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 1주일] 소주 이어 맥주도 품귀 사태...식음료업계, 피해 확산될라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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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라다 기자
입력 2022-06-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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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을 하루 앞둔 지난 6월 6일 오후 이미 파업이 진행 중인 경기도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 화물차들이 주차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물연대 총파업이 1주일째를 맞은 가운데 유통업계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공급에 차질이 생긴 품목도 소주를 넘어서 맥주, 생수까지 확대되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편의점 본사와 도소매상들은 직접 생산공장으로 달려가 제품 수송 작전을 펴고 있다. 식음료업계는 파업이 1주일째 이어지자 갈수록 피해가 더욱 커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해외 수출까지 공급 차질 우려..."손해 커질라" 주류업계 '발동동'

주류 대란은 소주에 이어 맥주로 번지는 모습이다. 화물연대가 지난 7일 총파업을 선언한 지 1주일째에 접어들자 맥주 공급량 부족으로 품귀 사태가 빚어진 것이다. 맥주 공급난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서이천센터에서 오비맥주 '카스 500㎖ 캔' 제품에 한해 물량 부족에 따른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지난 주말 이천지역 물류센터에 카스 맥주 물량 부족으로 결품 현상이 발생했다"며 "다만 전국적인 발주 제한은 없었고, 지금은 물량을 확보해 전국 점포에서 발주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 업체인 CU와 GS25, 미니스톱은 카스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도 공급 이슈가 발생하자 긴장하고 있다. 이는 오비맥주의 출하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오비맥주의 맥주 제품 출고량은 평소의 5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오비맥주는 이천·청주·광주공장 3곳에서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소주는 총파업 이전부터 출하 문제가 불거진 품목이다. 하이트진로의 지난 12일까지 소주 제품 누적 출고율은 평소의 60%에 그친다. 총파업 직전인 지난 1~6일까지 소주 출고율은 38%까지 떨어졌다가 지난 9일 다른 화물운송 위탁사와 물류 계약을 맺어 출고량을 두 배가량 끌어올렸다. 그런데도 여전히 시중에는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해외 수출에도 타격을 받고 있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기존 수출계획 물량의 80% 정도만 소화하고 있다. 참이슬과 진로 등 수출용 소주는 화물연대 파업 영향을 받지 않는 마산공장에서 주로 생산하면서 출고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 그러나 부산항으로 보낼 컨테이너를 수배하지 못하면서 수출 물량 공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오비맥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오비맥주 이천·청주공장은 '카스'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수입맥주는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는데 오비맥주 전체 맥주 출하량은 평소의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지금 화물연대 파업으로 이천·청주·광주공장 3곳 출하량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광주공장에서 나가는 출하량이 평소 수준에 비해 떨어진다. 국내 공급은 물론 수출 물량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생수도 공급에 문제가 생겼다. 뱃길로 운송해야 하는 제주삼다수는 아예 제주도를 떠나지 못하면서 지난 주말 사이 전남 지역의 제품 공급이 중단됐다. 봉쇄가 풀린 이후에도 파업으로 운송로가 막히자 삼다수 공급 물량은 평소 대비 30~40% 수준으로 감소했다. 

식음료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날 정부와 화물연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 시장은 여름이 성수기다. 파업이 더 장기화되면 성수기를 놓칠 수 있어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임시 운송차량을 구하는데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어느 정도 규모인지 정확하게 파악되진 않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손실액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이트진로 공장을 찾은 도매상 차량. [사진=연합뉴스] 


◆"물량 확보하라" 편의점·대형마트 '수송 작전' 진풍경 연출도

편의점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파업 전 확보한 재고로 버텨왔지만 파업이 길어지면서 이마저도 바닥을 보이면서다. 편의점 업체 중 유일하게 발주 중단을 하지 않았던 GS25도 지난 10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오리지널(360㎖ 병)' 소주 1종류에 한해 발주를 제한했다. 

이에 앞서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CU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점포당 참이슬과 진로 제품에 대해 발주 제한을 걸어둔 상태다. 

각 사는 이처럼 발주 제한에도 소주 재고가 부족해지자 직접 대체 화물차량을 동원해 소주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편의점 업체들은 운송차량을 직접 하이트진로 생산공장에 보내 참이슬과 진로 등 소주 제품을 실어나르고 있다. 지난 주말 한때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출입구에 편의점 로고가 찍힌 화물트럭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대형마트도 소주 제품의 재고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소주 제품 수요가 많은 수도권 점포의 판매량 확보를 위해 도매상 차량을 동원해 직접 제품 수급에 나서고 있다. 오비맥주 제품 수급과 관련해선 수도권보다 지방 점포 물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방의 경우 도매상의 이송차량 확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롯데마트 측은 지방 점포별 재고 상황을 공유하며 제품 판매에 문제가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도 소주 공급 차질에 문제가 없도록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점포별로 차이는 있지만 소주 등 주류 제품의 경우 6~7일치 판매량 정도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요 품목 위주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하거나 문제 발생 시 용차 수급 등을 통해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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