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경고등?] 올 들어 급증하는 수도권 미분양...과거 부동산시장 휘청인 위험 수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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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2-06-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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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사진=연합뉴스]

전국 부동산시장의 짙은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거래 침체 등 거시경제 악화와 수요자의 고분양가 인식 확산으로 미분양 규모도 당분간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곤 있지만, 아직은 위험 수준이 아닌 시장 정상화 수순으로 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나온다.  

◆올 들어 서울·수도권도 미분양 두 배 확대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주택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1.7%(49가구) 증가한 2970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1월 1325가구에서 5개월 새 두 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서울 신규 분양시장도 경고등이 켜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서울의 미분양 주택은 47가구에서 360가구로 6.6배 늘었다. 전월인 3월(180가구)과 비교해도 두 배나 증가한 수치다. 자치구별로는 전체의 절반이 넘는 195가구가 강북구에서 나왔으며, 이어 동대문구(95가구), 강동구(36가구), 구로구(29가구) 순으로 많았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1월 1030가구에서 4월 2146가구로 108%나 증가했다. 지난해(1390가구)와 올해 4월 미분양 물량을 비교했을 때도 54.4%가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는 안성시가 1045가구를 기록해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5만 가구까진 '시장 정상화' 과정... 10만 가구 넘어서면 '위험' 신호

이처럼 심화하고 있는 최근의 분양시장에 대해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앞서 과열된 시장 분위기가 정상화하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수치상으로는 전국의 미분양 총량을 따져봤을 때 과거 위험 수준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윤 연구원은 "작년과 재작년 당시 과열했던 분위기가 꺾이면서 '묻지 마' 청약 열풍이 끝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정상적인 시장에서 일정 부분의 재고가 발생하듯이 건설·분양시장에도 일정 수준의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크게 잡아 2만5000여 가구 수준인데, 5만 가구 이하까지는 정상 범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는 미분양 위험 수준은 10만 가구를 넘어서야 한다고도 부연했다.
 

1993년 이래 전국 미분양 주택 추이 [자료=국토교통부·통계청]

실제 국내 미분양 주택 수가 위험 수준으로 지목된 10만 가구 이상이었던 기간은 과거 경제위기 시기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지자체의 미분양 주택 통계 보고를 총집계한 '미분양주택현황보고'에 따르면,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93년 이래 10만 가구 수준의 미분양이 발생했던 시기는 IMF(국제통화기금) 사태가 발생했던 1997년 전후와 국제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 전후였다. 

1993년 7만7488가구 수준이었던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이듬해 10만5586가구로 뛴 후 1995년에는 15만2313가구까지 급증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 9%대의 경제 활황이었지만, 국제적으론 멕시코의 페소 위기 등 신흥국의 금융 위기 사태가 발생하며 IMF 사태의 전조를 보였던 시기다. 10만 가구 수준의 미분양 상황은 1998년(10만2701가구)까지 유지하다 IMF 구제금융 상환이 본격화한 1999년과 2000년에는 각각 7만872가구, 5만8550가구로 안정세를 보였다. 특히 정부가 IMF의 구제금융을 모두 상환한 전후인 2001~2003년 당시 전국의 미분양 주택(각각 3만1512가구, 2만4923가구, 3만8261가구)은 2만~3만 가구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후 분양과 부동산시장이 위기를 맞았던 시기는 국제 금융위기(2007~2008년) 당시다. 미국의 부동산 금융시장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리먼 브러더스 사태)가 본격화했던 만큼 국내 건설·부동산시장의 상처도 깊었다. 2006년 7만3772가구 수준이었던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2007년 11만2254가구로 급증했다. 국제 금융위기 사태가 한창이었던 2008년 당시에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인 16만5599가구까지 치솟았고, 이 여파는 2009년(12만3297가구)까지 이어졌다. 

이후 국제 금융위기 사태가 수습되면서 전국의 미분양 주택 규모도 2014년 4만379가구까지 안정됐다. 이는 앞서 전 정부의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던 2019년의 4만7797가구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집값이 본격적으로 오르며 부동산시장이 과열했던 2020년 당시의 미분양 주택은 1만9005가구까지 줄며 통계 작성 이래 최소치를 기록했다. 

이를 감안했을 때 최근의 2만5000가구 내외 수준의 미분양 주택은 여전히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 외 기간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대체로 5만~7만 가구 수준을 오갔다. 

이에 대해 윤지해 연구원은 "부동산시장이 정상화 중이라는 전제 아래에서 현재의 미분양 주택 규모는 여전히 우상향할 여지가 남아있다"면서 "과거 미분양 가구가 4만~5만 가구 수준이었을 때도 전국의 부동산시장은 하락 전환하지 않았기에 5만 가구까지는 정상 범위로 해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내년 초까진 우상향...'高금리·高분양가 민감' 탓

통계적으로뿐 아니라 최근의 시장 환경 역시 당분간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 실장은 "추세적으로 당분간 계속 우상향할 것"이라면서 "확실히 지난해보다 청약 경쟁률이 낮아지고 미분양 사례는 늘어나는 등 분양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지표가 미분양 증가 추세를 가리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함 실장은 지난해까지 2만 가구 이하 수준을 유지했던 전국의 미분양 주택이 올해 상반기도 채 지나기 전에 벌써 3만 가구를 바라보고 있는 상황의 원인을 거시경제 악화로 수요자의 부담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와 정부의 여신 규제 등 금융 문제가 발생한 데다 부동산시장의 고가 피로감도 상당히 높아져서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상황"이라면서 "향후 건자재 가격 상승세와 분양가 상한제 개편으로 분양가가 더 높아진다면 아무래도 수요자들의 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올해 들어 서울 분양시장에서 1·2순위 미달 사례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이 강북구라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북구는 현재 서울에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비교적 높은 수준의 분양가 책정이 가능해지면서 자연스레 신규 분양 아파트와 기존의 구축 아파트 사이의 시세 차익이 작아져 다른 지역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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