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 공 들이는 유통업계…핵심은 '체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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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입력 2022-06-1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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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야외활동이 시작되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객들에게 색다른 경험과 볼거리를 제공해 소비자 발걸음을 잡기 위해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스토리텔링 체험형 매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백화점업계는 '대형화', '고급화' 전략에 무게를 뒀다. 롯데쇼핑은 백화점·아웃렛·슈퍼·할인점 등 주요 사업에 2026년까지 총 8조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올해 백화점 사업에만 5467억원을 투자해 전면 재단장에 나선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한 본점 전관 리뉴얼 작업을 마무리하고 잠실점·강남점도 차례로 리뉴얼을 진행한다. 리뉴얼하는 매장은 '오프라인 경쟁력'에 강점을 두고 명품 등 럭셔리 MD(상품기획)로 채울 예정이다. 

신세계도 오프라인 사업에 향후 5년 간 1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3조9000억원이 백화점 사업에 쓰인다. 대규모 점포를 신설하고 기존 점포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기 위한 비용이다. 

대형마트들도 매장 리뉴얼에 적극적이다. 이마트는 2020년 9곳, 지난해 19곳을 리뉴얼한 데 이어 올해는 총 10개점의 리뉴얼에 나선다. 리뉴얼의 핵심 키워드는 ‘고객 관점에서의 재탄생’이다. 기존 점포의 전면적 혁신과 공간 재구성으로 고객 지향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이 방문하고 싶고 오래 체류하고 싶은 매장으로 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향후 5년간 제타플렉스 등 매장 리뉴얼에 1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점포 리뉴얼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인천 간석점, 청라점, 송도점 등 7개 매장을 '메가푸드마켓'으로 새단장했으며, 하반기에 9개점을 추가 오픈할 예정이다.  
 

이마트 경기광주점 리뉴얼 매장 모습[사진 = 이마트]

 
체험형 매장으로 재단장…매출도 '쑥쑥'

이처럼 유통업계가 점포 리뉴얼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는 고객 관점의 리뉴얼을 통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실제 리뉴얼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월계점이 대표적이다. 이마트가 리뉴얼 오픈 2년차를 맞은 월계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해 4월 매출이 리뉴얼 전인 2020년 4월 대비 114% 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40세대 젊은 연령층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월계점의 세대별 방문 고객 비중을 조사한 결과 리뉴얼 전인 2020년 4월 대비 올해 4월 30대 고객은 50.6%, 40대 고객은 49.8%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고객 역시 35%가량 증가했다.

이외에 지금까지 리뉴얼을 진행한 28곳의 점포 모두 리뉴얼 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별내점은 리뉴얼 전에 비해 매출이 94.8% 신장하기도 했다.

이에 힘입어 이마트는 지난달 올해 4번째 리뉴얼 점포인 경기광주점을 오픈했다. 경기광주점은 MZ세대부터 고연령층까지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일렉트로 마트, 토이킹덤, 앳홈 등 이마트의 노하우가 집약된 생활 필수품 전문점을 입점시켰다. 신선매장은 고객이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스토리텔링 체험형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또 통합 주류 매장인 와인 앤 리큐르(Wine&Liquor), 베이커리 등 다양한 식품 전문관까지 선보인다. 

롯데마트도 리뉴얼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롯데마트 잠실점을 미래형 매장인 '제타플렉스'로 리뉴얼 오픈했다. 1층 면적의 70%에 달하는 와인 전문매장인 '보틀벙커'가 자리잡고 있으며 옥상 풋살경기장도 문을 열었다. 

제타플렉스는 리뉴얼 오픈 이후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성장하는 등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창원, 목포 등에 창고형 할인점으로 리뉴얼을 단행한 '맥스' 매장도 전년 대비 평균 70%가 넘는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핵심 경쟁력인 '고객 경험'을 재설계하고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앞세워 유의미한 성과를 이뤄 나가고 있다"면서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은 온라인 쇼핑몰의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채널로 자리잡을 것이다"고 말했다. 
 

자라가 잠실 롯데월드몰점을 서울 최대 규모 체험형 매장으로 리뉴얼 확장 오픈했다.[사진 = 자라]

 
'다시 오프라인으로'…패션·뷰티업계도 ‘체험형 매장’으로 승부

지난 2년간 코로나19 여파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패션·뷰티업계도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에 다시 힘주는 이유는 온라인에서 어려운 피팅, 시향 등 고객이 직접 체험 가능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패스트 패션의 대표 주자인 ‘자라(ZARA)’는 주요 도시의 소규모 매장을 폐쇄하고, 초대형 ‘체험형 매장’으로 확장 전환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새롭게 문을 연 자라 매장은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아동복 섹션에는 아동용 피팅룸과 체험형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를 마련해 볼거리를 강조했다. 자라는 이번 잠실점 오픈을 시작으로 한국 내에서 새로운 오프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아모레 팩토리'를 오픈하며 체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아모레 팩토리는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요소 등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향한 아모레퍼시픽의 제품 생산 철학과 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총 3개 층으로 구성됐다.

경영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고 온라인 사업에 힘을 쏟던 신세계의 뷰티 편집숍 '시코르'도 플래그십 스토어를 재단장하며 오프라인에 힘을 주고 있다. 

강남역에 새롭게 선보인 시코르 플래그십 스토어는 5년 만에 리뉴얼 오픈했다. 3개 층으로 이뤄진 321평의 매장은 층마다 퍼스널 컬러 진단과 네일 케어 서비스, 럭셔리 니치 향수 존, 화장품 아울렛 코너 등을 마련해 MZ세대 고객 취향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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