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공급망 차질의 역설…미소 짓는 삼성D·LG이노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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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2-06-02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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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14 물량 확대·양산 시기 앞당겨

  • 국내 주요 부품사들 실적 상승 기대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애플의 부품 공급망 차질이 국내 부품 기업들에게 반사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애플이 올 하반기 선보일 신제품 ‘아이폰14’ 시리즈 초기 생산 물량을 대폭 확대하고 양산 시기도 앞당긴다는 계획을 세우면서 한국 부품사의 존재감은 더 커질 전망이다.

1일 대만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달 말 대만 폭스콘 등을 상대로  아이폰14 생산 시기를 기존 계획보다 2개월 정도 앞당기고 초기 생산량도 3000만대 이상 더 늘려달라는 주문을 했다.

이는 폭스콘 등 위탁생산업체의 중국 생산공장이 코로나19 대응 조치 영향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애플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은 데 대응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앞서 현지 언론은 중국 장쑤성 쿤산시 폭스콘 공장 4곳 중 2곳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서 지난달 20일부터 가동 중단(셧다운) 사태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상하이에서 약 51㎞ 떨어진 인구 210만명의 도시 쿤산은 전자부품의 핵심 제조 기지로, 폭스콘을 비롯해 대만 전자회사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이미 쿤산은 지난달 2일부터 도시 봉쇄에 들어갔지만 폭스콘 공장들은 직원들을 공장 시설 내에서 숙식하게 하는 '폐쇄 루프' 방식으로 운영하다가 결국 셧다운 된 것이다. 다행히 지난달 말부터 사태가 진정되고 있지만, 중국 내 애플 공급망은 더욱 압박을 받게 된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14 출시 시기를 앞당기려는 애플의 전략에 폭스콘은 적극적으로 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주문에 맞춰 중국 허난성 정저우에서 생산공장 인력 충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달 15일 정저우 공항경제구역이 봉쇄됐지만 이 구역 내 폭스콘 공장만은 정상 가동해왔다.

아이폰 양산 시기가 앞당겨지고 초기 물량의 대폭 확대는 주요 부품 공급업체의 실적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애플이 단기간에 충분한 부품 물량 확보를 위해 주요 부품 공급사에서 카메라모듈과 디스플레이 등을 더 비싼 값에 사들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LG이노텍과 삼성디스플레이가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이미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3 프로 라인업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아이폰 시리즈는 일반·프로·맥스·프로맥스 등 총 4가지 라인으로 이뤄져있으나 애플은 독점력을 낮추기 위해 납품 업체를 여러 개로 나눠 패널을 공급받는다. 이 중 유일하게 한 라인에 독점으로 패널을 공급하는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 한 곳뿐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설투자에 4조원 규모를 투입하는 등 글로벌 중소형 OLED 시장 1위 유지 의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2020년 기준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을 73.1%로 집계했다. 2위 LG디스플레이(12.3%), 3위 중국 BOE(8.7%)에 비하면 압도적 1위다.

아이폰에 카메라를 공급해온 LG이노텍은 경쟁사 등의 부진으로 애플 아이폰 카메라모듈 시장의 70%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작년 애플향 매출은 6조4366억원을 기록했다. 아이폰13 프로 라인업 후면에 탑재하는 트리플 카메라와 3D ToF(Time of Flight) 모듈 모두 LG이노텍이 공급한다.

출시 예정인 아이폰14 시리즈에도 LG이노텍 카메라 모듈이 납품될 예정인데, 특히 이번에는 전면 카메라가 납품 대상이다. 애플이 전면 카메라로 LG이노텍 제품을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이노텍은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올해 카메라모듈 관련 설비투자에 사상 최초로 1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모두 아이폰13의 흥행으로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출시 예정인 아이폰14의 주요 부품 수주를 확정할 경우, 하반기 실적은 또 한번 역대급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망고오렌지 컬러의 아이폰14 예상도. 사진=콘스탄틴 밀레닌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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