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이상적인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전제 조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황윤빈 박사(켐토피아 에너지환경사업 관리 담당)
입력 2022-06-02 11:2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지난 2020년 정부는 지속가능한 저탄소 녹색 사회 실현을 위해 ‘2050 탄소중립 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많은 지자체와 기업들이 탄소중립 선언을 이어가며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동참하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대기업 및 중견기업은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도 및 배출권거래제 대응과 함께, 탄소중립 선언과 이를 위한 투자, 개선, ESG 경영 등 자발적으로 실천해 가며, 가시적인 효과 및 성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탄소중립을 목표로 변화를 추구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너무 많다. 탄소 중립 실천에 필요한 시설 확충 및 기술 개발 등 기업의 경제적 투자가 수반돼야 하며, 투자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돼야 한다. 탄소중립 시대의 흐름에 따라 기민하게 대응하기 힘들 뿐만 아니라, 참여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찾지 못한다는 것이 일부 현장 종사자들의 입장이다.

또 기존 기술보다 자원적인 측면이나 에너지 사용량 측면에서 친환경 기술을 보유하거나 새롭게 개발하더라도, 이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량 평가나 기후변화 회피 효과 분석 등과 같은 검증에 어려움이 있다.

 

황윤빈 환경공학 박사 [사진=켐토피아]


에너지 전환, 공정 개선, 친환경 기술 개발, 원부자재 같은 원료의 사용량 절감 등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방법이 다양하지만, 인증 및 검증이 가능한 방법은 전과정평가(LCA;Life Cycle Assessment)를 활용하는 것이다.

전과정평가는 제품이나 기술의 시작인 원료의 채취부터 제품을 제조 및 사용하고, 마지막 폐기 단계까지 소요되는 원부자재와 에너지, 발생 폐기물 등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잠재적 환경영향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도구다.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수소자동차, 전기자동차 등 모빌리티 시장에서 전과정평가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도 전과정평가를 시행함으로써 검증된 객관적 결과치를 모빌리티 산업뿐 아니라 탄소중립 시대에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또한 과거 정부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전략’ 발표에서 지속 가능한 저탄소 녹색 사회 실현을 위한 기술개발을 추진에 있어 전과정평가의 공통 플랫폼 추진개발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언급되기도 했다.

해외사례로 볼 때, EU의 경우 산업별 전과정평가 방법론에 대한 연구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맞춰 전과정평가를 이용한 기업 간의 규제와 대응, 그리고 자발적 역량 강화를 촉구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전과정평가 기법은 현재 탄소발자국, 물발자국과 같은 환경 라벨링 제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온실가스 관리와 관련된 제도들을 다룰 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다수 기업에는 환경 라벨링, 탄소중립 실천, 신뢰성 있는 환경성 평가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전과정평가 수행에 있어서 산정 원칙 중 완전성(completeness)과 정확성(accuracy)을 위해 데이터 품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서 말하는 데이터는 실제 현장 데이터로 일정 기간(1년 이상)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러한 이유로 전과정평과 수행은 데이터 수집에서부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문제로 목록분석 단계에서는 투입되는 원료에 대한 국내 탄소 배출량 선정에 필요한 데이터베이스(이하 LCI DB: Life Cycle Inventory Database)가 적절하지 않아 국외 DB를 이용해 분석하게 되고, 최종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과대·과소평가 되어 신뢰도와 적합성 문제까지 이어진다.

전과정평가 해석 방법은 기후변화 회피 효과, 원 단위별 온실가스 감축 효과 분석, 에너지·자원 효율성 분석 등 다양하다. 따라서 업종별, 제품별, 기술별로 일관된 해석과 이를 도울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우선시 돼야 한다.
 

탄소중립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2월 환경부에서 환경성적 방법과 LCI DB 개발 추진 계획을 발표했으나, 모든 기업이 이에 따라 수행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 특히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실천과 평가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완성도 높은 탄소중립 실현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산업 분야별 전과정평가 방법론에 대한 가이드라인 개발이 필요하고, 산업별 세부 방법론과 전과정평가 수행 결과로 얻어진 환경영향평가 결과를 객관적으로 해석, 인증 및 검증까지 가능한 전과정평가 관련 공통 플랫폼이 개발돼야 한다.

일관되고 합리적인 전과정평가 방법론 개발과 관련 플랫폼의 확대는 지속가능 경영 전략의 발판이 될 것이며, 합리적인 온실가스 관리체계와 전과정평가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모든 기업의 탄소중립 실현이 가속할 것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