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수출에 나는 수입…원자재 해외 의존도 너무 높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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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 기자
입력 2022-06-01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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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대 주요 품목 수출 모두 증가했지만...수입에 발목 잡혀

  • 에너지·식량 가격 고공행진에 수입액도 덩달아 급증세

  • "에너지원 다변화 검토하고 식량안보 문제 대비해야"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차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이 수출 호조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수입액이 덩달아 늘어나며 무역 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기현상을 겪고 있다.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최근 연료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 증가율은 21.3%로 높은 수준을 보였지만 수입 증가율은 그 이상인 32%를 기록하며 무역 수지는 17억10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수출액은 615억2000만 달러로 역대 월중 2위를 달성했다. 산업부는 “고금리·고물가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 확대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한국 수출은 2020년 11월 이후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15대 주요 품목 수출도 9개월 만에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석유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107.2% 증가한 64억1000만 달러로 역대 처음으로 6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외 석유화학(14%), 철강(26.9%), 바이오헬스(24.6%), 반도체(15%), 컴퓨터(29.1%)도 증가세를 보이며 역대 5월 중 1위 기록을 경신했다.

자동차 수출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여파를 받은 지난해 5월 기저효과에 더해 전기차 등 고부가 차량 수출이 확대되며 전년 동월보다 18.9% 증가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도 중국 지역봉쇄 등 공급망 불안정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 판매호조 등에 힘입어 증감률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지역별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무역환경이 악화한 독립국가연합(CIS)을 제외하고 모두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대중국 수출 증감률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지역봉쇄 영향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으나 반도체·석유화학·무선통신 등이 증가하며 플러스로 전환됐다.

수출이 역대급 호조세를 보이며 선전했지만 무역 수지는 수입에 발목이 잡혔다. 공급 불안정 심화로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5월 수입액은 632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원유·가스·석탄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67.6% 대폭 늘어났다. 알루미늄·니켈 등 비철금속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상과 중국 지역봉쇄 등 여파로 가격 하락세를 보였으나 전년보다 여전히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며 지속적인 수입 증가세를 보였다.

산업부는 “일본·프랑스·이탈리아·미국 등 주요국들도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하며 무역적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추세”라며 “한국과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일본은 최근 에너지 수입 급증으로 지난 4월 약 65억 달러 무역 적자를 경험했다. 패션·바이오·자동차 등 제조기반을 갖춘 이탈리아도 원유·가스 수입액이 급증하며 올해 1월부터 3개월 연속 적자가 발생했다.

한국은 중요 산업생산 중간재인 반도체(28%), 철강제품(51.2%) 등의 수입액도 크게 증가했다. 또한, 곡창지대 악재와 식량보호주의 확산에 따라 밀·옥수수 등 농산물 가격도 널뛰며 수입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입액이 수출을 넘어서는 현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 요인이 진정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며 “에너지 부문은 한국이 천연자원을 생산하는 국가가 아니지만, 배터리·자동차 분야에서 전기를 이용하는 등 재생 에너지로 다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량주권과 연결된 곡물 분야에서도 쌀을 제외한 밀·대두 등 대부분 품목이 수입 의존도가 높다”며 “나중에 식량안보와 관련해서 문제가 되기 전에 스마트팜 등을 활용해서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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