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황제 "미국 경제에 허리케인 닥칠 것…대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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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2-06-0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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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먼 JP모건 CEO "본적 없는 규모의 양적긴축"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미국 경제에 허리케인이 불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은행 등 금융기관과 투자자 모두가 폭풍우에 휩쓸리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다이먼 CEO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금융 콘퍼런스에서 “경제에 먹구름이 올 것이라고 했지만 이를 바꾸겠다. 그것은 허리케인이다”라고 말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그는 현재 (경제) 상태가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허리케인이 “경미한 것인지 아니면 초대형 폭풍인 샌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샌디는 지난 2012년 미국 동부를 강타한 슈퍼 허리케인이다.
 
특히 다이먼 CEO는 이날 자리에 모인 금융권 관계자와 투자자 모두에게 “대비하라”고 재차 강조하면서 “JP모건은 매우 보수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주 급등세에 상승기를 맞았던 뉴욕증시는 연준이 초저금리 시대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연일 휘청이고 있다. 공급망 붕괴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악화된 인플레이션에 연준이 맞서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커졌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급락세에 허우적대던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란 낙관론이 퍼지면서 지난주 반등에 성공했지만, 다이먼의 발언은 시장의 희망을 산산이 부쉈다.
 
다이먼 CEO는 “지금은 날씨가 화창하고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다”면서 “사람들은 연준이 이를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리케인이 바로 저 멀리, 길을 따라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다이먼 CEO는 연준의 양적긴축(QT)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미국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연준은 이달부터 9조 달러 가까이 불어난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이른바 QT를 시작한다. 국채 600억 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350억 달러 등 총 950억 달러를 매달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다이먼 CEO는 “우리는 이와 같은 QT를 본적이 없다”며 역사책에 나올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간 연준이 고집해 온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한 양적 완화 프로그램이 “큰 실수”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연준의 긴축 조치를 언급하며 “현재 너무 많은 유동성이 풀렸기 때문에 중앙은행으로써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이어 “투기를 멈추고 집값을 낮추기 위해 유동성을 일부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전 세계 식품 가격과 에너지 가격을 끌어 올리면서 미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다이먼은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혹은 175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다이먼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중앙은행, 상업은행, 외환거래기업 등이 미국 국채의 3대 구매자였으나, 지금은 이들 기관이 채권을 흡수할 능력이나 의욕이 없다고 우려했다.
 
그는 “최소한 큰 변동성에 대비하라”고 강조하면서, 금융기관이나 투자자들은 언제든 현금으로 쓸 수 있는 머니마켓펀드 등으로 자금을 옮기라고 했다. 특히 은행들은 부실 대출 급증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며, 최대한 보수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이먼 CEO는 “연체율이 5% 또는 10%에 달할 수 있기 때문에 연방 주택국(FHA) 융자는 피하고 있다”며 “(해당 대출 부실은) 경기침체기에 반드시 발생한다”고 말했다. FHA 융자는 연방정부가 보증하는 상품으로 집값의 3.5% 수준만 내면 대출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진입 장벽이 매우 낮다.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들이 주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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