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드모집인] 8000명 지지선도 위태…1년 반 새 1200명 증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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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6-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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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 상반기에도 카드모집인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19년 당시만 해도 1만1000명을 넘었지만, 이제는 8000명 선도 아슬한 수준에 놓였다. 여기엔 카드사들이 미래 경영 악화에 대비해 선제적 비용 절감에 나선 영향이 컸다. 이외에 혜택이 큰 이른바 ‘혜자카드’에 대한 정리와 고정비용 절감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카드모집인 '8000명 지지선' 무너지나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7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의 총합산 모집인 수는 5월 말 기준으로 8038명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말 9217명에서 불과 1년 반 새 무려 1200명 가까이 증발한 셈이다. 작년 말보다도 100명 이상 줄었다.
 
올 상반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대면 활동에 다시 물꼬가 트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부정적인 흐름이다. 이대로라면 1~2개월 내에 8000명 지지선도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원인은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에 나선 탓이다. 현재 추진 중인 전 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은 최대한 줄여가고 있다.
 
실제로 작년 하반기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내려가며 대출 사업 수익성이 나빠졌고, 가맹점수수료도 또 한 번 내려가면서 신용판매 사업 역시 벼랑 끝에 몰렸다. 올해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카드장기대출(카드론)이 포함된 것과 금리 인상으로 카드사의 상품 원가인 카드채 금리가 급등한 것도 부정 요인이다.
 
카드채 금리는 빠르게 오르며 1분기 일부 카드사의 이자비용률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2분기부터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 이슈리포트는 “올 1분기 카드사 이자비용이 55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5.6% 늘었다”며 “이자비용률은 차입부채 평잔 대비로 0.02%포인트 하락했고, 총 자산평잔 대비로는 0.03%포인트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규제에 가로막혀 좋지 못한 상황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들이 꾸준히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것도 악재 중 하나다.
 
카드 발급 과정의 ‘비대면화’도 전체 모집인 수를 끌어내렸다. 지난 2016년 7.7%에 불과했던 7개 전업 카드사의 온라인 신규 발급 비중은 작년 상반기 42.6%까지 급증했다. 업계에서는 이 수치가 늦어도 올 상반기 이내로는 50%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모집인들은) 회원을 한 명 늘릴 때마다 통상 15만~20만원 수준의 발급 수당을 받는데, 카드사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비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코로나 이후 자연스럽게 비대면 중심의 거래 추세가 형성된 만큼, 모집인 의존 비중을 점점 줄여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혜자카드’에 대한 정리 작업도 병행 중이다. 작년에만 신용카드 143개와 체크카드 49개 상품이 각각 단종됐다. 올 상반기에도 KB국민카드 ‘로블(ROVL)‘, 현대카드 ’디지털러버‘ ’카멜레온‘, 롯데카드 ’롯데 하이패스‘, 신한카드 ’O2O’ 등 고혜택 카드가 줄줄이 자취를 감췄다.
 
판관비 증가 폭도 최소 수준에 그쳐
올 1분기 판관비(판매 및 관리비) 역시 최소 수준에서 늘어났다. 일부 카드사의 경우, 오히려 줄어들기도 했다. 판관비는 대표적인 고정비용으로 꼽힌다.
 
BC카드를 포함한 8개 카드사의 1분기 합산 판관비는 총 9285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동기(8574억원) 대비 8.3% 증가한 수준이다. 1분기에 롯데카드를 비롯해 우리카드, 삼성카드 등의 당기순이익이 각각 81%, 19%, 16%씩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최저 수준으로 평가된다.
 
신한카드의 경우, 1분기 판관비가 1689억원으로 작년(1717억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삼성카드 역시 1861억원에서 1873억원으로 소폭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외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는 1834억원, 136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하위 카드사는 상대적으로 증가 폭이 컸다. 기본적인 판관비 규모가 작은 점이 영향을 미쳤다. 하나카드의 경우, 작년 1분기 481억원에서 올 1분기 694억원으로 늘었고, 우리카드도 509억원서 622억원으로 증가했다. 롯데카드와 BC카드 역시 671억원, 433억원에서 706억원, 505억원으로 각각 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효자 노릇을 했던 카드론(대출) 취급 실적이 올 1분기부터 크게 줄어들면서, 각 사별로 긴축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며 경쟁 구도가 복잡해지고 있어, 일단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최대한 줄이고 보자’라는 기조가 강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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