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자재 업계 '울고 싶어라'···원자재 가격 상승에 올해 실적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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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05-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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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균 영업이익 20% 이상 감소할 전망

  • PVC·철근값 등 오르며 공사 멈추기도

  • 분양가상한제 수정 방침 효과 미지수

문재인 정부의 3시 신도시 조성과 함께 꽃길만 걸을 것으로 보였던 건자재 업계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복병을 만나 올해 부진한 성적표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당초 건자재 업계는 수급 측면에서 향후 5년간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원자재 가격 인상분이 반영된 제품 구입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실정이다.

31일 건자재 업계에 따르면 올해 건자재 시장 매출은 회사마다 10~20%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추정되지만, 동시에 평균 20% 이상 영업이익 감소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추세는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건자재 업계가 주로 사용하는 원자재는 염화비닐수지(PVC), 철근, 시멘트 등이며 대부분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여기에 운송비까지 급등하고 있어 영업이익률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다.

PVC 가격과 연동되는 국제유가를 보면 지난 30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3.84달러로 올해 초(배럴당 76.88달러) 대비 48.07%나 상승했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27일 기준 톤(t)당 132.67달러로 올해 초(125.18달러) 대비 5.98% 올랐다.

문제는 이러한 원자재 가격 인상분을 제품가에 반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재개발·재건축 현장에서는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분 전이가 힘든 상황이며, 조합원 반발도 커 공사를 멈추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당장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단지는 공사비 증액을 두고 조합원과 시공사 간 마찰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비슷한 사례가 최근 들어 급격히 늘고 있다고 업계 측은 설명한다.

단기적인 수익을 올릴 만한 주택 공급 사업 역시 부족하다. 대규모 신도시, 재개발·재건축 계획은 충분하지만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중소 규모 주택사업이 사실상 멈춘 상태라 실적 개선을 꾀하기도 힘들다.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정책도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보다는 세제 완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 현안이 사라지지 않는 이상 실적 반등은 어려워 보인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 건자재 기업 재무제표에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LX하우시스의 올해 1분기 건자재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52% 감소한 110억원을 기록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X하우시스의 올해 2분기 건자재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7.78% 감소한 18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소재나 산업용 필름 등에서는 2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KCC글라스 역시 주력 제품군인 바닥재가 PVC 가격 인상 직격탄을 맞았다. KCC글라스는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4.49% 감소한 3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분기에는 영업이익 감소 폭이 확대되면서 26.5%에 달하는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6월에 분양가 상한제를 수정할 방침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분양가 상한제 수정안이 시장 수요를 위축시키지 않고 원자재 가격 인상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자재 업계 관계자는 “신도시니 재건축이니 장기적인 수급은 충분히 확보됐지만 돈을 버는 건 다른 차원”이라며 “당장 시장이 제품 가격 인상을 수용하지 않고 있어 분양가 상한제 수정안이 대안으로 작용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사진=KCC글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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