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5개월 연속 줄었는데 전세대출만 2.8조 증가…"8월부터 급증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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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2-06-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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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전월세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5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전세대출만 나 홀로 급증하고 있다. 오는 8월 임대차 3법 시행 2년을 앞두고 계약갱신청구권 만료 시점이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8월을 기점으로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 전세대출 역시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01조615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1조3300억원가량 줄었다.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올해 1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약 8조원 감소했다. 반면 5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2조7613억원 늘어난 132조458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대출은 전월 대비 5851억원 늘면서 2월 이후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 지표가 하락세인 가운데 전세대출만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5월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6조67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200억원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부동산시장 침체와 대출이자 상승 때문이다. 5월 말 신용대출 잔액도 131조79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600억원 줄었다.

은행권은 전세대출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8월이 임대차법 시행 2년 차여서 계약갱신청구권이 만료된 갱신 물건은 전월세상한제(임대료 인상 폭 5% 제한)를 적용받지 않아 전셋값이 주변 시세만큼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입자들은 부족한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거나 대출로 채울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에 전세대출 증가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가까스로 잠재워 둔 가계대출을 급등시키는 주 원인이 전세대출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전세대란 조짐은 감지되고 있다. KB국민은행 주간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2%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05% 상승률을 기록했다. 울산(0.13%), 광주(0.03%), 부산·대전(0.01%) 등 지방 도시도 혼조세다. 지난달 서울 전셋값전망지수는 100.7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113.4) 이후 처음으로 기준점(100)을 넘어섰다. 전셋값이 상승한다고 보는 응답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월세로 전환하지 않는 이상 전세를 재연장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오른 전셋값을 대출로 채워야 하므로 전세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관 KB국민은행 재무최고책임자(CFO·전무)도 "대출금리가 상승하고 부동산시장에 거래가 위축되면서 전반적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감소했지만 8월 들어 전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주택에 만기가 돌아오면서 실수요 증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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