발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디케이션은 여러 은행이 공동으로 RG를 발급하고 이에 대한 위험요소도 분담하는 형태다.

한편 올해 1분기 기준 조선3사의 부채비율은 △한국조선해양 129.62% △대우조선해양 523.16% △삼성중공업 204.61%로 집계됐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사진=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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