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리포트] 반도체 초격차 현실화한 애플...물량 부족이 발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강일용 기자
입력 2022-06-21 00:0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PC 성능 넘어선 차세대 SoC 'M2' 공개...단일코어 성능 업계 최고 수준

  • 그래픽 성능은 보급형 외장 GPU 절반 수준...'원칩' 한계 지적도

  • 차세대 메모리 'LPDDR5'도 적용...공급 부족에 올 하반기부터 물량 풀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WWDC 22 행사에서 M2를 포함한 신제품을 발표했다. [사진=EPA·연합뉴스]

애플이 6월 초 세계개발자콘프런스(WWDC) 22 행사에서 자체 설계한 2세대 애플 실리콘 SoC(단일 칩 시스템) 'M2'를 공개하며 반도체 초격차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애플은 M2와 올해 하반기 공개할 전망인 아이폰용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A16'을 통해 인텔, AMD, 퀄컴, 삼성전자 등 시스템 반도체 업계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고 지속해서 성능 1위 마케팅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PC 성능 넘어선 모바일 반도체···'프로·맥스' 후속 모델도 계획

20일 미국 IT 매체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애플 M2의 단일 코어 성능은 긱벤치5 기준 1919점으로, 전작인 'M1(1746점)'은 물론 최신 PC용 프로세서인 '인텔 코어i7-12800H(1767점)'와 'AMD 라이젠7 5800H(1473점)'보다 크게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M2가 모바일을 넘어 PC와 성능 경쟁에서도 앞서고 있다는 증거다. 아이패드, 맥북 등 애플의 모바일 컴퓨터에 맞게 제작된 M2는 전작인 M1보다 25%(40억개) 늘어난 20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함으로써 CPU(중앙처리장치) 성능은 18%, GPU(그래픽처리장치) 성능은 35%, NPU(AI 반도체·뉴럴엔진) 성능은 40% 증가한 것이 특징이다.
 

애플 M2 [사진=애플]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 N5(5㎚) 공정에서 생산되는 M1과 달리 M2는 아이폰13에 탑재된 A15와 마찬가지로 TSMC NP5(2세대 5㎚) 공정에서 양산된다. NP5는 N5보다 더 높은 성능과 낮은 발열이 특징이지만, 트랜지스터 집적도(밀도)를 향상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애플은 M2 성능 향상을 위해 늘어난 트랜지스터 수만큼 제품의 다이 사이즈(반도체 칩셋 크기)도 키워야 했다.

따라서 업계에선 애플이 모든 모바일 기기에 M2를 탑재하지는 않고 아이패드 프로나 맥 이상인 제품군에만 채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분간 M1과 M2를 탑재한 제품이 시장에서 공존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IT 매체 애넌드텍 분석에 따르면 M2는 고성능 코어 4개와 저전력 코어 4개로 구성된 8코어 CPU를 탑재하고 있다. CPU는 애플이 지난해 A15에서 처음 도입한 애벌랜치(고성능)·블리자드(저전력) 아키텍처의 확장 버전을 적용했다. 

같은 아키텍처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M1 성능을 전작보다 개선할 수 있었던 비결로는 저전력 코어 성능을 A15 대비 28% 향상한 것이 꼽힌다. 이를 토대로 M1은 특히 적은 전력을 소모할 때 경쟁사 CPU보다 크게 우수한 성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이 '전력 대 성능비'라는 독자적인 개념으로 M2 성능을 강조한 배경이다.

싱글코어와 달리 멀티코어 성능은 더 많은 코어를 탑재한 전작이나 경쟁사 제품보다 떨어진다. M2 멀티코어 점수는 8928점인 반면 M1보다 고성능 코어 수를 늘린 M1 프로는 9547점, 인텔 코어i7-12800H는 1만1390점을 기록해 포토숍, 파이널컷, 옥테인X 등 여러 개 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전문가 앱을 실행할 때는 경쟁 제품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줄 전망이다.

다만 이러한 성능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 애플이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M2를 기반으로 고성능 코어 수를 늘린 'M2 프로(가칭)'나 'M2 맥스(가칭)'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휴대성에 초점을 맞추는 제품은 M2, 성능에 초점을 맞추는 제품은 M2 프로, M2 맥스 등을 탑재하는 투 트랙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아주경제DB]

◆"전력 소모 의식"···기대 이하 GPU 성능

GPU 성능은 애플 측 발표와 달리 실망스럽다는 평이 주류다. M2는 M1보다 2개 코어가 증가한 10코어 GPU를 탑재했다. 엔비디아, AMD 등 시중의 GPU 아키텍처 대신 애플이 자체 설계한 GPU 아키텍처를 활용했다. 

애넌드텍에 따르면 M2의 GPU 성능은 3.6테라플롭스로 M1보다 1테라플롭스가량 우수하다. 12와트(W) 전력을 소모할 때를 기준으로 M2는 M1보다 25% 더 빠른 GPU 처리 능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시중의 보급형 외장 GPU와 비교해도 M2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엔비디아 RTX 3050(9테라플롭스)과 AMD RX6600(8.9테라플롭스)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최신 3D 게임을 실행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업계에선 애플이 태블릿PC인 아이패드와 노트북인 맥북에는 M2만 탑재해도 데스크톱인 아이맥과 워크스테이션인 맥 프로에는 외장 GPU를 함께 탑재하는 형태로 부족한 성능을 만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M2가 CPU, GPU, 메모리 등이 통합된 SoC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사보다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일례로 CPU와 GPU가 통합된 'AMD 라이젠7 6800U'는 3.4테라플롭스의 GPU 성능으로 M2와 큰 차이가 없다. 65W라는 최대 전력 범위 내에서 효과적인 성능을 내기 위해 애플이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GPU 성능 강화는 후순위로 미뤘다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대신 M2는 동영상 인코딩(후처리)·디코딩(재생) 성능 강화에 많은 공을 들였다. 최대 4K 비디오 재생 능력을 보유한 전작과 달리 M2는 8K 재생 능력을 갖췄다. 애플의 전문가 동영상 코덱인 'ProRes'에 대한 지원도 강화했다. 다만 경쟁사인 구글, 넷플릭스, 아마존 주도로 운영 중인 차세대 동영상 코덱 'AV1'에 대한 하드웨어 차원의 지원은 하지 않는다. AV1 영상은 순수하게 제품 성능과 소프트웨어만으로 제작해야 한다.
 

M1(왼쪽)과 M2 칩셋 크기 비교 [사진=애플]

◆차세대 메모리로 병목현상 없애···공급 부족으로 하반기 물량 풀릴 듯

애플이 M2에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AI 반도체 성능 강화다. M2의 AI 반도체 성능은 A15와 동일하다. 16코어로 구성되어 있으며 초당 15조8000억회 연산 능력을 갖췄다. 전작보다 40% 향상된 것이며, 모바일 AI 반도체 중에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M2에 통합된 메모리는 LPDDR4x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발한 차세대 모바일 메모리인 LPDDR5로 교체됐다. 이와 함께 메모리 대역폭도 초당 100GB 전송으로 전작보다 50% 향상됐다. 이는 SoC의 고질적인 약점인 통합 메모리 활용에 따른 CPU와 GPU 간 병목현상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탑재되는 LPDDR5 메모리는 모델에 따라 8GB, 16GB, 24GB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입출력장치는 전작과 큰 차이가 없다. 애플은 WWDC 22에서 선더볼트4 규격이 나왔음에도 선더볼트3에 머무르고 있는 점과 워크스테이션 제작을 위한 차세대 PCI 규격 적용 여부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았다. M2를 기반으로 한 워크스테이션 SoC가 추후 발표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한편 애플은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M2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M2가 적용된 신형 맥북에어가 공급 부족으로 인해 미국 등 일부 지역에만 먼저 출시되는 것이 그 방증이다. 올해 3월 발표된 맥 스튜디오(M1 맥스 탑재) 물량이 시중에 풀리기까지 3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M2를 만나보려면 올 하반기는 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