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STOP?] 여의도·강남 '신통기획' 재건축 온도차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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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
입력 2022-06-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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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전 끝에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단지에 선정된 여의도 삼부아파트 [사진=신동근 기자, sdk6425@ajunews.com]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인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추진과 관련해서 지역별로 온도 차가 뚜렷하다. 신통기획 추진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사업속도'라는 장점과 '공공개입'이라는 단점을 두고 조합들이 계산기를 두드리는 모양새다.
 
재도전 거쳐 신통기획 편입한 여의도 삼부아파트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삼부아파트는 재도전 끝에 신속통합기획 사업지로 선정됐다. 삼부아파트는 지난해 신통기획을 신청했으나 사업지로 선정되지 못하고 보류지로 남았다. 삼부아파트는 보류 단지로는 처음으로 서울시 재검토를 거쳐 다시 선정됐다.
 
앞서 서울시는 삼부아파트(866가구)와 목화아파트(312가구)를 아파트를 통합재건축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당시 서울시는 삼부아파트와 목화아파트 통합 재건축 인센티브로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층수·용적률 완화, 상가 등 비주거시설 완화, 한강 변 첫 주동 15층 제한 해제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한강 변에 위치한 목화아파트가 한강 조망권을 이류로 통합재건축을 강력히 반대하며 단독 재건축을 추진했고 사업은 더 진행되지 않았다. 이에 삼부아파트도 목화아파트와 관계없이 단독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겠다며 지난해 서울시에 신통기획 신청서를 냈다.
 
김경희 삼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현재도 단독과 통합 재건축 모두를 준비하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며 "주민의 이득이 커지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여의도는 주거지와 상업지가 섞여 있어, 용도지역의 종상향과 기부채납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며 "3종 주거지역으로 지정된 강남과 달리 여의도는 서울시와 합의해야 할 사항이 더 많아 신통기획이 유리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삼부아파트는 상업지와 주거지가 섞여 있는 상황이다. 삼부아파트 근처 공인중개업자는 "삼부아파트는 면적이 넓고, 가구 수도 꽤 많아 단독으로 재건축이 가능한 곳"이라면서도 "삼부아파트는 상업지구에 속한 1·2·3·5동과 주거지 동이 용적률 기여 부분에서 갈등이 있어 사업이 느렸었다"고 전했다.
 
삼부아파트가 신통기획에 참여한 상황에서 여의도 재건축 시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현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으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시범아파트는 1971년 준공된 1584가구의 대단지로 여의도에 처음 들어선 아파트로 신통기획을 통해 최고 60층까지 아파트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1975년 준공된 한양아파트도 최고 50층까지 재건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별로 효과 없을 거 같은데"신반포4차 등 강남 지역 일부서 신통기획 주춤
 
신통기획은 정비사업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정비계획안 수립을 지원해 통과 가능성을 높이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사업 기간을 줄여 주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제도다. 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기까지 5년 이상 소요되지만, 신통기획으로 2년 정도로 절반 이상 단축할 수 있다.
 
또한 시에서 신통기획 참여 단지를 대상으로 건축·교통·환경영향평가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통합심의 도입을 추진하는 등 제도개선 움직임도 있다.
 
지난해 진행된 1차 재개발 후보지 공모에는 24개 자치구에서 102곳이 신청하며 흥행했다. 또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비롯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등 강남 주요 입지에 위치한 단지들이 대거 신청하며 재건축 사업에도 훈풍이 불었다. 그러나 강남 일부지역에서는 임대주택·소형면적주택 비중 증가에 대한 우려와 사업효과 등을 저울질하는 단지가 나오고 있다.

최근 신반포4차아파트 재건축 조합이 진행한 조합원 설문 조사에서 조합원 86%가 신통기획 대신 조합 자체 사업으로 재건축을 진행하자는 의견을 내며 최종적으로 사업 추진이 취소됐다. 설문 조사에는 전체 조합원(1380명)의 절반이 넘는 707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지난 4월 말 진행된 조합 대의원 회의에서도 80%의 동의율로 신통기획 포기 안건이 통과됐다. 시는 해당 단지의 경우 정비사업 절차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점을 감안해 신통기획 참여를 취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반포4차아파트는 이미 정비계획안이 수립돼 주민공람공고를 완료한 곳으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앞둔 상황에서 신통기획의 기간단축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강남 재건축 단지의 대명사로 꼽히는 은마아파트 또한 이런 이유로 신통기획 신청이 거절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서울시의 임대주택 비중 증가 요청 등으로 인해 신통기획을 철회했다고 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신통기획을 신청한다고 해서 임대주택 비중이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니며, 법에서 정해진 한도 내에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신반포2차아파트에서는 소형 주택 가구 수를 늘리라는 서울시 요구를 받고 반발이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반포2차아파트는 신통기획 추진 신청서를 낼 당시 공급 가구를 기존 가구 수 대비 1.17배 증가하도록 계획을 세웠고 시는 이를 보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조합은 계획서에서 소형 가구 수를 더 배정해 공급 가구 수를 약 1.3배로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단지에서 일부 반발은 있지만, 조합과 구청에서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최근 다시 한번 표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비업계는 앞으로도 신통기획 참여 조합과 서울시 간 협의가 지지부진한 곳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본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용적률이 똑같더라도 면적대가 작아지고, 가구 수가 늘면 주거환경 고급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이 있다"며 "강남지역 사람들은 주거환경에 특히 예민하기 때문에 반발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지역은 오래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굳이 신통기획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곳들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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